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미국횡단 大街里

US10 Antelope Canyon 앤테롭 캐년

천천히 chunchunhi 2015. 11. 29. 00:47

US10 Antelope Canyon

 

사진 전시회를 가 볼 때마다 단골로 보이는 사진들이 있다.

아름다운 조형미를 갖춘 환상적인 색감의 바위들을 찍은 Antelope Canyon 사진들이다.

가 보고 싶은 충동을 꾹꾹 누르고 있다가 LA로 가야만 하게 된 이번 기회에 꼭 들려 보려고 마음을 먹었으니 기실 꼭 가야만 한다는 여행 계획이 이 곳 때문에 생기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여턴 벼르고 별러서 오게 된 Antelope Canyon Utah 주와 Arizona 주가 만나는 경계선 아래에 있는 조그마한 도시 Page에 있다. 그러니 행정적으로는 Arizona에 있지만 이 지역이 거의 전부가 Navajo Indian 부락들의 보호구역처럼 되어 있는 황야인 것이다. 자그마한 도시이기에 숙박업소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닌데다가 워낙 유명해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호텔이나 모텔을 잡는 일이 성수기인 여름에는 쉽지가 않았다. 당연히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비쌌지. 그래도 어제 저녁에 Navajo Monuments근방에서 잔 모텔보다는 좀 더 나았지만…. 어제 저녁은 정말로 가격대비 열악한 모텔이었으니까. 그나마도 그 곳에서 잘 수가 있었다는 것을 감사해야 하도록 어제 지나온 곳은 전화도 잘 안 통하고 인터넷도 잘 안되고….

 

Antelope Canyon Navajo Indian의 가이드가 없으면 들어가지를 못한다. 책에서 본 내용은 입장하는 시간을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는데, 나의 경우 도대체 몇 시에 그 곳에 도착할 수가 있는지를 감 잡기가 쉽지 않아 우선 아침 일찍 도착하여 예약을 하면 되겠지 하고 안이하게 생각을 하였었다. 아침 일찍 Guide Office에 도착하였는데도 오늘 예약은 다 마감이 되었단다. 그리고 자기네 회사는 수요일까지 다 예약이 완료 되었다면서 다른 곳을 가 보란다. 어디를 가면 되느냐니까 모른단다. 허허그리곤 건너편 여행 안내소에 가 보란다. 그리로 갔더니 마침 일요일이어서 문을 안 열고…. 이런 낭패가 있을 수가 있나?

어떻게 별러서 왔는데…. 그러니 목요일까지 4일동안 죽치고 있을 수도 없고, 오늘 못 보면 또 내 남은 여생 언제나 이곳에 다시 와 보려는지…. 한심하였다.

한숨을 쉬며 고민하던 중에 문뜩 이 곳으로 오는 동안에 깃발이 펄럭이며 관광버스가 몇 대 서 있는 곳을 보았기에 다시 그리로 가 보기로 하였다. 혹시 한국 관광버스라도 있으면 부탁을 해 보려는 심산으로….

그런데 이게 웬 일일까?  간절한 바램이 통한 것일까? 그 곳이 바로 Upper Antelope Canyon 들어 가는 입구이고, 그 곳을 관장하는 Navajo Indian들이 각 여행사에 일정 인원을 배정하고 자기네는 그 곳에서 나름대로 입장객을 받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마침 12시에 들어 가는 자리가 있단다.

! 주님 감사합니다!(좀 간사한가? 허나 진심이었다. 그러면서도 잠시 전에 들렸던 가이드 사무실의 여직원이 좀 미워진다. 이리로 가 보라고 하였더면 얼마나 좋왔을까!)

영 기다리는 일을 못 견뎌 하는 집사람도 그 때까지 기다리는 것에는 아무 불평이 없이 다행이라고 안도를 하고….    뜨거운 햇볕아래 두 시간을 기다려서 들어 가 본 Canyon은 정말로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사진은 경이로운 빛의 향연이 만들어 내는 사기(詐欺)라는 말 또한 실감하기도 하였다.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십여 대의 트럭에 나누어 타고 흙먼지를 풍기는 마른 사막을 한참을 달려 들어가니 커다란 바위산이 나타난다. 엄청 큰 바위가 가운데가 갈라져 있다.

