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동구여행을 시작하면서
지하철에서 나오면서
거리를 걸으면서
거리의 악사들
2010년을 맞이하는 2009년의 송구영신예배에서부터 교회의 분위기가 좀 심상치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가 역시나로 무너 지면서 교회의 분위기가 너무나도 썰렁하게 2010년의 봄을 마지하고 말았다.
우여 곡절이야 그 구비마다가 다 한 권의 책이 될 이야기꺼리이지만 적어 무삼하리요. 허나 그 허탈해 진 마음을 날려 버리기 위해서 비행기를 타야겠다는 욕심아닌 욕망이 슬며시 고개를 들면서 이곳 저 곳을 기웃 거리다가 행선지로는 그 전 부터 동경해 오던 모스코바로 귀결이 되었다.
그래서 이 곳 저곳 여행사를 알아 보던 중에 모스코바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나자 모두가 말리지 않는가!
차선으로 옛 소련의 지배에 있던 동구라파 여행 package가 나타났기에 이것으로 정하게 된 것이다.
작년부터 함께 떠나기로 약속한 최태선씨 부부와 우리 둘.
넷이서 떠나는 오붓한 여행이다.
아니 물론 목적지에서 부터는 모르는 사람들과 합류가 되겠지만 지난 두번의 성지 순례 때처럼 다 아는 우리끼리만 떠나는 여행하고는 상황이 많이 다른 여행이 될 것 같으다.
허기사 여행의 목적부터가 다르니까….
이 봄에 아이스랜드에서는 화산이 터져 비행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지며 여정을 불안하게 하더니, 떠나기 이틀 전에는 런던에서 프라하로 데려다 줄 British Airway가 또 파업을 한다고 하지를 않나…. 그 곳의 일기 예보는 계속 비,비,비…..
계속 불안의 연속으로 천천히 가기만 하던 시간도 결국은 흘러 5월 26일 오후 3시, 비행장으로 향하는 차창으로 들어 오는 햇살이 따거운 오후였다.
우리의 여로 또한 런던에서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는 파업을 안한다고 확인이 되었기에 마음 역시 따사로울 수가 있었지.
그래서 공항에서 기다리며 나누는 대화 역시 따뜻하여진 모양이다.
오후 6시 30분 정확하게 출발하는 Air Canada.
지구가 돈다고 하지만 어디 우리가 느끼기나 하는가?
그런데 비행기를 타면시간의 차이가 몸에 와 닿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아마도 우리가 이 땅에 발 붙이고 있는 동안의 시간과 우리 발이 허공에 떠 있을 때의 시간은 다른 시간인 모양이다.
한 밤 중이어야 할 테인데 막상 런던에 도착할 때에는 떠 오른 해가 아침 안개도 다 걷어, 청명한 아침 6시 30분, 허나 비행기에서 내려 터미날로 나왔을 떼에는 어느덧 7시가 가까워지지 않았는가.
제 3 터미날에서 제 5 터미날까지 가는 시간 또한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또 보딩 패스를 받아야 한단다.
또 걸리는 시간…., 결국 7시 55분 발 비행기를 7시 50분 경에 탈 수가 있었다.
아주 작은, 도시와 도시를 이어 주는 작은 비행기에 몸을 맡긴 2시간의 비행후에 프라하에 내리니 날은 잔뜩 지프러 있었지만 비는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고 하였었는데….
세관통과도, 국경통과도 일사천리, 참 좋은 세상이 되었다.
대합실에 나오니 팻말을 들고 기다려야 할 가이드가 보이지를 않는다.
아직 안나왔나? 하며 두리번 거리는 데 또 두리번 거리는 웬 여자가 눈에 띄인다. 말을 거니 자기가 가이드란다. 허, 참! 준비성 치고는… 팻말이나 하나 들고 있을 일이지….
미리 와서 기다리던 일행들과 합류하여 Clarion Congress라는 호텔에 도착하니 시간은 아직 12시가 안되었는데….가이드 말이 자기는 오늘 갑작이 비행장에서부터 호텔까지만 데려다 달라는 부탁을 받았기에 일정표에 있는 대로 앞으로는 자유시간이란다.
즉, 오늘 알정은 없단다.
그러면서 이따가 저녁에 도착하는 일행과 7시에 합하여 함께 저녁먹으러 가는 것이 전부란다.
허허, 이 금쪽같은 낯 시간을 어이 할꼬….
프라하 시내 구경을 가야겠기에 안내를 부탁하니 나갈 사람들이 몇이나 되는지 알아 보아 달란다. 생면 부지의 사람들이지만 앞으로 함께 할 사람들이니 상황을 설명하고 물어 보니 엄청 피곤해 하는 사람 두엇을 빼고는 거의 다 나가겠단다. 어짜피 호텔 체크인을 하려면 3시간을 로비에서 더 기다려야 하니까….
내일의 일정을 보여 주고, 내일에 없는 곳과 혹 내일 가더라도 내일 일정이 오전 뿐이기에 잘 볼 수가 없는 곳을 중점적으로 가이드를 부탁하여보았다. 그리고 천문시계탑에는 꼭 올라가 보아야 겠다는 부탁과 함께…..
버스는 없고, 그래서 지하철과 전차를 이용하여 7시까지 가이드 해주는 조건으로 가이드와 합의를 보았다.
짐을 호텔에 맡겨 놓고 가이드를 따라 거리로 나섰다.
먼저 서브웨이를 타고 움직인단다.
티켓은 한장을 사면 그 티켓에 적혀 있는 시간 만큼 몇번이고 갈아 탈 수가 있단다. 그래서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당부를 한다.
노인네 들이지만 국민학생들 처럼 말들을 잘 듣는다.
아님 다른 별 재간이 있겠는가? 말도 모르고 거리도 모르니……
서브웨이를 타러 들어 가는 길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어쩜 그리도 깊게 파 놓았는지…..
역도 깨끗하고, 열차도 깨끗하고, 타고 있는 사랍들도 순박한 것 같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모두들 배가 고파 하기에
제일 먼저 간 곳이 이곳 특식으로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는 “스트라호프수도원(Strahovskeho Klastera)”으로 갔다.
프라하의 옛 성곽이 시작되는,프라하에서는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수도원이라고 한다. 높으니까 전망은 당연히 좋겠지.
우선은 허기진 배를 채워야 겠다.
수도원 옆에 있는 중세 고풍의 식당으로 들어가, 가이드가 시키는 대로 이곳 전통음식을 시켰다.
소고기던지 돼지고기던지 선택을 할 수가 있단다.
소고기로 주문을 하였지.
이름을 적어 놓았어야 하는 데 짧은 기억력은 이제 그 이름도 기억이 안나지만, 단지 고기를 다져 만든 Meat loaf 같은 조각위에 죽 같은 소스를 뿌리고 옆에는 빵과 떡의 중간쯤 되는 것을 몇 조각 놓았는데…..
맛은? 거저 그랬던 것 같다. 거저 내 입에만 그랬던 모양이지?
남들은 잘도 먹는데…ㅎㅎㅎ
점심을 먹는 동안 찌프렸던 하늘은 기어히 비를 뿌리고야 말았다.
허허 이제는 어쩐담? 단체 버스도 없고, 우산도 없고….
한 상에 둘러 앉아 점심을 먹는 동안 서로 통성명하며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이 오가자 누구를 아느냐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참 세상 좁다.
앞에 앉아있는 텍사스에서 온 사람이 대는 이름들이 내가 다 아는 사람들이 아닌가? 허허허
한참 이야기 꽃을 피우다 보니 비는 그쳐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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