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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고린도로 가자! 1 고린도의 왕 시시포스

천천히 chunchunhi 2012. 7. 20. 11:01

34 고린도로 가자! 1 고린도의 왕 시시포스

 

유대 땅에서 이루어 진 사도들의 행적을 적은 사도행전을 통해 복음이 로마로 전해져서인지 사도행전 다음 나오는 책이 로마서다.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로마의 수도인 로마의 교회로 보낸 로마서에 이어서 기록된 많은 서신서들로 신약성경이 전개되는데 로마서 다음에 결혼식 때마다 인용되는 사랑 장()”이 있는 고린도전서가 있고, 이어서 고린도 후서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들의 귀에 익은 고린도는 어디에 있을까?

수없이 많은 신들을 만들어 낸 신화의 나라, 그리스의 동남방에 위치한, 국토 면적에 비하면 꽤나 큰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고린도라는 도시가 있다.

잡신의 나라 그리스에 왔으니 오늘은 신화 타령이나 하나 하기로 하자.

 

그리스에서는 신이 신과 결혼을 하면 신을 낳고, 신이 인간과 결혼을 하면 영웅을 낳고, 신이 동물과 결혼을 하면 괴물을 낳는다는 말이 있다.그래서 그리스에는 신이 많다 보니 누구인지도 모르는 신도 있다.사도행전 17:23또한 헤라클레스 같은 영웅도 많았고,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 같은 괴물도 많이 등장을 한다.고린도를 다스리던 왕 시시포스는 바람의 신인 아이올로스와 그리스인의 시조인 헬렌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이다. 호머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시시포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신들의 편에서 보면, 엿듣기 좋아하고 입이 싸고, 교활할 뿐 아니라, 특히나 신들을 우습게 여긴다는 점에서 심히 마뜩찮은 인간으로 일찍이 눈에 가시로 찍힌 존재였다. 영웅이니까.

도둑질 잘하기로 유명한 전령 신 헤르메스는 태어난 바로 그날 저녁에 강보를 빠져나가 이복형인 아폴론의 소 떼를 훔쳤다. 그는 떡갈나무 껍질로 소의 발을 감싸고, 소의 꼬리에다가 싸리 빗자루를 매달아 땅바닥에 끌리게 함으로써 소의 발자국을 감쪽같이 지웠다. 그리고는 시치미를 뚝 떼고 자신이 태어난 동굴 속의 강보로 돌아가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 행세를 했다. 그런데 헤르메스의 이 완전 범죄를 망쳐 놓은 인간이 있었으니 바로 시시포스였다. 아폴론이 자신의 소가 없어진 것을 알고 이리저리 찾아다니자 시시포스가 범인은 바로 헤르메스 라고 일러바쳤던 것이다. 아폴론은 헤르메스의 도둑질을 제우스에게 고발하였고 이 일로 시시포스는 범행의 당사자인 헤르메스뿐만 아니라 제우스의 눈총까지 받게 되었다. 도둑질이거나 말거나 여하튼 신들의 일에 감히 인간이 끼어든 게 주제넘게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시시포스는 제우스가 독수리로 둔갑해 요정 아이기나를 납치해 가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다. 아이기나의 아버지인 강의 신 아소포스는 딸을 찾아 사방을 헤매다가 고린도까지 오게 되었다.

그 당시 시시포스가 다스리던 고린도에는 물이 귀해 백성들이 몹시 고생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고린도에 있는 산에다 마르지 않는 샘을 만들어 주면 딸이 있는 곳을 알려주겠다고 하자 딸을 찾는 게 급했던 아소포스는 시시포스의 청을 들어주었고, 시시포스는 그에게 제우스가 아이기나를 납치해 간 섬의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아소포스는 곧 그곳으로 달려가 딸을 제우스의 손아귀에서 구해내려던 찰라, 제우스가 던진 벼락에 맞아 새까맣게 타 죽게 되었다. 이때부터 아소포스 강 바닥에서는 새까만 탄()이 나온다고 한다. (아따, 잘도 갖다 붙인다.)

