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2016년 한국

18 제주도 2 - 한국 안의 외국

천천히 chunchunhi 2017. 1. 20. 02:31


18 제주도 2 - 한국 안의 외국

 

오늘 아침도 제주도는 내게 한라산 봉우리를 보여 주지 않는다.

아마도 어제 비행기로 오는 동안 구름 위로 나온 속살을 사진기에 담은 내게 심술을 부리는 모양이다.  간간이 햇살은 나 오는데 그 영봉을 휘감고 있는 구름은 좀처럼 흩어 질 줄을 모른다.

호텔에서 양식으로 아침을 푸짐하게 먹고 처음 간 곳이 유리의 성이라는 관광지다.

도야지 뱃살로 도배한 내 배를 쓰다듬으며 들어 간 유리의 성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조금은 어색한 감이 들기도 하였지만 잘하노라고 노력한 수고가 곳곳에 배여 있도록 어린 아이들에게는 정말로 환상적인 곳이 될 수가 있는 곳 같았다.

간간이 얼굴을 내 미는 햇살이 유리 조각들을 비추일 때 그 안에서 부서지는 색체가 참으로 기묘한 느낌을 주고 있었으니까.

한바퀴를 돌아 나오니 중국 서커스를 보러 빨리 가야 한단다.

여러 여행사에서 오기 때문에 늦으면 좋은 자리를 못 잡는다나?!

옛날에 보던 광장에 커다란 텐트를 치고 형형색색의 깃발을 꼽고 북 치며 나팔 불며 관중을 부르던 그런 서커스가 아니라 아예 콘크리트로 지은 커다란 건물 전체가 서커스장이다. 공연하는 모든 단원들도 한국 사람들이 아닌 중국 사람들이란다.

허긴 유 튜브에서도 환상적인 중국 서커스를 여러 번 보아왔기에 일면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으나 막상 그 많은 사람들 틈에 겨우 자리 잡고 앉아서 보는 공연은 실망스러웠다.

그 자그마한 체구로 실수없이 묘기를 부려야 하도록 피눈물나는 노력을 한 단원들에게는 많이 미안한 말이지만 거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조금 아까운 느낌이었으니까. 

단지 제일 마지막에 행한 오토바이 공연은 참 박진감이 있도록 아슬아슬하게 위험을 피해가며 5명의 주자들이 자그마한 원형 안을 서로 엇갈려 돌아가는 궤적과 굉음이 지금까지 불만스러워 하던 마음을 흔들어 놓으며 서커스의 막이 내렸다.

 

이제 제주도 특미 고등어 조림 정식으로 점심이란다.  이그~~~ ?!!!

허긴 아침을 든든히 먹었으니까!  ㅎㅎㅎ

점심 후에 서귀포항으로 가서 서귀포 유람선탑승 후 해상 관광이 있다.

서귀포 항구도 30여년전에 왔을 때 보다 많이 달라져 있었다.

항구 앞 새섬을 이어 주는 다리가 놔 져서 새섬이 이제는 섬이 아닌 새섬이 되어 관광객들이 편히 오갈 수 있게 해 주었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하여 섬 둘레길도 잘 정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우리의 유람선은 서귀포의 서쪽 해안에 있는 범섬 까지를 돌아 오는 뱃길 동안 제주 남단의 경개를 바다에서 보는 것이다.

아직도 한라산은 분이 안 풀렸는지 구름 속에 가려 그 자태를 보여 주지를 않으니 거저 해안풍경으로 만족하는 수 밖에….

청정지역이라는 제주도 앞 바다에 쓰레기가 너무나도 많다.

둥둥 떠 다니는 많은 프라스틱 물병들과 나뭇가지, 그리고 스타이로폼 포장재질들….

바닷물은 그리 오염되 보이지 않는데 이 많은 쓰레기들이 떠 다니는 이유는 무얼까? 금방 답이 나온다.

바로 며칠 전인 104일 제주도를 강타하고 지나간 태풍 차바가 쏟아 부은 폭우로 지상에 있던 많은 쓰레기들을 다 바다로 씻어 내린 때문이다.

오늘이 1018일이니 아직 바다까지 다 치울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겠지.

태풍 차바가 가장 늦게 한국을 찾은 역대 2번재로 큰 수퍼 태풍으로 기록이 되었다니까.

제일 큰 태풍은 내가 중학생일 때 찾아 온 사라호인줄 알았었는데 이번에 보니 1994 1010일에 한국을 찾아 온 태풍 세스란다.

허긴 나의 기억은 옛날 사람이니까….!

 

흐린 하늘 사이로 잠시 얼굴을 내밀었다가는 다시 숨는 태양을 아쉬워 하며 둘러 본 범섬의 해안가을 따라 이루어 진 바위들의 각진 특이한 형상인 주상절리의 장관을 한참동안 선장의 입담을 들으며 구경하고는 돌아 오는 길에 문섬 섶섬을 거쳐 바다로 떨어 지는 폭포, 정방폭포를 보며 항구로 돌아 왔다.

아쉬움은 좀 남겨 두어야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미련이 생길 터이니 이 정도로 참자! 하며 하선을 하니 다음은 이름도 생소한  카멜리아힐로 간단다.

빨간 꽃닢이 떨어 진 동백꽃밭 배경의 환상적인 모습의 카멜리아 힐이라는데….

지금은 동백꽃이 필 시기가 아니니 그 환상의 기대는 많이 접어 두어야 할까보다.

기대를 미리 접어 두어서인지 그리 큰 실망을 하게 하지는 않은 정원이다.

캐나다의 서부 밴쿠버 앞에 있는 밴쿠버 아일랜드의 빅토리아 부차드 가든

(Victoria Butchart Gardens)을 모방한 것 같기도 한 조형 속에 많은 꽃나무들을 심어 놓았는데

화무십일홍이라 하였는데 나는 그 십일이 지난 후에 왔으니 머리 속으로 그 꽃들의 자태를 그리며 향기를 음미하는 수 밖에….

가을 꽃들 조차 거의가 다 화분에 심겨 있어 감흥을 절감하고 있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잇는 제주도 하루방.  규모도 천차 만별이다.


유리의 성 안 정경들








먹지 못하는 콩나물







제주도 서커스인데 단원은 전부 중국 사람들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중국사람이 번다"는 옛말이 조금 바꾸어 져햐 하는 오늘이 된 것 같다.

안에서는 촬영 금지!!!!!


서귀포 항에서 유람선을 타며....

새 섬으로 가는 다리


등대 뒤로 보이는 시커먼 하늘!



해방 전 일본군인들이 본토사수를 위해 한국사람들을 징집해 파 놓은 동굴들.

저게 무슨 효과가 있었을까?  또 고생은 얼마나 하였었을까?

위험을 무릅쓰고 고기를 잡으려는 태공들.

파도에 쓸려 죽은 사람들이 심심챤게 나오는데....


범섬의 주상절리.  참으로 희안한 바위 형태다.




그러면서도 약한 곳은 이렇게 파 들어가게 되고.....


이 사람들은 절대로 물에 빠져 죽을 일은 없는 사람들일까?  산소통도 있으니....


바닷속을 보는 잠수함을 타는 곳이다.  잠수래야 겨우 몇십미터일테지만....

바다로 물이 떨어 지는 정방폭포다. 여기서 보는 나이아가라와는 비교 불가!  허지만 바다로 덜어 지기에 희소성이 있는 폭포다.

결국 그 물이 다 바다로 가기는 하지만.....

카멜리아힐의 정경들








제주도의 대문



이렇게 2틀째의 여정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