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코펜하겐 2 – 덴마크
(전 호에 이에)
어느 날 스웨덴의 왕이 게피온에게 하룻밤 사이에 갈아 엎을 수 있는 만큼의 땅을 주겠다고 약속하였단다. 아마도 덴마크가 스웨덴을 지배하기 오래 오래전의 이야기인 것 같다. 덴마크의 건국 신화라고 하니까!.
이에 게피온은 네 명의 아들을 황소로 변하게 하여 밤새 밭을 갈아 엎어 약속한 땅을 얻은 후 이 땅을 바다에 던져 섬이 됐는데, 이것이 오늘 날 코펜하겐이 있는 셀란섬이 됐고, 땅이 파인 곳은 스웨덴에서 가장 큰 베네른 호수가 됐다고 전해진단다. 건국 신화 치고는 매우 소박한 이야기인 것 같다.
분수대 옆에는 덴마크 유일의 영국 성공회교회가 아직도 살아 있어 영국과의 역사적인 관계를 증명하여 주고 있는 것 같다.
해변에 있는 왕립 선착장 건너편 항구에는 코펜하겐의 명물 오페라하우스가 있다.
1956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설계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은 덴마크의 건축가
우촌(Utzon, Jorn, 1918~2008)이 2005년 인공 섬 위에 건립하였다.
외양은 평범하여도 오케스트라의 규모에 따라 객석을 1492~1703석 규모로 바꿀 수가 있으며, 어느 자리에서나 똑같은 음량과 음색으로 연주를 들을 수 있도록 음향설계가 완벽하며, 외관을 유리로 장식해 공연장 곳곳에 자연채광이 들도록 했다. 또한 냉매대신 바닷물을 순환시켜 찬 바람을 내게 하는 에어컨으로 냉방을 한다.
항구에서부터 도보로 20∼30분이면 웬만한 관광지는 다 돌아볼 수 있다.
도심에는 도로 중앙에 매달린 가로등 아래로 차도만큼 넓은 자전거길들이 나 있고, 역 앞 광장에는 자전거 파킹장이 엄청나다. 여왕도, 장관도, 국회의원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근면의 나라 덴마크, 언덕이 없다. 허긴 달가스가 국민들과 함께 개간한 매립지들이니까…
코펜하겐의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은 바로 시청앞 광장이다.
1892년에 착공하여 1905년에 완공된 청사의 정면 중앙 벽에는 금빛 찬란한 '압사론' 대주교의 조각상이 선명하고, 코펜하겐에서 가장 높은 첨탑의 시계가 보인다.
왼편 중앙 도로에는 두명의 바이킹 병사가 나팔을 부는 청동상이 높이 세워져 있다.
들어서면 바로 오른쪽에 '옌스 올젠'이 설계한 천체시계가 있다.
제작기간만 27년이 걸렸다는 이 시계는 덴마크인들의 정확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청사 오른쪽으로는 '안데르센' 동상이 있고 시청 앞 넓은 광장은 각종행사, 집회의 장소로 시민 생활의 중심이 되어 항상 붐빈다.
1843년, 덴마크의 건축가 게오르크 카스텐슨(George Carstensen)이 세웠다는 세계 최초 테마공원, 티볼리(Tivoli)공원이 중앙역과 시청 사이에 있어, 해마다 덴마크 전체인구에 맞먹는 관광객들이 찾는다는 인기최고의 명소로 정원, 분수, 백조의 연못, 보트놀이, 제트코스터, 롤러코스터, 번지 드롭, 회전목마, 팬터마임극장, 야외무대, 매직 카펫, 콘서트홀 등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 공간을 갖추고 있다.
1914년에 만들어 아직 운행 중인 목제 롤러코스터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시설로 유명하단다.
원형으로 지어 진 왕궁 광장중앙에는 덴마크를 중심으로 노르웨이, 스웨덴, 세 나라를 동군연합(同君聯合)으로 묶은 칼마르 동맹의 주인공인 마르그레테 여왕의 기마상이 있다. 오늘날의 덴마크 여왕은 상징적인 존재로 국정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지만 매일 정오 12시에는 위병들이 교대 행사를 하여 많은 관광객들의 호기심과 눈을 즐겁게 하여 주지만 영국 윈저 성에 비하면 많이 초라한 듯하다.
스칸디나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코펜하겐에는 많은 공원과 푸르스름하게 산화된 구리지붕이 있어 흔히 ‘green city’라 불리며 아름답고 깨끗한 거리로 유명하다.
공원 의자에서 사랑을 나누는 젊은이들 옆으로 죠깅을 하는 사람들과 어린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지나고 맑은 물에서는 백조들이 노니는 아름답고, 깨끗하고, 자유로운 도시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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