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서유럽 대가리

63 융프라우요흐 (Jungfraujoch) - 1

천천히 chunchunhi 2020. 1. 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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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융프라우요흐 (Jungfraujoch) - 1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14 개의 8000미터 봉우리가 모두 모여 있는 히말라야산맥을 우린 흔히 세계의 지붕이라고 부른다.

지붕의 용마루처럼 아시아에 떡 버티고 있는 히말라야산맥에서 오른 쪽으로 한참 나가서 로키산맥을 지나 남미 대륙에 솟아오른 안데스산맥이 마치 내림마루처럼 그 다음으로 높아, 장장 7,000km에 이르는 산맥에 해발고도가 6,959m인 아콩카과산을 위시하여 6,000m가 넘는 높은 산이 50개가 넘는다.

그 다음이 아마도 히말라야의 왼쪽으로 마치 추녀마루처럼 유럽 중앙을 가로지르는 크고 아름다운 산맥, 유럽의 지붕이라는 알프스산맥일 것이다.

국토의 대부분이 알프스에 위치한 스위스를 비롯하여, 최고봉인 몽블랑(4,807m) 산을 가진 프랑스와 이탈리아,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그리고 독일까지 한 자락 씩 나누어 가진 명산이다.

그 많은 산들 중에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로 대표되는 베르너 알프스 중 맏형 뻘인 융프라우는 높이 4,158m의 고산이지만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 역인 융프라우요흐역(해발 3454미터)이 있어 정상까지 열차로 쉽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모인다.

융프라우란 이름에 담긴 뜻은 젊은 처녀란다.  그래서일까?  수줍은 처녀처럼 그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가이드들은 항상 언제로 날을 잡을지 고민하게 된단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벼르고 별러서 오는 유럽 여행중에 들리는 곳인데, 날씨를 잘 못 잡으면 비싼 기차요금을 지불하며 고생고생 올라 갔어도, 볼수 있는 것은 거저 뿌연 눈보라밖에 없을 수가 다반사이니 말이다. (철도요금 CHF 184.80~234.80 us$ 188.50~239.50)

 

1912년부터 운행하기 시작한 이 산악열차는 융프라우의 아름다운 모습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여, 2001, 알프스산맥 중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빼어난 산세와 유럽에서 제일 긴 빙하와 함께 변화무쌍한 날씨가 등재 이유 중 하나라니 유럽의 여행객들과 우리는 아마도 많이 다른 DNA를 타고 났는지도 모르겠다.

 

융프라우 철도를 타려면 인터라켄으로 가야 한다. 인터라켄 오스트역에서 융프라우요흐역까지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어 베르너오버란트 철도를 타고 우측 방향의 라우터브루넨을 경유하는 방법과, 좌측 그린델발트를 거치는 방법이다.

그 산행을 마친 다음의 행선지가 어디냐?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오르는 길과 내려오는 길을 다르게 하며 알프스의 경치를 즐기려 하지만 시시각각 수도없이 변하는 날씨 변덕에 전경을 다 구경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드물게 나타난 단다.

행운이 따른다면 그린델발트에선 험산의 대명사인 아이거 북벽의 장엄한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우리가 즐겨 입는 North Face라는 상표의 옷은 바로 이 돌산의 북쪽벽 이름에서 차용한 것이다. 아이거는 그 많은 로열티를 어디에다가 쓰고 있을까…?

 

두 열차는 벵엔알프스 철도로 갈아탄 후 작은 마을들을 통과해 클라이네 샤이덱역에서 집결한다. 해발 2061미터에 자리 잡은 이곳이 바로 융프라우 철도가 시작되는 역으로 기차를 바꾸어 타야만 한다. 결국 2번을 갈아타야 되는데, 관광버스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대개 한번만 갈아타도록 버스가 움직인다. 클라이네샤이덱역에서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미리 기차 시간을 예약을 하여야만 예약된 칸에 탈 수가 있다.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융프라우요흐에 이르는 마지막 철도 구간의 길이는 9.34킬로미터. 그중 첫 번째 역인 아이거글레처는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는아이거 워크트레킹 코스의 출발점이라지만 시간에 쫓기는 우리들에게는 있으나 마나한 이야기일 뿐,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동안은 잠시 휴식 시간일 뿐이다. 아이거글레처역을 출발한 열차는 곧이어 7.4킬로미터의 긴 터널 속으로 들어가며 아이거와 묀히의 바위산 속살을 헤집어 파며 정상으로 향한다.

