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서유럽 대가리

73 로렐라이 언덕 – 독일

천천히 chunchunhi 2020. 3. 13. 05:26

73 로렐라이 언덕 독일



73 로렐라이 언덕.pdf


 

시인은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우주를 본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범인, 즉 나 같은 보통사람들은 우주 속에 살면서도 우주를 보지 못하고 거저 살아온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덴마크의 인어 공주 상”, 벨기에의 오줌싸게 소년 상과 더불어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유럽의 3대 썰렁 명소라고들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세상 풍진 속에 이제는 손과 발이 떨리는 많은 노인네들이 여기저기서 그 언제인가 가슴 떨리도록 심취하였던 마음 속의 동경과 사랑을 되새기며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흐린 눈동자로 바라보는 로렐라이 언덕이어서 항상 바쁜 곳이다.  

 

우리가 사춘기였던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우리를 가르치시던 선생님들은 대개가 일제시대 때 교육을 받으신 분들이었다.

우리 나라가 이조시대일 때, 일본에 나타난 신흥세력인 메이지 정부가 서구에서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진 일들을 십 수 년 만에 성공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 식민지가 없었으면서도 선진 대열에 끼일 수 있도록 발전한 독일을 롤모델로 하여 성공하였기에 자연스레 독일의 문화와 학문의 영향을 받게 되었고, 그런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 밑에서 교육받은 우리들 또한 간접적으로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을 학창시절이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그 당시 일본은 독일과 연합군을 형성하고 있었던 상태가 아니었던가!

그래서인지 음악도 문학도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았었던 것 같다.

로렐라이 언덕 아래를 흐르는 라인강이 어떠한 강이라는 것과 로렐라이 언덕이라는 시와 노래를, 아마도 독일에 가 보지도 못한 채, 선생님의 선생님으로부터 전해 들었을 이야기를 우리에게 아름다운 환상 속에 빠지도록 가르쳐 주셨으니까.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1792-1856)는 괴테처럼 독일에서 숭상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자신의 삶과 신념, 그리고 시의 세계를 낭만주의적 시로 표현하면서 독일 후기 낭만주의 문학의 주요 대표자로 불리도록 그의 많은 시들이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부모가 유태인이었기 때문에 후일 나치 치하에서는 하이네의 시들을 명시선집에 '작자 미상'의 시가로 표기하며 포함시킬 수밖에 없도록 그의 시들은 계속 사랑을 받아왔다.

그 시 중의 하나, “Loreley” 란 시에, 그 당시 독일 튀빙겐 대학교의 지휘자로 있으며, 독일 및 여러 나라의 민요와 종교 음악 등을 수집,정리하며 작곡하던 프리드리히 질허(Philipp Friedrich Silcher, 1789 ~ 1860)가 곡을 붙인 것이 우리들이 애창하던 로렐라이 언덕인 것이다.

“Loreley”

옛날부터 전해오는 그 이야기

내 마음에 끝없이 떠올라

왠지 자꾸만 서글퍼지네.

 

라인강은 고요히 흐르고

날씨는 차갑고 어두워지는데,

산봉우리는 저녁 빛이

눈부시게 빛나네.

 

너무나도 아름다운 젊은 여인이

그곳에 황홀하게 앉아있네.

그녀는 금빛 장신구를 반짝이며,

금빛 머리칼을 빗어 내리네.

 

금빛의 빗으로 머리를 빗으며

그녀는 노래를 부르네.

마술같이 사람을 홀리는

노래의 선율.

조그만 배에 탄 뱃사공은

걷잡을 수 없는 슬픔에 사로잡혀

암초는 보지도 못하고,

언덕 위만 쳐다보네.

 

마침내 물결이 조그만 배와 함께

뱃사공을 삼켜 버리겠지.

그녀의 노래로써 그렇게 한 것은

바로 로렐라이 언덕.

(번역 카나비 배용)[출처] Loreley (로렐라이 언덕)-하이네 시

 

로렐라이라는 처녀가 배신한 연인에게 절망하여 라인강가 바위언덕에서 몸을 던진 후 부터 어두워질 무렵이면 아름다운 목소리로 뱃사람을 유혹하여 조난시키는 반인반조(半人半鳥)의 요정으로 변했다는 전설이 얽혀 있는 언덕이다.

이 전설은 수많은 문학작품과 노래들의 주제가 되었는데, 하이네가 지은 시에는 25명 이상의 작곡가들이 그들의 영감으로 작곡한 곡이 붙여졌지만, 프리드리히 질허의 노래가 가장 널리 불려진다.

노래 가사는 많이 함축되어 있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쓸쓸한 이 말이,

가슴속에 그립게도 끝없이 떠오른다.

구름 걷힌 하늘아래 고요한 라인강

저녘 빛이 찬란하다 로렐라이 언덕.

 

저편 언덕 바위위에 어여쁜 그 색시

황금빛이 빛나는 옷 보기에도 황홀해

고운머리 빗으면서 부르는 그 노래

마음끄는 이상한 힘 로렐라이 언덕

 

유럽의 3대 썰렁 명소 중 하나라는 말을 인정하기에는 한 평생 간직하여 온 환상이 아까워, 저녁노을이 아니라 아침 햇살을 받으며 유유히 흐르는 라인강을 한참 내려다 보았다.  어디 즈음 떠 내려 갔을까?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란다.



로렐라이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라인강


이 바위 위에서 뛰어 내렸단다.


좁은 언덕에 사람들이 많이 오기에 아침 일찍 가야 된다는 성화에 일찍 오고 보니 기념품 가게도 아직 문을 열기 전이었다.


라인강변 정경.




근처의 고성들이 고급 호텔이 되었다.



[김성종] [5:50 PM] https://m.youtube.com/watch?v=3DX_aykzT9Q&feature=youtu.be


[김성종] [5:50 PM] https://m.youtube.com/watch?feature=youtu.be&v=dqzqVPjD0d0


Johann Strauss - Loreley-Rhein-Klänge, Waltz (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Zubin Mehta)                     

https://youtu.be/EXbQFeUkt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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