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흔적을 찾아서

13 모세 기념교회 - 느보산

천천히 chunchunhi 2020. 8. 21. 07:12

13 모세 기념교회 - 느보산

 

이정표 옆에 서있는 모세의 놋뱀을 타우형(헬라어 T) 십자가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페트라를 통과하여 쉬운 길로 가나안을 가려는 시도가 실패하자 또  모세를 원망하며 불평하였지요.

노한 여호와께서 불뱀을 내어 백성 중에 죽은 자가 많아지자 다시 모세에게 매달리고, 또 모세가 여호와께 기도하니 주신 처방이 놋뱀을 만들어  장대 위에 매달아 물린 자마다 쳐다보면 살게 하시었습니다. ( 21:4~9)

많은 목사님들과 성경 학자들은 이를 두고 예수 그리스도를 예시한다고도 하지요.

느보 산정에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있는 모세의 지팡이를 감고 있는 놋뱀을 바라보는 저희들 모두도 잠시나마 그 옛날의 광야로 돌아가게 하여 주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앰뷸런스에도, 또 의사들의 흰색 가운에도, 세계 보건기구의 로고에도 막대기를 휘감고 올라가는 뱀이 그려져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뱀을 그려 넣은 것은 성경에서 기초하였다기보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에서 유래되어 고대 의학의 상징으로 사용하다가 중세 들어 로마 가톨릭 교회에 의해 사용이 금지되었었지만 종교개혁 이후 다시 사용되기 시작하여 지금은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 나라의 의료계통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돌아서면 바로 보이는 뱀이 감싸고 있는 철로 만든 십자가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높이 서 있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조각가 지오바니 판토니의 작품으로, 모세가 시내 광야에서 뱀에 물린 사람들을 살려내기 위해 만들었다는 놋뱀과, 인류 구원을 상징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복합시킨 의미 깊은 작품입니다.

 

40년 광야생활 끝에 자신은 들어갈 수 없는 가나안 땅을 조망하며 숨을 거둔( 32:49) 느보산 위에모세 기념 성당이 있습니다.

394년의 에제리아(Egeria) 수녀의 순례기에도 언급되었으며, 5세기에 가자의 주교였던 이베리안의 베드로(Peter the Iberian)의 기록에도 남아 있는 것을 보면 4세기 초에 지어진 후 세월이 가면서 증. 개축되어 온 것 같습니다.

 

1967, 아랍과 이스라엘 간의 6일 전쟁이 일어나면서 느보산은 중요 군사 지역이 되기도 하였지만 전쟁이 끝난 후부터 요르단은 느보산을 순례자들과 방문객들에게 개방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작은 형제회 성지 관구에서는 순례자들이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유적과 모세 기념성당의 아름다운 모자이크를 보호하기 위하여 1963년에 임시 지붕을 씌웠습니다.

(작은 형제회는 프란치스코회를 이르는 우리말로, 1209년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에 의해 창설된 단체로 세계 도처에 관구를 두고 선교활동을 하고 있으며 성지 관구는 세계 곳곳의 성지를 세우고 보호 관리하고 있는 단체로 800년이 넘도록 봉사하고 있습니다.)

 

성지 관구는 2008년에 역사적인 유적들을 보호하고 성지를 찾는 순례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하여 1963년에 지어진 건물을 뜯어내고 기념 성전을 재 건립하기로 결정한 후 성전 재건축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모세의 전망대와 비잔틴 시대의 아름다운 모자이크와 유물들은 기념관과 임시 천막 안에서 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하였던 2007년은 이 공사가 시작되기 바로 전이었습니다.

교회 안에는 그 옛날 아름다움을 자랑하듯 정교하게 만들어진, 그러나 부서져서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기둥들이 여기저기 전시되었고 최근에 와서야 발굴되기 시작하였다는 그 옛날 비잔틴 시절의 아름다운 모자이크 바닥들이 여기 저기 그 흔적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역시 옛날 사람들의 믿음과 장인정신은 요즈음의 발달된 재료와 장비로도 따라갈 수가 없도록 훌륭하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여 주는 아름다운 모자이크의 편린들이었습니다.

아직도 계속 발굴되는 옛 유적들을 복원하며 새로 건축되는 모세 기념교회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복원이 되려는지….

가늠할 길이 없으니 다시 와 보는 수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때를 기약하며 가나안의 관문인 여리고성으로 행진을 계속하여야겠습니다.

 

2008 년 수리 전 옛 모세기념교회의 모습

 

 

성지로 올라가는 중간 지점에 있는 성인 기념상,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방문 기념으로 세워졌습니다.
모세 기념 표지석

옛 무덤의 문으로 사용하던 돌 문, ABU BADO

어떤 설명에는 예수님의 무덤 앞을 막아 놓았던 돌문이라고 추정하여 전해져 오고 있다고도 합니다.

결정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갑바도기야의 데린구유 지하도시에서도 이런 문으로 적들을 막었던 자취가 있습니다.

 

1933 년 발굴한 4세기의 모세 기념 성전 터.

 

두 개의 긴 희랍어 비문에서는 건물을 재건축한 햇수인 531년과 마다바의 주교 이름, 수도원장의 이름, 로마 관리의 이름과 모자이크 공사를 진행한 장인의 이름을 전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이 성당은 597년에 각종 새와 동물들의 모자이크로  아름답게 장식 하였는데 그 바닥 아래에는 자연 바위를 깎아서 만든 여섯 개의 무덤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임시 전시실에 옮기기 전 교회 내부  모자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