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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버가모 유적지 2011-12-07

천천히 chunchunhi 2011. 12. 12. 09:40

7 버가모 유적지

 

서머나를 떠나 2시간 정도 북상하여 버가모 유적지에 도착했다.

BC 133년 이후 로마 통치를 받게 되면서 속주 아시아의 수도가 되었으나 후에 세력이 커진 에베소로 수도가 옮겨지게 되면서 쇠퇴하기 시작한 이곳 역시 이 지역에서 제일 높은 아크로(산꼭대기)에 신전을 지어 놓고 그 주위로 크게 번성하였던, 선사 시대부터 도시가 형성된 교통의 요지인 곳이다.

여기에서 말하는아시아가 지금의 터키 지역을 가리키는, 그 당시의 지식으로는 동쪽에 있어 아시아라 하였으나 후에 진짜 아시아와 삭갈리는것을 막기 위해 나중에는 소아시아라고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산 정상에 널려져 있는 유적들은 에베소의 유적에야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아직 발굴이 다 안 되어서 그렇지 이곳 또한 엄청 큰 도시였다.

버가모란 이름의 뜻 자체가 양피지(Parchment) 혹은 피지문서 이듯이

그 당시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이어 장서 20만권을 가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서관이 있었던 도시요,(3회에서 언급한 셀시우스는 이보다 조금 적어서 3번째다.) 아나톨리아 최대의 야외극장이 있었다고 하니 아마도 다 발굴이 되면 이 또한 엄청나리라.

 

산 정상 조금 아래에는 넓이 30m 높이 12m에 이르는 거대한 제단이 있었던 제우스 신전 터가 지금은 다 무너진 채로 커다란 소나무를 키우고 있었고, 술의 신 디오니소스(바쿠스),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 등의 신전이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었던 자리에는 무성히 핀 야생 양귀비가 만발하여 마치 새빨간 카펫을 깔아 놓은 것 같다.

그 곳에 혼자 서 있는 좀 큰 올리브나무에는 부적이 주렁주렁, 마치 하얀 꽃이 만발한 것 같다.

종이마다에 적혀진 사연들은 다 어떤 사연들일까?

건강? 사랑? ? 명예? 기껏 해야 인간 오욕칠정(五慾七情) 중에 한두 가지겠지……

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부적을 붙여 놓고 빌고 나서야 마음에 평안을 얻는 인간의 본심에는 별 변화가 없나보다.

이렇듯 눈에 보이는 로마황제를 숭배하는 신전까지 있었던 버가모에서 눈에 안 보이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인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으려니 얼마나 많은 유혹과 회유와 방해와 핍박이 있었을까?

하지만 이 시기에는 이 어려움 때문에, 그리고 믿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핍박으로 인해 오히려 종교적 순결을 지킬 수가 있었으니, 참 묘한 것이 종교여서 핍박을 받을수록 순수해지고 더 뜨거워지는 속성이 있나보다.

초대 교회의 그 열정을, 아무 제한 없이 자유로이 믿을 수 있는 오늘에는 보기가 힘드니까 말이다. 오죽하면 교회를 타락시키고, 교세를 약화시키려면 교회에 경제적인 풍요를 주면 된다고까지 말하였겠는가!

기독교가 온 사회를 지배하던 시절이었던 중세를 암흑시대(Dark Age)’라고 역사학자들이 말하도록 정치적으로 보호받았던 교회는 타락하여 급기야 에는 개혁의 불길을 일구어 놓지 않았던가!

루터의 종교개혁이후 오랫동안 신앙으로 앞서있던 독일 또한 그 신앙이 너무 신학으로 앞서 있어서인지, 아님 정부에서 보호하는 정책으로 인하여서인지는 모르겠으되 요즈음에는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을 찾아보기가 힘들게 된 채, 그 많은 교회들이 관광객으로만 붐비도록 되었으니, 참으로 묘한 게 종교이다.

 

세상에서 제일 가파르게 객석이 지어진 야외 원형극장에서 사진을 찍을 때 찍히는 사람들이 웃으며 하는 말들이 조금 더 뒤로..!”였다.

뒤를 돌아다보니 파인더를 드려다 보며 뒷걸음치다가 한발을 삐끗하면.?

~~~만큼 아래의 무대까지 초고속 특급으로 금방 도달을 하겠더라.

물론 뼈를 추스르노라 많은 시간을 고생하기는 하겠지만.

그 당시 그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관람을 하면서도 대형사고가 나지 않은 게 이상할 만큼 가파르게 지어진 객석이었다.

그 무대 뒤로 더 멀리에로 까마득히 보이는 도시의 빨간 지붕들이 장난감 집처럼 보이는, 경관 하나는 빼어난 버가모 유적지!

산 계곡을 댐으로 막아 이루어 놓은 커다란 산정호수를 보며 비탈진 길을 내려와

도시 중심에 있는 또 하나의 쓸쓸한 폐허로 왔다.

 

사진 설명

 

 

 

 버가모 유적지 : 머리가 달아 난 황제의 석상이여! 너의 그 영광이 어디로 갔느뇨?

 

 

 

세상에서 제일 가파르게 지어 진 버가모 야외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