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2016년 한국

19 제주도 3 - 한국 안의 외국

천천히 chunchunhi 2017. 1. 22. 01:15


19 제주도 3 - 한국 안의 외국

 

두 밤을 잤는데도 오늘 아침도 제주도는 내게 한라산 봉우리를 보여 주지 않는다.

아무래도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호텔 조식으로 잘 못 먹은 어제 저녁을 충분히 봉창하고 한라산 중턱에 있는 이름도 생소한 사려니 숲길로 갔다.

사려니(Saryeoni)의 어원은 오름의 정상에 이루어진 분화구가 북동쪽으로 비스듬하게 트여 있어서 제주도 방언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추측하고 있으며,

신성한 곳, 또는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신역의 산 이름에 쓰이는 말 이란다.

 

제주시 봉개동의 비자림로(榧子林路)에서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의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울창한 숲길이다.

제주 숨은 비경 31중 하나로 평균 고도는 550m 위치에 조성 된 약 15km의 숲길 이다.

훼손되지 않은 청정 자연 숲길 양 옆으로는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산딸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자라는 울창한 자연림이 넓게 펼쳐져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이 숲길을 걸으면 스트레스 해소에 좋고, 장과 심폐 기능이 향상된다고 알려져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단다.

경사로가 완만하고 길이 험하지 않아 어린이나 노인들도 쉽게 완주할 수 있다는데…. 우리는 시간 때문에 완주는 못하고 그 일부를 걷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하였다.

조금 깊이 들어가 제주시험림 구간은 탐방예약을 통해서만 입산할 수 있으며 평일 100, 주말 200명의 인원제한이 있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개방한다.

200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이 되었단다.

제주도 화산 송이로 조성 된 숲 길을 걷는 동안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비가 안 오는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이만하면 많이 힐링이 되었나?

 

 그 다음으로 간 곳이 수제품으로 만들어 진 영국산 링컨 기차가 달리는 에코랜드 테마파크.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기차를 타고 각 간이역마다 조성된 테마공원을 관람하고 즐기면서 힐링 할 수 있는 멋진 관광지란다. (제주도에는 기차가 없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면 메인 역 승강장에서 기차를 기다리게 된다.

철길의 너비가 거저 장난감 기차길 같으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있다 나타나는 기차 또한 영국에서 만든 수제품이라지만 결국 장난감 수준에서 조금 더 나간, 그래서 우리를 동화의 나라로 안내 해 줄 것 같은 기차요 객차다.  공원 안을 돌면서 4개의 역으로 조성된 곳마다 잠시 서면 내려서 구경하고, 그 다음에 오는 기차를 타고 또 다음 역으로 움직이는 형태로 조성이 되었다. 혹은 한 역에서 다음 역까지 곶자왈의 숲길을 걸어 가면서 공원을 즐길 수도 있다.

화산 폭발로 생겨난 제주도에는 화산석이 많아 호수가 없다. 구멍이 숭숭 뚫린 돌들이, 그리고 이런 돌들이 부서져서 만들어 진 흙이 물을 저장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비가 억수로 올 때에는 미쳐 땅 속으로 들어 가지 못한 물들이 경사를 타고 바다로 흘러 가지만  비가 그치면 금방 마른 내가 되는 곳이 제주도인가보다. 그런데 자연의 경이로움은 구멍 숭숭한 돌들이 땅 속으로 스며든 물들이 증발하며 내 뿜는 습기를 머금으며 식물이 자라는 환경을 조성해 주었 단다. 이런 지역을 곶자왈이라고 한단다.  그러니 곶자왈은 제주도에만 있는 특별한 생태지역인 것이다.

처음 역인 에코브리지 역에 내리면 엄청 큰 호수가 나오는데 이 큰 호수도 인공호수인 것이다. 밑 바닥에 물이 새 들어가지 못하도록 인공적으로 막은 호수인 것이다. 이 호수 위로 난 기다란 보드워크를 따라 걷노라면 물오리도 있고, 온갖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귀는가 하면 호반에 피어난 꽃들과 갈대가 자기도 사진을 찍어 달라면서 손짓을 한다.

호수를 빠져 나오면 풍차와 돈.퀴호테를 만들어 놓은 스페인식 마을이 나타난다.

이 곳을 지나 갈대 숲을 빠져 나와 다시 기차를 타고 곶자왈을 돌며 자연숲을 보며 즐기다 보면 내려야 하는 종착역이 된다. 결국 시발역과 종착역이 같은 곳인 체바퀴이지만….

꽤나 정성을 드려서 조성한 공원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은, 한번은 가 보아야 할 공원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 토종 돼지불고기로 늦은 점심을 먹고 간 곳이 선녀와 나무꾼이라는 테마 공원이다.  우리 나라 1960년대와 70년대의 생활상을 재현하여 놓은 곳이라고 하니 대개의 경우에는 내 기억에도 남아 있는 모습들이겠지 하며 둘러 본 정경은 60년대 초반을 연상케 하는 아깃자기한 전시 모형들이었다.

이 곳 역시 요즈음 제주도를 찾는 분들에게는 한번 들려 보시라 추천할만 한 곳이다. 그런데 테마 파크 이름이 너무나 내용과는 안 맞는 선녀와 나무꾼, 참 촌스런 이름이 되었다. ㅎㅎㅎ



들어 가기 전과 나 올 때의 모습을 비교 해야 되는건데....











길 섶의 프랑카드.  광고일까? 위로일까?














곶자왈 숲길


선녀와 나무꾼을 만나러 가는 길




할머니가 참 좋와 한다. ㅎㅎㅎ














이건 2015년대인데....



에구, 아퍼라~~~! 쫄다구의 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