43 짠물과 단물이 뒤섞인 가이사랴 2
가이사랴 항구에서 조금 북상하여 올라가면 해변을 따라 끝이 안보이도록 지어 진 수로가 있다. 그 옛날, 로마가 이 지역을 관할하며 번영을 구가하던 시절에는 헬몬산에서 부터 이곳까지 물을 대어 주노라 마를 틈이 없었겠지만 지금은 말라 부서진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수로. 그 길이와 위용을 보니 입이 떡 벌어진다.
어떻게 그 옛날에 이렇게 대단한 수로를 단지 경사만을 이용하여 그 먼 곳에서부터 여기까지 물을 보내오게 할 수가 있었을까?
이 물을 마시면서 삶을 영위하였고, 이 물을 이용하여 향락을 누려 목욕문화를 발전시키다 보니 결국은 제국의 멸망에로 이르게 한 수로.
그 대단한 위용에 놀라면서도, 한족으로 느껴지는 아이러니!
바로 그 수로 옆에 그득히 찰랑대는 바닷물을 보면서도 먹을 수 있는 물을 위해 이렇게 큰 공사를 하여야 하는 우리의 육신의 한계가 새삼스럽다.
물은 물이로되 먹을 수 있는 물과, 먹을 수 없는 물이 있음을 보면서
신은 신이로되 믿을 수 있는 신과 믿을 수 없는 신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래,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신이 믿을 수 있는 신보다는 엄첨 많다는 걸 이야기 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 믿을 수 있는 신을 믿기 위해서는 이렇게 힘들여 수로를 건설해야 하듯이 쉬임없는 노력 또한 지극하여야 하리라.
그 당시라고 왜 유혹이 없었겠는가!
"그냥 바닷물을 마시고 말지 뭐 하러 이렇게 힘 드려 수로를 건설하는가?"라고.
마치 요즈음 제 교회들에서 "거저 쉽게 편하게 믿고 말지 왜 그렇게 힘 드려 극성을 떨며 믿어야 하느냐? 하나님만이 신이 아닌데…"라고 유혹하듯이 말이다.
물이야 한 목음 마셔보고 뱉으면 기껏 해야 설사 몇 번하고 말겠지만 한번 밖에 없는 삶을 놓고도 이런 도박을 할 수가 있을까?
나는 지금 무얼 마시고 있을까?
마실 수 있는 물에도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수가 있다고 사마리아 우물가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셨는데……
그 예수님은 지금쯤 어디에 와 계실까?
다시 한 번 지중해의 바다와 지금은 말라버린 수로를 바라보며 버스에 올랐다.
다음 행선지 갈멜산으로 가기 위해서.
믿을 수 있는 신과 믿을 수 없는 신과의 결전장 갈멜산으로……
사진설명
4 마른 수로의 단면
3헬몬 산에서부터 끌어 온 단물을 위한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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