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스플릿 - 동 유럽편 크로아티아
세계를 지배하던 로마의 영광이 점점 퇴색되어가며, 재정은 빈약해져 “세금을 내는 사람보다도 세금을 걷는 사람의 수가 더 많다”는 말이 생겨나도록 사회가 혼란하던 시절, 기우러져 가는 로마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 사두체제를 도입하여 제도를 개혁하면서 많은 기독교인들을 학살한 로마제국 말기의 황제,디오클레티아누스.
그가 은퇴한 후에 거할 별궁을 지은 곳이 바로 이곳 스프릿이다.
수많은 로마의 황제들이 암살을 당하던지, 아니면 천수를 다해(?) 죽은 후에 다음 황제가 등극하던 로마시대의 관행을 깨고 “은퇴”후를 대비하여 별궁을 짓고, 서기 305년에 정계를 떠나 이곳에서 은퇴생활을 하였으나 한번 권력에서 멀어지자 돌보는 사람이 없어 316년 죽을 때까지 쓸쓸히, 외롭게 말년을 지낸 황제다.
바다에 돌을 쌓아 지어 진 성곽,
이 성곽 바로 아래까지 바닷물이 출렁이었었다는데 지금은 수면이 낯아졌는지 대로가, 그리고 광장이 바다와 성벽사이에 있었다.
넓은 광장에 심겨진 가로수들은 다 열대 야자수였다.
그만큼 이곳은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더운 지방이 된 모양이다.
디오클레티아누스황제의 성곽이라는 배너가 달려 있는 밑으로 성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었다.
성문을 들어서자마자 어둗컴컴한 가운데 높은 천정과 굵은 기둥사이로는 상점들이 즐비하게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다.
이 곳이 성의 지하실이란다.
그 옛날에는 여기까지 물이 들어 왔단다.
조금 지나 계단을 올라가니 광장이 나온다.
그래, 배에서 내리면 여기로 올라 왔겠지….
오른 쪽으로는 디오클레티아누스의 여름 궁전자리가 있고 그 안에 높은 종각과 성당이 있었다.
작은 광장에서는 로마 군인 복장을 한 사람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사진을 찍어주고는 달러를 챙기고….
기둥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궁전이 있었으나 무너졌다는 걸 말해주는 것이렸다.
바로 옆에는 디오클레티아누스의 영묘로 지어 졌던 건물을 653년 이 도시 최초의 주교가 도미니우스 대성당으로 바꾸었는데 그 안의 훌륭한 프레스코화와 조각들은 볼 수가 없었다.
겉으로 보이는 높은 종탑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로마시대의 야영지 처럼 직사각형으로 시작되는 길에 이어 수없이 이어지는 미로들을 따라서 지어진 많은 집들을 보며 한참을 걸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황제가 세운 쥬피터 신전은 그 후 세례당으로 바뀌인 채 그 앞에는 머리가 깨어진 스핑크스가 검은 몸체를 웅크리고 있었다.
좁은 골목길, 회색 석축 짬에 뿌리를 박은 들풀들의 초록색이 선명한 대조를 보이며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가 하면 창문에 널려 있는 하얀 빨래들이 사람내음을 뿜으며 정취를 더해주고 있었다.
족히 4~5층이 되는 집들에는 엘레베이터도 없을 텐데…. 그래도 모두들 사람이 살고 있었다.
황금의 문을 통하여 궁전 밖으로 나오니 옛날 군대들의 야영지였던 곳이 공원으로 변하였고 그 가운데 그레고리우스 닌 주교의 동상이 서 있었다. 크로아티아인들에게 라틴어가 아닌 이네들의 언어로 미사를 드리게 하기 위하여 바티칸과 투쟁한 이 주교 동상의 발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나….?그래서인지 동상은 검은데 그의 발만은 구리빛으로 반짝거렸다.
다시 성 안으로 들어와 해안으로 가는 골목골목에는 화랑도 많았고, 유명제품을 파는 가게들도 많았고….
좁은 골목을 돌아 돌아 광장으로 나오니 마치 베니스의 성 마르코 광장과 같은 모양의 광장이 나타났다.
지은 양식은 거의 같은데…. 조금 스케일이 작았다고나 할까?
그리고 한쪽은 성당으로 막힌 것이 아니라 넓은 바다로 탁 트이어 전망은 오히려 베니스보다도 더 좋은 것 같았다.
해안을 낀 광장 야외 카페에서 저녁의 한 때를 즐기는 많은 선남선녀들 사이로 “Miss Spirit”이 인터뷰를 하며 TV 촬영을 하고 있는 운치 있는 저녁 정경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황혼녁에 손나팔을 만들며 호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각하여 부착한 건물이 특이스럽게 보인다.
항구에 지어진 목욕탕이란다.
오랜 항해 끝에 뭍에 오른 선원들을 부르는 호객꾼들의 모습.
그래, 그 때에도 뭍에 오르면 때 빼고 광내고, 또 몸도 풀어야 했겠지….
우리 또한 오늘의 여로로 지친 몸을 쉬게 할 곳으로 가기 위하여 또 서들러야 하는 모양이다.
내일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는 플리체비트로 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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