 

자신의 떳떳치 않은 비행을 엿보고 그것을 일러바친 자가 다름 아닌 시시포스임을 알아낸 제우스는 저승 신 하데스에게 당장 그놈을 잡아오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영웅이자 현명한 시시포스가 아닌가. 시시포스는 저승사자가 당도하자 되레 그를 쇠사슬로 꽁꽁 묶어 돌로 만든 감옥에다 가두어 버렸다. 명이 다한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저승사자가 묶여 있으니 당연히 죽는 사람이 없어질 수밖에. 저승의 왕 하데스가 이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제우스에게 고했고 제우스는 전쟁신 아레스를 보내 저승사자를 구출하게 했다. 호전적이고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아레스에게 섣불리 맞섰다간 온 고린도가 피바다가 될 것임을 알고 시시포스는 이번엔 순순히 항복했다. 그런데 저승사자에게 끌려가면서 시시포스는 아내에게 자신의 시신을 화장도, 매장도 하지 말고 광장에 내다 버릴 것이며 장례식도 치르지 말라고 은밀히 일렀다. 저승에 당도한 시시포스는 하데스를 알현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눈물로 호소하는 척했다.

 

"아내가 저의 시신을 광장에 내다 버리고 장례식도 치르지 않은 것은 죽은 자를 수습하여 무사히 저승에 이르게 하는 이제까지의 관습을 조롱한 것인즉 이는 곧 명계의 지배자이신 대왕에 대한 능멸에 다름 아니니 제가 다시 이승으로 가 아내의 죄를 단단히 물은 후 다시 오겠습니다. 하니 저에게 사흘간만 말미를 주소서." 어째 거북이와 토끼의 이야기와 비슷하지 않은가? ㅎㅎㅎ

 

시시포스의 꾀에 넘어간 하데스는 그를 다시 이승으로 보내 주었다. 그러나 돌아가긴? 미쳤나? 그는 죄수로 치자면 탈옥을 한 거지. 그 후 왕 노릇하며 오래 동안 잘 살았는데···. 그러나 아무리 영웅이라 한들 어찌 죽음을 이길 수 있었으랴. 마침내는 시시포스도 다시 저승사자의 손에 끌려 저승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저승에선 가혹한 형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데스는 저승에 있는 높은 바위산을 가리키며 그 기슭에 있는 큰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리라고 했다. 시시포스는 온 힘을 다해 바위를 꼭대기까지 밀어 올렸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 바위는 제 무게만큼의 속도로 굴러 떨어져버렸다. 시시포스는 다시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했다. 왜냐하면 하데스가 "바위가 늘 그 꼭대기에 있게 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시시포스는 영원히 바위를 밀어 올려야만 하게 되었던 것이다.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산 위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영겁의 형벌!

 

고린도 옛 성터로 가는 길에 멀리 보이는 높은 언덕, 아니 언덕이라기보다는 야트막한 산 위에 성채가 보인다.

그 보이는 성채가 600피트 산상에 1000여명의 여 사제들을 두고 모든 남성들을 유혹하던 프로디트라의 신전이다.

음행의 원천지인 신전이 바로 , 또 올리면 굴러 내리는 일을 평생 하여야 하도록 형벌을 받은 바로 그 산이라니 흥미 있는 일이 아닌가?

이 신화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이제 고린도로 가자!” 라는 말의 뜻을 헤아려 보기로 하자.

 

 

 

 

1 시시포스가 힘들여 바위를 굴려 올리어 정상에 다 이르면 다시 굴러 내리는 프로디트라의 신전이 있는 산. 이 산의 요즈음 이름은 무엇일까?

고린도의 위치를 알려 주는 지도.

한호림씨의 그래픽을 선물로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