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흔적을 찾아서

2 모세의 시내산과 지도의 시내산 2

천천히 chunchunhi 2020. 5. 29. 06:16

2 모세의 시내산과 지도의 시내산 2

 

우리들이 교회에서 배운 대로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은 시내산은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 대륙 사이에 있는 삼각형의 시나이반도 남동쪽에 있는 “에벨 무사”라는 산입니다.

그 산자락에는 성 캐서린 수도원이 있습니다.

기독교가 공인되기 전, 한참 박해가 심할 때, 알렉산드리아 귀족의 딸로, 아름다운 용모와 학식이 뛰어난 여인, 캐서린이 순교를 당하였는데, 그 후 천사들이 그녀의 시신을 이 산 제일 높은 곳으로 옮겨 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 왔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313년,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가 공인이 되자 교계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시내산을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을 하였었던 것 같습니다.

기독교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도, 그리고 기독교의 역사성을 확인시켜 주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 십계명이란 약속의 증표를 받은 시내산이었던 것입니다. 성경학자들을 위시하여 성경의 기록을 중심으로 시내산을 찾기 시작하던 중, 마침 시나이반도 남단에 있는 제일 높은 산 “에벨 무사”의 산정으로 순교자인 캐서린의 시신이 옮겨졌다고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라 이 산을 “시내산”이라고 하기로 결정을 하였었던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당시 구전되어 오던 이야기가 사실로 인정될 수가 있는 장점도 있었을 터니까요. (이 것은 학계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 당시 전래되어 온 이야기에 근거한 저의 추론임을 미리 밝혀 둡니다.)

마침 기독교에 귀의하여 신심이 깊어진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 헬레나가 지원하여 이 산 기슭에 ‘하나님이 거니신 시내산 수도원’(Monastery of the God-Trodden Mount of Sinai)이라는 이름의 수도원을 지었으니 순교자 캐서린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 산이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시내산이라는 것이 더욱 확실하게 그 당시 교계에서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후 800년경, 한 수도사가 이 수도원 안에서 한 유골을 발견하였는데 이 것을 캐서린의 것으로 추정하여 “성 캐서린 수도원”이라는 별명을 부치게 되었는데 지금은 원래 이름보다 “성 캐서린 수도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03년에 UNESCO 세계유적지로 등록되어 그 역사적인 가치를 명실공히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1844년에는 독일의 성서학자 콘스탄틴 티셴도르프(Konstantin Tischendorf 1815- 1874)가 이 수도원에서 엄청난 발견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시내사본”이라고 부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 구약 합본 성경인 '코덱스 시나이티쿠스'(Codex Sinaiticus)를 이 수도원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티셴도르프는 최초로 발견한 43쪽을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에, 그리고 추가로 입수한 347쪽을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에게 넘겼다고 합니다.

지금도 성 캐서린 수도원은 1975년에 추가 발견 분 12쪽을 갖고 있으며 대영도서관은 러시아 보관 본 대부분을 사들여 지금까지 보관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코덱스 시나이티쿠스'(Codex Sinaiticus)는 1천600여 년 전,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한 뒤,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감독 아래 고대 헬라어로 송아지 피지 위에 쓰인 것으로, 성 캐서린 수도원에 보관돼 오던 것이었습니다. 구약성서의 일부가 빠져 있으나 4세기경에 정립된 신약성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중요한 자료로, 현존하는 성경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필사본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코덱스(Codex)란 필사한 후, 두루마리 형태가 아닌 일반적인 책과 유사한 형태로 제본된 형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원하는 페이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양면에 글을 쓸 수 있어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는 현대의 책처럼 제본된 방법을 이르는 말입니다.

2008년 7월 24일부터 대영도서관은 '코덱스 시나이티쿠스'(Codex Sinaiticus)를 근 1년에 걸쳐 온라인으로 공개하여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보통 시내사본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경 사본이라고 하는데, 약 100년 후인  1947년에 사해 서쪽에 있는 와디 쿰란 (사해의 북서쪽 해변에 있는 쿰란 근처) 주변의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 사본의 첫 두루마리 이후, 10여 년에 걸쳐 인근 11개 의 동굴에서 발견된 두루마리로, 쓰인 시기가 기원전 2세기로 올라가기 때문에 엄청난 종교적,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현존하는 구약 사본으로서는 가장 오래된 사본입니다. 물론 성경의 구약 부분만 있을 뿐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문서는 예루살렘의 지혜의 신전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신약성경, 갈라디아서 4장 25절에 보면 사도 바울이 시내산의 위치는 아라비아에 있다고 하였는데,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감독 아래 신약성경을 포함한  '코덱스 시나이티쿠스'(Codex Sinaiticus)를 만들면서도 왜 시내산을 시나이반도 안에 있는 산이라고 하며 그 기슭에 ‘하나님이 거니신 시내산 수도원’(Monastery of the God-Trodden Mount of Sinai)을 지어 놓았을까요?

그 당시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는 동로마의 영토였기에 지금처럼 출입금지 구역이 아니었을 텐데…. 

아직도 많은 토론이 오가고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그 지역을 공개하지 않기에 자유로이 조사를 할 수 없는 학계에서는 결론을 못 내린 채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시나이반도에 있는 시내산을 오르면서 감격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중의 한 사람이었으니까요.

사실 지금도 시나이반도에,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 안에 수많은 지명들이 모세와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필사본

 

암만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된 사해사본의 일부분

 

시내산 기슭의 센 캐서린 수도원. ‘하나님이 거니신 시내산 수도원’(Monastery of the God-Trodden Mount of Sinai)이 원래의 이름입니다.
센 캐서린 수도원에 이어 후대에 지어진 부속건물들

 

김성종   youtu.be/C1Sokdxhr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