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서유럽 대가리

54 소렌토 (Surriento)

천천히 chunchunhi 2019. 10. 2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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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소렌토 (Surriento)

 

폼페이를 보고 나면 전철을 타고 소렌토로 가서 배를 타고 카프리(caprii) 섬으로 갔다가 나폴리로 가는 것이 정해진 관광의 코스가 되었다.

소렌토라는 지명은 로마인들이 이곳을 시레나(Sirena)의 땅이라는 뜻으로 수렌툼(Surrentum)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 단다.

시레나는 그리스어로 세이렌(Seiren)의 라틴어 및 이탈리아어식 표기이다.

그리스 전설에 의하면 세이렌(Seiren)은 달콤한 노래를 불러 뱃사람들을 유혹한 후 넋을 잃게 한 뒤 바다에 빠져 죽게 했다고 한다. (라인강의 로렐라이 언덕의 전설과도 비슷하다.)

지중해 모험을 마치고 배를 타고 귀향하던 율리시즈는 그녀의 노래를 듣고 싶어 몸을 돛대에 동여매고, 선원들의 귀는 밀랍으로 막게 한 뒤 이 바다를 지나갔다고 한다. 이 전설의 무대가 나폴리와 소렌토 앞 바다였던 것이니 이 지역은 그 때부터 노래가 유명하였던 모양이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로고에 나오는 머리 긴 여인이 바로 세이렌이란 님프, 요정이다. 허긴 항구도시 시애틀에서 뱃사람들을 유혹하며 1호점이 시작되었으니 아주 걸맞은 로고인 셈이다. 각설하고….

 

그래서일까?

우리들이 학창시절에 즐겨 부르던 노래, “돌아오라 소렌토로”(Torna a Surriento).

한 시대를 풍미하던 3 Tenors 가 우렁차게 부르며 세계인들의 귀를 즐겁게 하여 주던 노래의 본 고장 소렌토 역시 고대 로마시대부터 귀족들의 휴양지로 각광받아 온 곳이었다.  그러다 서기 79 8 24일에 폭발한 베수비오 화산의 용암으로 인근의 폼페이가 완전 매몰되자 폐허가 되다시피 한 소렌토는 시간이 흐르면서 절벽 위에서 지중해를 바라 보는 아름다움에 사람들이 모여 뒷산 비탈에 올리브를 경작하며 살았으나 생활은 어려웠기만 했단다. 그래서 고향에서 살기 어려운 나폴리와 소렌토 사람들은 19세기부터 희망을 찾아 미국 땅으로 많이 떠났고…..

 

소렌토 해변에는 1812년 세워진 고급호텔트라몬타노가 있다.

이 호텔의 트라몬타노 사장은 나폴리 예술가 집안의 젊은이 잠바티스타 데 쿠르티스와 동생 에르네스토 형제를 후원하고 있었다. 형제들은 그림과 조각뿐 아니라 음악과 시에도 재능을 보여, 형은 호텔의 테라스에서 시적인 영감을 얻는 시인이었고, 동생은 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작곡도 했단다.

지중해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예술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이 호텔에서 괴테, 바이런, 롱펠로, 입센 등 수많은 문인들이 절경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단다.

 

1902년 이탈리아 총리가 남부 이탈리아 가뭄 현장을 순방하는 길에 이 호텔에 묵었을 때, 소렌토 시장이기도 했던 트라몬타노는 총리에게 우체국 설립을 청원해 약속을 받아냈다. 트라몬타노는 총리가 약속을 잊지 못하도록 쿠르티스 두 형제에게 노래를 하나 만들게 했다. 이렇게 해서 형이 작사하고 동생 에르네스토가 작곡해 탄생한 노래가돌아오라 소렌토로(Torna a Surriento)’.

수리엔토(Surriento)는 소렌토(Sorrento)의 나폴리식 표기다. 소렌토를 떠난 연인을 부르는 듯하면서 소렌토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이 노래는 1902년 나폴리 피에디그로타 가요제에서 우승을 하며 첫 선을 보인 뒤 세계적인 명곡으로 알려졌다.

동생 에르네스토는 세계적인 테너 벤자미노 질리(B Gigli)의 반주자로 활동하는 동안  질리는돌아오라 소렌토로를 비롯해 에르네스토의 노래를 자주 불렀는데, 그중 도메니코 푸르노의 시에 부쳐 작곡한날 잊지 말아라(Non ti scordar di me)’돌아오라 소렌토로에 이어 세계적인 명곡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 뒤 우체국이 과연 생겼을까?

이 노래가 미국으로 이민 간 많은 사람들이 바다 멀리 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부르는 애창곡이 된 것을 보면 아마도 우체국이 지어 진 것 같다.

 

소렌토역 광장에서 시내로 가는 길에 잠바티스타 데 쿠르티스(Giambattista De Curtis)를 기념하는 청동 흉상이 있다. 흉상 아래에는 소렌토 시() 1982돌아오라 소렌토로발표 80주년을 기념해 그에게 헌정한다는 글귀가 있다.

그러고 보면 소렌토 시가 정작 기념해야 할 이는 작사자(잠바티스타)보다 작곡가(에르네스토)일텐데 그를 위한 기념상은 없다.

왜일까?

어떤 설은 이 노래가 나폴리 지방의 민요였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에르네스토 데 크루티스가 작곡, 시인이자 화가인 그 형, 잠바티스타 데 쿠르티스가 작사한  노래로 1905년 공식적으로 저작권이 등록되었단다.



잠바티스타 데 쿠르티스(Giambattista De Curtis)를 기념하는 청동 흉상.


폼페이 역. 옛날 한국의 시골 간이역 같은 모습이다.


폼페이에서 타고 소렌토로 가는 전동차. 많이 후지지만 옛 향수를 불러온다.


소렌토는 절벽 위에 세워진 도시이기에 역에서 내리면 이런 가파른 계단을 걸어 내려가야 항구에 갈 수가 있다.



이렇게도 내려 갈 수가 있지만….


해변에서 보는 소렌토.





[김성종] [9:42 PM]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ZB2JmQG-J2g

[김성종] [9:43 PM]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TZOfXyQ2su4



[chunchunhi 천천히] [8:52 PM] https://youtu.be/77z_J0JL6ps

[chunchunhi 천천히] [8:53 PM] https://youtu.be/FD4MfRLM9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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