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페트라 (Petra) - 요르단
에서의 후손들이 거주하던 에돔(Edom)과 모압의 접경 지역에 자리한 곳으로
모세가 유대 민족을 이끌고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가던 중, 빠른 길인 에돔 왕국의 수도, 페트라의 통행 허가를 위하여 사신을 보내었으나, 에돔왕의 완강한 거절로 결국 광야로 우회(민 20:18)하여 느보산으로 가게 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 지역에는 모세가 지나갔다고 하여, ‘무사와디’ (모세의 계곡)라고 불리는 곳과 ‘모세의 샘’이라고 불리우는 우물이 여러 곳에 있다고 하니 결국 조금 전에 “므리바의 모세의 샘물”이라며 들렸던 조그마한 바위는 결국 ‘므리바의 바위”가 아니라 많은 모세의 샘들 중의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세월이 흘러 기원 전 300년경 에돔 사람들을 몰아내며 나밧 사람(나바테안 Nabateans)들이 이 지역을 장악하며 함께 거주하였답니다.
나바테안들은 신. 구약 중간시대, 즉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헤롯 대왕 시대에 이들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나오며, 이 지역 문화의 절정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기원전 63년, 로마제국이 이 지역을 비롯하여 지중해변에 기거하던 유대인들을 지배하는 동안 종교의 힘으로 똘똘 뭉친 유대인들을 지배하기가 힘들어지자 에돔 출신의 외교의 귀재, 헤롯에게 유대지방의 통치를 위임하자 “헤롯 대왕”으로 예루살렘에 부임하였으니 나바테안들이 이곳에서 더 번성할 수가 있었겠지요.
“왕의 대로”가 지나는 지역이었기에 활발한 문물 교역으로 향신료, 철, 직물, 의약품, 특히 값비싼 유향 등을 무역하며 이 지역에 많은 유물을 남겨놓았는데, AD 106년 로마 황제 트라이아누스(Traianus)에 의해 나바테아 왕국이 멸망하며 나바테안들은 페트라와 함께 역사에서 종적을 감추었다고 합니다.
13세기 십자군에 의해 잠시 요새화 된 적이 있었으나 그 후, 1812년 스위스의 탐험가 요한 부르크하르트가 재발견 하였으니 웬일인지 한동안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다가 1929년에 이르러서야 이곳의 발굴작업이 시작되었고, 1964년에 일반에게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 1989)'의 끝 부분에서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가 성배를 찾기 위해 거대한 바위산 협곡을 말을 타고 빠져나가면 광장 맞은편에 돌산을 깎아 만든 거대한 성전이 나타나지요. 그리고 그 성전 안에서 미로 같은 동굴을 통과하여 성배를 찾게 되는데 이 장면의 촬영지가 바로 '페트라'였습니다. 이 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게 된 명소로 변하여 이제는 죽기 전에 꼭 보아야 할 명소 10군데 중의 한 곳이 되었지요.
입구에 들어서면 조랑말들과 연로하신 분들을 위한 마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참을 걸어 내려가야 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부가 이끄는 조랑말을 타고 뙤약볕이 쬐이는 광야를 한참 내려간 후, 말에서 내려 '시크'라고 불리는 거대한 바위틈 속으로 나 있는 좁은 길을 걸어 내려갑니다.
좁은 길을 따라 양 옆으로 치솟은 기암절벽, 그 절벽을 이용해서 비가 올 때마다 그 빗물을 모으기 위해 파 놓은 수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안 보이는가 하다가는 좁게 보이고, 빠알간 암석 사이에 뿌리내린 생명력 강한 몇 그루의 나무가 햇빛을 받아 진한 초록으로 반짝이는 장면이 경이롭습니다. 하나님이 아니고서야 그 누가 이런 장관을 연출할 수가 있겠는지요….
모두들 야! 야! 탄성을 연발하며 한참을 내려가다 한 구비를 도니 다시 탄성이 터집니다.
바로 사진에서만 보아 오던 그 "보고"라는 별명이 붙은 "카즈네"가 위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요!
페트라의 유적 중 대표적인 것으로, 전면에 6개의 '고린도'식 석주가 서있는 희랍식 건축 양식의 건물로, 기원 전 1세기경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정면 제일 윗부분에 항아리 형태가 조각되어 있는데, 그 속에 나바테안들이 보물을 숨겨 놓았다는 설이 전해져 '보고'라는 이름이 생 겼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영화와는 달리 내부는 의외로 단조롭습니다.
돌을 파내 규모가 큰 직사각형 방들을 만들어 놓았을 뿐입니다. 건물의 내부 벽면에는 아무런 장식이나 벽화가 없지만 암석 자체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색깔과 기하학적 또는 물결무늬들이 방 전체를 휘감고 있어 어떤 궁중 벽화나 장식보다도 현란하고 황홀하게 보입니다.
그다음으로 유명한 것이 알-데이르(Al-Deir), 일명 '수도원'이라고 부르는 건물로 계단 800개를 올라가야만 볼 수 있는 페트라의 유적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전면의 폭이 50m, 높이가 45m에 이르지요.
오보다스 1세 (Obodas I BC 96~86년 즉위)의 무덤으로 여겨지는 곳이라는데 수도원으로 불리게 된 것은, 이 건물 내부 벽면에 십자가 몇 개가 새겨져 있는 데서 유래했답니다. 아마도 십자군 운동 때 교회로 사용하며 새겨 놓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고 그 이전 교회가 핍박받을 때 이 곳으로 숨어든 초기 기독교인들의 자취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페트라 유적에서 알-데이르를 빼놓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오르는 길이 힘들 뿐만 아니라 거리 상으로도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처럼 보통 하루 일정으로 온 사람들은 이야기로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로마가 점령하였었으니 야외 원형 극장이 없을 수가 없겠지요.
바위산 자체를 깎아서 만든 것으로 로마인들과 나바테안들의 기발한 독창성과 우직한 추진력이 발휘된 작품으로 33개의 계단식으로 되어 너비가 40m에 이르며, 7천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입니다.
이렇게 나바테안들은 돌을 깎아 웅장한 건물들을 만들었으나 그들의 손은 결코 거칠고 투박한 석공의 손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그곳에서 출토되는 질그릇의 문양은 놀라울 정도로 세련되었고, 토기의 두께는 2㎜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고 섬세해 '계란껍질 토기' (egg-shell pottery)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이니까요
재미있는 것은, 산 사람들은 이곳에 천막을 짓고 거주했고, 죽은 이들을 위해선 절벽의 모래 바위를 손으로 파 동굴을 만들어 공동묘지의 도시를 건설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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