 

누가 감히 이 영산(靈山)의 단단한 암벽을 뚫을 생각을 하였을까?

스위스의 철도왕 아돌프 구에르 첼러1896년 어느 날 융프라우 정상까지 톱니 레일 철도를 건설하겠다는 대담한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철로 가운데 톱니 모양 레일을 하나 더 깔아 미끄럼을 방지하는 토블러 방식 열차는 높은 산악지대를 충분히 오르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당초 7년을 예상하며 공사를 시작하였으나 구에르 첼러가 공사 시작 3년 만에 폐렴으로 숨진 후 공사비 조달 문제와 혹한, 폭설, 기압 등의 혹독한 자연 조건과 싸우느라 공사 기간이 16년으로 늘어나 191281, 스위스 독립기념일에 맞추어 융프라우 정상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그 아래인요흐까지로만 개통이 되었다.

요흐(joch)란 융프라우봉과 묀히봉 사이의 우묵한 곳을 말 한단다. 우리 말로는 계곡에 해당되는 지역이 아닐까? 허긴 이런 험산준령이 없는 우리나라이고 보니 우리에게 익숙한 계곡이란 단어를 이 곳에 대입시킬 수가 있을는지…?

 

터널 안에는 역이 하나 있어 North Face바위를 뚫어 만든 창을 통하여 North Face 밖 경치를 조망할 수도 있게 하여 준다.  사실 이 창을 뚫어 놓은 것이 밖 경치 조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터널을 뚫으면서 나오는 암석들을 버리기 위한 방편이었지만 지금은 훌륭한 조망 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라켄오스트역을 출발한 후 2시간즈음 후에, 열차는 마침내 유럽 최고(最高)의 기차역인 융프라우요흐역(해발 3545m)에 도착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평생 모르고 지냈던 고산병이 어떠한 증상인지를 느끼기 시작하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고산병이란 개인의 감수성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나, 보통 2400m 이상의 높이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서서히 머리가 아파오고 피곤해지며, 걷는게 유난히 힘들며, 토할 것 같으며, 숨쉬기가 매우 힘들어지고, 맥박이 110/분 이상 뛰고, 호흡은 20/분 이상 빠르게 쉬며, 일직선으로 잘 걸을 수 없고 비틀거리게 되면 고산병을 의심해야 한단다.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던 차에 아무 준비도 안 하고 간 내게 이런 증상이 생길 줄이야….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준비 없이 올라 왔다가 고산병 증세를 느끼는 사람들은  역에서 나오면 만나는 매점에서 매운 한국의 신라면을 사 먹으면 많이 회복될 수가 있다고 한다.  에구…. 좀 먼저 알려 줄 일이지….  그래서인지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개인적으로 사는 기차표에는 컵라면 하나씩 주는 쿠폰이 붙어 있다고 한다.

허긴 단체로 움직이노라면 나 혼자 그럴 시간도 없겠지만…. 나보다도 약골인 집사람은 별 불평 없이 잘 따라 다니는데….

자 이젠 산 정상에 왔으니 산을 보아야지?

비록 걷기가 힘들고 숨이 가뻐와도….



스위스의 철도왕 아돌프 구에르 첼러


아이거 북벽의 장엄한 모습. 많은 산악인들이 도전하다가 생명을 잃은 북쪽 벽이다. (유감스럽게도 빌려온 사진이다.)


토블러 방식 열차의 선로. 궤도의 너비가 보통 기차의 궤도보다 좁다. 이렇게 그림자를 보이다가도 어느새 사라진다.


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 또한 이렇게 밝았다가는 순식간에 구름속으로 혹은 눈 속으로 사라 진다. 


이 정도면 잘 보이는 축이라고 할까?



터널 안에서 내다보는 전망대



산악철도 노선이다.


융프라우 역의 고도


신라면이 인기종목중의 하나이다.


[김성종] [6:31 PM] https://m.youtube.com/watch?v=dCvni7a9U-0&feature=youtu.be


[김성종] [6:31 PM] https://m.youtube.com/watch?v=-7uuzzL2ofA&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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