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동 유럽 여행기

부다페스트 2 겔레르트 순교언덕(Gellert Hill)

천천히 chunchunhi 2010. 8. 18. 05:14

 

겔레르트 순교언덕(Gellert Hill)

 

 

 

 

 

 

 

 

 

 

겔레르트 순교언덕(Gellert Hill)

 

겔레르트 언덕은 해발 235m로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이 곳에 세워진 치타델라 요새는 1854년 합스브르크제국이 반오스트리아운동, 즉합스브르크에 저항하는 헝가리시민들을 통제및 감시하기 위해 구축한 것이란다.

 

헝가리가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은 11세기 초, 헝가리 최초의 왕인 이슈트 반 1세가 이탈리아의 겔레르트선교사를 초빙하여 온 나라에 그리스도교를 전파하면서 부터였다.

이슈트 반 1세가 죽자 토속종교인들이 1046년 겔레르트 선교사를 잡아 와인통에 넣어 산채로 다뉴브강에 던졌다.

이 겔레르트 선교사의  순교를 기리기 위해서 이 언덕을 겔레르트언덕이라 부르게 되었단다.

 

치타델라 요새를 끼고 돌아 정상에 오르는 동안 요새의 한 쪽에는 2차대전때 사용하였던 대포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진짜 대포 옆에는 가 보지도 못한 나이기에 그 대포에 가까이 가서 한번 앉아보기까지 하였지.

허공을 향해 대포를 쏘는 시늉을 하면서….

 정상에 오르자 다뉴브강과 부다지구, 그리고 페스트 지구가 한눈에 들어 온다.

매연 때문인가? 아니면 물안개 때문인가? 시야가 좀 뽀얗게 보이는 것이….

허나 잔잔히 흐르는 다뉴브강변에 촘촘히 들어 선 오래된 건물들은 참으로 아름다운 정경이었다. 그 강줄기를 가로 지르는 다리들….

어제 밤에는 저 밑에서 노닐었었지….?

 

공원의 정상에는 어제 밤에 강에서 보았던 월계수를 들고 있는 커다란 여인의 동상이 서 있고 축대 밑 양 옆으로는 두개의 동상이 있는데 왼편의 여자동상은 횟불을 들고 약진하는 모습이고, 오른쪽의 남자 동상은 괴물을 때려 잡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1945년 소련에 의해 독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여 세운 해방기념동상들이다.

 

원래에는 소련군의 모습도 있었으나 1989년에서 1990년까지 오랫동안 의회에서 토론을 벌렸었단다.

“1945년을 해방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소련의 점령으로 할 것인가?”를 놓고  격론을 벌린 결과 소련군의 동상만 제거 한 채로 남은 동상들은 그냥 놓아두고 14m 높이의 여자 동상을 자유의 동상으로 부르기로 하였단다.

그래, 정치란 이런 것인가보다.

소련의 점령하에 있을 때에는 그 일이 소련에 의한 해방으로 미화되어 역사에 기록되어 졌지만, 소련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오랜 투쟁 끝에 얻어낸 독립은 1945년의 해방을 더 이상 독일로부터 소련에 의한  해방이 아니라 다시 소련이라는 나라의 점령에 지나자 않았던 것이리라.

이 일로 인하여 소련이라는 초 강대국에 서서히 균열의 조짐이 일기 시작하여 오늘에는 많은 중소국가들을 이 동 유럽에 탄생시키게 되었던 것이다.

허나 작은 나라들을 또 함께 모아 힘을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 있나보다

그 결과 냉전시대 이후 태어난 많은 나라들이 또하나의 거대한 국가그룹, 유럽연합이라는 EU”를 만들어 같은 돈을 사용하며 나라간에 국경도 없이 자유로이 왕래를 할 수 있게 하였기에 지금 우리가 이렇게 버스를 타고 국경도 일사천리로 넘어 올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지금 모든 나라가 다 유럽연합에 가입 된 것은 아니다.

이제 내일이면 국경을 통과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할 테니까.

진정한 해방이란 과연 어떤 해방을 말하는 것일까?

진정한 평화란 과연 어떤 평화를 말하며, 그 평화를 얻기 위한 투쟁은 왜 또 하나의 전쟁이어야만 하는 것일까?

평화를 위해서, 해방을 위해서 치루는 전쟁은 과연 어떤 성격의 전쟁이며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살상은 과연 정당한 일이라고 역사가 기록을 하여 줄까? 언제까지…?

풀 수 없는 수수꺼끼를 생각하며 올려다 보는 동상 뒤의 하늘은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 색이어야 할 터인데 구름에 가리워 희 뿌옇게 보이고 있었다.  저 구름이 걷히면 또 파란 하늘이 있겠지.

해방과 점령, 그리고 또 하나의 해방처럼….

이것 저것, 토산품과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이 진을 치고있는 언덕길을 내려와 다음으로 간 곳이 어부의 성채 안에 있는 마차시교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