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크리스챤 월드 성경 안밖의 세상

25 갑바도기야 계곡 – 믿음의 피난처 2

천천히 chunchunhi 2012. 5. 21. 09:31

25 갑바도기야 계곡 믿음의 피난처 2

 

계곡에 들어서서 가까이에서 보는 기암괴석들의 모양 또한 장관이었다.

햇볕에 특이하게도 어떤 돌은 하얀 색으로, 어떤 돌은 누런 황토색으로, 어떤 돌은 분홍빛으로, 어떤 돌은 돌답게 거무튀튀한 색으로 현란한 자태를 뽐내며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은 자연이라기보다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아니 사람이 그린 그림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보다 아름다울 수는 없지만 우리가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의 한계가 그러니 어쩌겠는가!

 

옛날에 바다 속에서 융기 된 사암지역에 화산이 터져 그 화산재가 좀 굳은돌이 되어 쌓였던 것이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에 의하여 닳고, 깎이고 하다가 남은 자취를 지금 내가 입을 헤 벌린 채 감탄하며 보고 있는 것이다.

계곡들마다에는 그에 걸맞은 이름들이 붙어 있었다.

젤베 계곡, 장군의 계곡, 사냥꾼의 계곡, 사랑의 계곡, 낙타의 계곡, 교레메 계곡, 장미계곡..

 

젤베 계곡, 장군의 계곡을 거쳐 야외 수도원이 있다는 교레메 계곡으로 갔다.

기암괴석들을 파서 교회를 만들어 놓은 곳이 곳곳에 수도 없이 많이 있었는데 내가 들어가 본 그 대부분에는 아름다운 프레스코 기법의 성화들로 단장이 되어 있었다.

초기 기독교시절의 작품들로, 이슬람이 이 지역을 점령한 후 그네들에 의해 많이 파손이 되었지만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는 성화들은 우리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하여 주었다.

이곳으로 숨어들어 믿음을 지키기 위해 암굴을 파서 생활하며 교회를 짓고, 또 그 교회를 아름답게 하기 위하여 바위에 채색하여 그려놓은 성화들.

그네들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믿음의 자취를 보고 있는 마음이 꽤나 부끄러워진다.

나는 과연 어떤 자취를 나의 후손들에게 남기고 갈 수가 있을까.?

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가장 잘 보존된 암굴교회로 가야 할 차례인데 버스로는 못 간단다.

지금 호주 수상이 그 곳을 방문 중이기에 일체 교통이 차단되었단다.

그래서 조금 걸어 내려갔다.

돌을 파고 들어가면서 지은 교회당, 그 돌에 채색이 되니 돌인지 나무인지 모를 정도로 정교하게 잘 지어진, 그리고 잘 보존이 된 동굴교회다.

믿음의 승화를 위해서 피난 와서 온기 없는 돌을 베고 자면서 이루어 놓은 믿음의 산실! 야곱이 돌단을 쌓은 베델과, 이름 없는 믿음의 선조가 심혈을 기우려 파 들어가며 만든 이 암굴교회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은 같은 하나님일진대,

이 산실 안에 서 있는 나에게는 어떤 믿음이 생길 수 있게 하여 주시려는지…….

나는 장자의 기업을 빼앗기 위해 팥죽을 팔 필요도 없었고, 또한 환도 뼈가 탈골이 되도록 씨름을 하지도 않은 채 용이하게 살아온 인생여정인데, 감히 야곱의 축복을 바라다니···. 허허허

그러나 때마침 저녁 해가 비스듬히 들어와 교회당 안을 환히 비추니 하나하나 살아나는 정교한 장인들의 믿음의 산물에 숙연해진다.

 

 

 

1 암굴교회 내부

 

 

2 계곡 속의 작은 교회 입구

 

3 교회 안의 벽화

 

 

 

 

4 교회 안의 벽화

 

 

5 계곡 안의 버섯 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