왜 갈라 졌는지는 모른다. 벼락 때문인지 지진 때문인지 아님 홍수 때문인지…… 하여 턴 그 갈라진 틈으로 비가 올 때마다 바위가 깎이고, 또 밀려 드는 물결에 마모되고 하며 형성된 자연이 빛은 아름다운 조각으로 연결이 된 좁고 긴 틈새다.

시간에 따라 햇볕이 드는 각도가 다르기에 결국 제일 좋은 시간은 봄 여름은 11시부터 2시 사이라고 하며 가을 겨울은 9시에서 12시 사이 이기에 이 시간대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입장이 있는데 그네들에게 받는 입장료는 보통 입장객에 받는 $40.00 보다 배가 넘는 $85.00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12시에 들어 갈 수 있게 된 것만도 무척 감사한 일이니까.

(그런데 결국은 그네들이나 우리나 별 차이가 없는 것을 알게 되어 거기에 합류 안 한 것에 안도하였었지. 그네들에게 주어진 특권은 삼각대를 가지고 들어 갈 수가 있는 것과 우리보다 조금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것 왜에는 없었으니까.)

 

우리를 태우고 온 트럭 운전수가 우리의 가이드다. 틈새 입구에서 주의사항을 한참 듣는 동안 사진을 위한 그룹이 오니 먼저 들어가라고 하곤 조금 뒤를 따라 들어 간다. 그러면서 카메라의 WB흐린날에다 놓으란다. 그래야 바위 색갈이 예쁘게 나온다고

안내서에서 보았듯이 먼지가 무척 많이 나는 좁은 길목이다. 햇볕이 줄지어 들어 오는 곳에서 앞서 간 가이드가 바닥의 모래를 한 삽 떠서 공중으로 뿌리면 그 떨어지는 입자들이 빛에 반사되며 기기묘묘한 형상을 만들어 준다.

얼마 전에 이 곳에서 예수님의 형상을 찍었다며 you tube에 사진이 올라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아마도 그 중의 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꼬불꼬불한 길을 먼지를 먹으며 도는 동안 햇볕이 내려오는 곳마다가 사진을 찍는 곳이 된다.

그 동안은 많은 바위들을 밖에서 보아 왔었는데 이 곳에서는 바위 속으로 들어 와 바위의 속살을 보는 경이로운 경험인 것이다.

집에 돌아와 사진들을 보다 보니 어쩜 그 공간이, 그 형상이 마치 언제인가 과학 채널에서 본 인체의 내부 사진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나의 선입관 때문일까?  동굴이 아닌 틈새 끝으로 나가 뒤를 찍은 사진을 보면 꼭 옥문의 형상 같으니 이를 어쩌나…!

다시 왔던 길을 되 돌아 나가는 동안 또 다음 그룹들과 부딪기며 돌아 나온 길. 결코 짧지 안은 길이요 신비한 형상의 길이었지만 바위의 색감은 우리들이 사진에서 보던 그런 황홀한 색감만은 아니었다. 단지 햇볕 부서지는 장면에서 WB 가 만들어 준 연출에 환상적인 사진을 만들어 준 것이었다.  그래도 바탕은 있었으니까 조금의 화장으로 만들어 질 수가 있었겠지. 그러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거금을 쓰며 이 곳을 찾아 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참고로 이 곳은 Upper Canyon이고 조금 떨어 진 곳에 Lower Canyon 이 있다.

두 곳 모두 사진을 찍기에는 환상적인 곳인데 Lower Canyon은 꽤나 오르내리막이 많아 우리 집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곳은 아닌 곳 같았다.

Upper Canyon 또한 평평한 굴곡이기는 하지만 완만하게 생긴 경사가 있어 이곳의 갑작스런 기상 이변으로 소나기가 올 경우에는 그 틈새로 여울져 흐르는 물살에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한다고 하며 주의 경고가 여기 저기 붙어 있었지만 오늘은 쾌청그 자체였다.

하마터면 보지 못할뻔한, 참으로 아찔한 순간을 보낸 후에 맛 본 황홀경은 아마도 오래 오래 내 기억에 남으리라….!

사진 설명은 각자의 상상에 맡기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