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산 정상에서 보는 해돋이
낙타야! 어제 밤에 수고 하였다.....!
시내 사본이 발견 된 성 캐터린 수도원
10 모세의 발길 따라....시내산의 해돋이
아프리카 대륙과 아시아 대륙 사이에 자그마한 시내 반도가 있다. 대략 남한의 절반이 조금 넘는 크기다.
이 반도 왼편에는 모세가 갈라놓았던 홍해가 있고 이 반도 남단에는 모세가 하나님과 독대하면서 십계명을 받았다고 알려 진 시내산이 있으며 이 반도 곳곳이 출애굽한 유대 민족 2백만 여명이 40년간 유리방황하던 광야가 있는 곳이다.
어떤 성경학자들은 십계명을 받은 산이 여기 있는 시내산이 아니라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산이라고도 주장을 하나 정확한 기록이 남겨져 있지 않은 그 옛날의 일을 오늘의 우리가 맞다 그르다 하는 것 자체가 좀 우스운 일이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이 곳의 시내산이 바로 그 산이라는 것이 정설로 믿어져 왔으니 그걸 믿기에 오늘도 수많은 순례자들이 이 산을 힘겹게 오르며 그 때 그 당시의 감격을 되새기려 하는 게 아니겠는가?
등산길 초입에는 성경, 시내사본“을 소장하고 있던 성 캐터린 수도원이 아직도 그 옛날의 모습대로 세 있으며 이 산이 그 산이라고 항변을 하고 있으니까....
그래, 본시 믿음이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실상을 믿는 것이니까 어디라는 게 무에 그리 중요할까마는 이 산을 올라 떠오르는 해를 마지하려면 밤낮의 길이가 비슷한 3월 말경 이라면, 새벽 1시경서부터 서둘러야만 한다.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며 달리던 버스가 선 곳은 마치 장터를 방불케 하는 곳이었다. 버스도 많고 사람도 많고… 대 낯처럼 환하다. 그리고 들리는 베두인(Bedouin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아랍인들) 장사꾼들의 한국말! "싸요 싸! 낙타! 목사님!"
한국 사람들이 무척 오기는 왔던 모양이다.
조심할 것은 먼저 가격을 흥정해야 한다. 그리고 돈은 다 오른 후에 그 곳에서 주어야 한다. 흥정한 가격 외에 팁을 줄 때에도 너무 많이 주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내가 오를 때인 2007년에는 미화 10불에 2불 팁이면 되었는데.....
베두인들과 흥정이 끝나면 그네들을 따라 한참을 낮은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
점점 어두워 오다가 완전히 컴컴한 곳이 이르니 낙타 정거장인가보다.
어둠 속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낙타 등에 올라탔다.
어두워서 망정이지 밝은 대낮이었다면 아마 그 높이에 미리 질렸으리라.
허나 곧 탈만 하여 진다.
낙타의 흔들림에 몸을 맡긴 채 천천히 앞으로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 하였다.
산모퉁이를 한 구비 돌고 두 구비 돌아서니 마침 달이 떴다.
낙타 등에 않아 교교히 흐르는 달빛에 젖은 경개를 감상하며 오르는 산길의 운치…. 무어라 표현하랴….
시인의 가슴을 가졌다면 시가 절로 읊어 졌을 텐데……
하늘에는 총총한 별들….
줄줄이 늘어 선 사람들과 낙타의 대열은 저 멀리 까맣게 산 구비를 점점이 돌아가는 희미한 불빛으로 보이고….하늘의 별들이 내려와 산등성이까지 줄을 선 것 같다.
귀에 꼽은 mp3 player도 지칠 만큼 참으로 오랫동안 좁은 길을 돌며, 돌며 올라왔다.
드디어 낙타 종점에 온 모양이다. 내리란다. 이제 여기서 부터는 걸어야 한다.
그 걸음마를 위해서 벌써 얼마를 우리 집 지하실에서 연습삼아 걸었던가….
꽤나 가파른 길, 가끔은 정돈되지 않은 층계로 이어 지고….
듣고 온 소리에는 계단이 750 개라고 하던데… 750개 정도야…. 하던 생각이 그게 장난이 아니다.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감만 못하다기에 가면서 쉬면서 그래도 정상에 있는 베두인 가게까지 올 수가 있었다.
이 가게에 들어가 뜨거운 물을 사서 준비한 비장의 컵라면을 꺼내었다.
산길을 오르노라 등에서 땀은 났어도, 그 추운 밤에 올라온 길, 땀이 식으며 오한이 느껴지는 때에 산정에서 마실 수 있는 뜨겁고, 맵큰한 컵라면의 일미는 이런 데서 먹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르리라.(요즈음에는 컵라면을 들고 갈 필요조차 없어 졌단다. 그 가계에서 아예 팔기 시작 하였단다.)
해가 돋을 시간이 거지반 되어 온다.
새벽예배는 해 돋은 후에 드리기로 하고 저마다 카메라를 메고 산정으로 향했다.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저마다 정상으로 오르려 하나 정상은 한 점 뿐인데….
정상 가까이 좀 펑퍼짐한 바위에 함께한 일행들과 앉아 희미하게 밝아 오는 여명을 보고 있는 내게 부인의 기도 소리가 들려온다.
"하나님 아버지 ㅇㅇ를 낫게 해 주세요, ㅁㅁ를 낫게 해 주세요……"계속 이어지는 기도는 자기 자신보다는 남을 위한기도가 먼저가 아닌가!
그동안 기도는 은밀히 하는 것이라며 서로가 한 자리 누워 자면서도 기도소리는 서로가 못 들었는데, 이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그도 평생 한번 올 그 시내산 정상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간절히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처음이 이러니…… 나보다는 훨씬 앞서 있는 것 같다. 그런 줄 몰랐는데….
온 몸으로 느껴지는 전율!
어두움을 밀어 내며 밝아 오는 여명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흐려져 온다.
그 눈물에 범벅이 되어 보이는 태양의 찬란한 빛은 더욱 영롱한 광채를 만들어 내고….
이제는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돌아서며 보니 아침 햇빛을 받아 장엄하게 드러낸 산의 모습.
장엄이란 단어로는 표현을 할 수가 없는 장관이다.
"아침 해가 돋을 때 만물 신선하여라….."
흥얼거리며 아까 어둠 속에 허겁지겁 라면들을 먹던 그 집으로 들어가 함께 아침 예배를 드렸다.
이 경험과 느낌을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으리오.
끝 간 데 없이 구비 구비 이어진 산길을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내려오는 동안 모두가 하는 말, "이 가파른 산길을 낯에, 멀쩡한 정신으로는 절대 못 오르지….."
그만큼 산세가 깊은 바위 산, 그게 시내산이었다.
내려오는 우리들의 머리가 좀 더 희어졌나?
십계에서 본 촬톤 헤스톤처럼…..
'신문 연재-토론토지역 > 크리스챤 월드 성경 안밖의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9 목자들의 들판 - Shepherd´s Field (0) | 2012.01.28 |
---|---|
11 붉은 교회 – 버가모교회 2012-01-18 (0) | 2012.01.19 |
9 목자들의 들판 - Shepherd´s Field (0) | 2012.01.02 |
8 베들레헴 예수 탄생교회 구석구석 돌아보고 (0) | 2012.01.02 |
7 버가모 유적지 2011-12-07 (0) | 2011.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