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짤즈부르크(Salzburg), 소금의 성
미라벨정원 - - 동 유럽편 오스트리아
그림과 같은 블레드를 떠나서 짤즈부르크로 가는 길은 알프스의 동편 자락이어서인지 산세가 험준하고 모든 산 봉우리들이 아직도 힌 눈을 이고 있었다.
청명한 공기에 투명한 햇빛, 울창하게 푸른 숲 저 뒤로 깍아지른듯한 바위산은 힌 머리를 반짝이고….
가까운 산기슭에는 파란 초원을 배경으로 빨간 지붕들을 인 집들과 한가롭게 노니는 소와 양 떼들. 이 또한 그림과 같은 풍경이었다.
이제 우리가 가고있는 짤즈브르크.
우리가 알기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 된 도시, 그리고 몇년 전에 모짜르트 탄생 250년 기념으로 떠들썩 하였기에 우리 귀에 조금 더 익은 음악의 도시 정도인것이다.
이 도시에는 아직도 모짜르트가 탄생한 생가가 있어 관광객을 불러 들이고 있단다.
죽기는 비엔나에서 비참하게 죽어 지금은 그 묘소가 어디 있는지 조차 모르는 불운의 천재 모짜르트, 그는 과연 어떤 인간이었을까?
그를 태어나게 한 짤즈브르크는 과연 어떤 곳일까?
짤즈부르크는 직역하면 '소금의 성'이라는 뜻이다.
짤즈부르크의 기원은 소금을 채취하기 위해서 짤자흐 강을 따라 오는 배들을 해적 질 하던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어 살면서 형성되었다.
그 후 중세의 봉건시대에 들어 이웃 지방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소금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상인들이 많이 드나들게 되었고, 이곳의 영주이자 대주교는 소금을 채취하여 나가는 상인들에게 염세(鹽稅)를 부과해 많은 부가 축적됨으로서 높은 곳에 요새처럼 성을 만들고는 귀족들과 함께 이곳에 거주하며 이곳을 다스려 도시로 발전시켜 나갔다. (옛부터 소금(salt)이 얼마나 중요하였는가 하면 영어의 봉급, 즉 Salary의 어원이 될 정도였으니까….)
이 과정에서 지은 성을 호엔짤즈부르크라고 부르며 1070년경에 처음 건설되었고, 그 후 1500년 초와 1700년대 후반의 두 번으로 나뉘어 개축, 확장되어, 중부 유럽에서는 가장 큰 성으로서 오늘날까지 비교적 잘 보존되어있다.
이곳 사람들은 그래서 지금도 바위소금을 먹는다는데, 맛은 바다 소금과 같지만 성분이 달라 몸에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별도로 진짜소금을 따로 섭취한다고 한다나…?.
또한 해발 500미터의 높은 고도에 위치한 도시라서 기압이 낮기 때문에 혈압이 높은 사람이 살기에는 좋다고 한다. 고도로 인해 자주 현기증이 발생하므로 이곳 사람들은 커피를 진하게 마시고 음식을 짜게 먹는단다.
음식을 짜게 먹다 보니 모두가 혈압이 높아져 다혈질이 되고, 성격또한 다 짠돌이가 된 모양이지?
이곳이 중부유럽에서는 그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도도하고 고집 세며 자존심 강한 도시라니 말이다.
지금도 '짤즈부르크 사람' 하면 비엔나를 비롯한 나머지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고 한다.
심지어는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가문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서 전 유럽을 지배할 때도 이곳만은 마음대로 손을 대지 못할 정도였단다.
성의 가운데의 조그만 광장에는 커다란 보리수가 두 그루 있고 그 앞에 우물이 하나있는데, 슈베르트는 이곳을 방문한 다음 비엔나로 돌아가 '보리수'를 작곡했다는 일화가 있다.
슈베르트는 이 소금 성에서 어떻게 짜지 않은 단 꿈을 꿀 수가 있었을까….?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주교보다 높은 곳에 살 수없었기에 자연스레 마을은 이 성 아래에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성 아래 미라벨 정원이 있다.
1606년 볼프 디트리히 대주교가 사랑하는 여인 살로메를 위해 지었다는 미라벨궁전. 그 당시에는 대 주교도 사람을, 아니 여인을 사랑할 수가 있었는가보다.
물론 사랑이라는 한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여럿이 있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정문을 들어서자 오른쪽에서 하얗게 눈을 부시게 하는 빌딩, 바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대위의 집으로 나오는 어마어마하게 큰 대 저택이다.
앞에는 아름다운 정원이 카펫처럼 펼쳐져 있고 왼쪽까지 펼쳐진 정원 그 너머로는 구시가지 위로 짤즈브르크 성이 보이고…..
정원 중앙에서는 분수가 시원스레 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정원 곳곳에 세워진 조각들을 그 자태대로 조형미를 한껏 뽐내고, 그 주위로 잘 단장된 정원수들….. 참으로 아름다운 정경이었다.
분수가에 세워진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형상으로 보아 지하의 신인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부인으로 삼으려고 납치하여 가는 장면 같은데......
어쩜 디트리히 대 주교가 살로메를 메고 가는 모양인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한호림 저 "뉴욕에 헤르메스가 산다" 1권 308쪽에 이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디트리히 대 주교로부터 세대를 이어가며 이 곳에 살았던 사람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었기에 이토록 호사스러운 생활을 할 수가 있었을까?
허나 이 곳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도 이제는 다 죽어 역사에 묻힌 채 오늘의 우리처럼 찿아 온 방문객에게 그 옛날의 영화로웠던 이야기를 들려 주는 것에 그치고 말았으니…..그 인생은 과연 무상한 것이었을까?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옸던 장소들을 몇군데 보여준 후에 자유시간이란다.
사진 찍기에도 바쁜 자유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또 움직여야지. 구 시가지로 들어가 모짜르트의 생가를 본다니까.....
'신문 연재-토론토지역 > 우먼 파워 동유럽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7 뮌헨 - 동 유럽편 독일 2011-09-17 (0) | 2012.01.30 |
---|---|
26 구 시가지 – 동 유럽편 짤스브르크 오스트리아 2011-09-10 (0) | 2012.01.30 |
24 호반의 도시 블레드(Bled) - 동 유럽편 슬로베니아 2011-08-24 (0) | 2012.01.30 |
23 자그레브 - 동 유럽편 크로아티아 2011-08-19 (0) | 2012.01.30 |
22 플리트비체(Plitvicka) - 동 유럽편 크로아티아 2011-08-11 (0) | 2012.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