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2016년 한국

11 부산 1 산복도로, 흰여울 문화마을 - 2016년 서울 방문기 10월 9일

천천히 chunchunhi 2016. 12. 17. 09:07

11 부산 1 산복도로, 흰여울 문화마을 - 2016년 서울 방문기 10 9

 

15년 만에 방문하는 10월 태풍이란다.

4일경에는 부산을 강타한 후 동해로 빠져 나갈 예정이라는 예보에 조금 안심을 하며 강원도를 다녀 온 바로 다음날 이른 아침, 서울역에서  말로만 듣던 부산행 KTX를 탔다.

택시에서 내린 서울역은 그 옛날에 보던 서울역, 조금 더 전의 경성역이 아니라 새로 지은 커다란 역이다. 역 저 켠에 자그마하게 보이는 옛날의 서울역이 주위의 높은 빌딩에 가려 아침 햇살마저 받지 못한 채 초라하게 보였다.

우선 어디로 가야 KTX 개찰구가 있는지를 찾아 놓고 아침을 먹어야 한다.

돌아 다니려면 우선 잘 먹어야 되니까….

아침을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도 시간은 한 10여분 여유가 있어 아까 들어 오면서 본 서울역을 사진 찍으러 나가 보았다.

역사가 생긴 모습이 타원형이고, 개찰구 근처에 짐을 놓고 집사람이 기다리기로 하였기에 여기서 가까이 있는 문으로 나가면 옛날 역으로 가기가 가까울 것 같아 그 문으로 나 갔는데…. 그리고 있어야 할 자리를 쳐다 보았는데 안 보인다.

그래 타원형으로 조금 돌았으니까 조금 더 걸어 가면 나오겠지! 계속 걷는데도 보이는 것은 생소한 건물에 생소한 길 이름이다. 허허시간은 자꾸 가서 얼마 안 남았는데…. 할 수 없이 헐레벌떡 뛰다시피 되 돌아 와 다시 처음 들어 왔던 문으로 나가니 저 만큼에 보이는데…. 어찌하랴!  이제는 그 짧은 거리 마저 갔다 올 시간이 없으니….  KTX가 어디 나를 기다려 주기나 하겠는가…!

급히 타서 자리를 찾아 앉으니 금방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

빈 자리가 꽤나 많다. 편안히 창가를 왔다 갔다 하면서 부산에 갈 수가 있을 것 같아 좋아 했는데….기쁨도 잠깐!

영등포에 서더니 꾸역 꾸역 타는 사람들!  아니 여행사에서 사 준 KTX 가 직행이 아니었단 말인가? 조금 더 가서 한번 선 후에는 객실이 만원이다. 좌석제이기에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빈 의자가 하나도 없다.

둘러 보니 승객 대부분이 중년을 넘긴 여인들이다. 여기 저기 친구들 끼리 왔는지 테이블마다 한 상씩 차려 놓고 깔갈대며 쉬임 없이 먹어 대는데….

내가 앉은 큰 창가를 통해 밖을 보며 가려는 데 뒤에 앉은 여자가 햇볕이 싫다고 자꾸 블라인더를 내리니…. ~~! 짜증!

그래도 살짝 살짝 내다 보다 보니 어느새 부산에 다 왔다.

개찰구를 나가 여행사 가이드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되는 부산 관광!

앞으로 2일간을 함께 움직여야 할 일행이 12, 모두 젊은 여자들이다. 거기에 우리 두 노인네와 젊은 운전수겸 가이드. 이렇게 15명이 중간 크기의 관광버스에 올랐다.

제일 먼저 간 곳이 자갈치 시장에 가서 점심을 먹는 일이란다.

어구~~~! 생선구이를 안 좋아하는 난 무얼 먹어야 하지?

 

가는 동안 차창으로 보이는 부산은 내가 1.4 후퇴 때 어머니 손을 잡고 피난 와서 한동안 살았던 부산이 아니라 이제는 관광 가이드가 없으면 어디가 어디인지 조차 모르도록 변한 부산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의 공격을 피해 가장 마지막까지 안전지대로 남아있던 도시였기 때문에 피란민들이 부산으로 내려와 산자락을 따라 형성된 집단주거형태는 피란민들의 고달픈 생존의 자취였었을 텐데, 버스를 타고 골목골목을 돌아 올라 보니 산은 그대로인데 집들은 다 콘크리트로 지어져서, 아랫집 지붕이 윗집 차고로 사용되는 진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역시 빡빡하게 지어진 집들 사이의 좁고 가파른 골목길들이 미로처럼 펼쳐져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1.4 후퇴 후 많은 피난민들이 다닥다닥 붙여 지은 판자집이었기에 불도 많이 났던, 그래서 불산이라고 까지 불렸었는데….

지금은 마치 그리스의 어느 섬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마을로 변해 있었다.


새로 지은 서울역사.  나에게는 새 역사이지만 벌써 오래 된 건물인지도 모르겠다.


경성역에서 부터 서울역까지의 역사를 담은 빌딩. 일본 오사카에도 같은 모양의 역이 있었다. 같은 건축가의 작품이라나...! 


창 밖을 보는 것이 나의 취미인데..... 창문이 커서 두 자리를 카버 하니까 불편한 것을 느끼게 하여 준다. ㅎㅎ


이런 모습들을 담을 수가 있는데....

억수로 비가 온 후의 누런 강물


어디즈음인지는 모르겠는데... 부산이 머쟌은 곳에서 본 불상.


부산 역사 층계 아래 노숙인.  세상은 변하고 번화해 져도 그늘은 항상 있는 법인가 보다.


껍질을 벗기고 뱃속을 후벼 내는데....누구의 배를 채우려나....?

나는 아녀~~~!


자갈치 시장도 현대화 되었다.


용두산에 만들어 진 산복도로.  시인 유치환이 있어 관광객을 부른다.


뒤로 보이는 부산항


산복 도로에서 내려다 보이는 지붕, 지붕 지붕. 요즈음에는 지붕 마다 물 탱크가 다 있다. 옛날에는 물지게를 졌어야 했는데...



8부 능선 즈음에 만든 산책길


지방 자치 단체마다 관광객들을 끌기에 노력을 많이 하는 모양이다.






옛날 사진들과 비교가 감회롭다.

이렇게 발전을 하였는데....왜?!

새로 만든 영도다리에서 옛날 영도 다리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았다.

저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들이 참 많았는데....ㅎㅎㅎ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을 놀리던 말이다.

영도로 들어 가는 길. 이제는 섬이라는 느낌이 하나도 들지 않는데....


그 옛날 판자촌이 콘크리트 블록으로 바뀌었고, 햐얀 칠을 해서 깨긋해 진 영도가 되었다.

그 산비탈길을 바다를 보며 걷는 운치가 참 좋왔지만 그 옛날 그 작은 방에 그 많은 식구들이 다리도 못 펴고 자던 전쟁의 참상이 이제는 책 속에서도 보기 힘들만큼 세월이 흐른 모양이다.








마을 부녀회에서 사람들이 나와 관광 안내를 하여 준다.




아침마다 긴~~~줄을 서던 동네의 공중변소.



겨우 양철지붕으로 옛 정취를 살리려 하였는데....

어느 한 곳에 옛날의 모습을 재현해 놓으면 조금 더 관광객들이 오지 않을까?

이별의 부산 정거장 옛날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