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2016년 한국

15 해운대 - 부산 5

천천히 chunchunhi 2017. 1. 8. 01:18


15 해운대 - 부산 5

 

대한민국 최 남단의 항구도시 부산은 오랫동안 서울 특별시에 이어 대한민국 제 2의 도시로 유명한 항구 도시다.

특히 6.25동란 때에도 오직 유일하게 적군에게 점령당하지 않은 도시였기에 수많은 피란민으로 인하여 몸살을 앓았으면서도 직접적인 전화를 입지 않고 성장한 도시이기도다.

대륙의 끝머리에 붙어 있어 더 이상 나갈 수 없는 땅의 끝에는 항상 출렁이는 바다가 있게 마련이고, 바다가 있으면 모래사장이 있지 않겠는가!

모래 사장이 있으면 당연히 바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지는 해수욕장이 있고….

부산에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유명하다고 이름난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다.

그리고 인근에 광안리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이면 난리법석이 장난이 아닌 유원지로 성장하였다.

또 경제가 나아지면서부터 전망 좋은 곳에 들어 서는 고층 주택단지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려 짓는 수많은 마천루들로 여기가 한국이 맞는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발전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발전은 아직도 진행중이기에 2016년의 한국 소요의 한 큰 축을 담당하는 엘 씨티(LCT) 사건 역시 해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사건인 것이다.

 

해운대는 고운 최치원의 자인 해운(海雲)에서 비롯된 지명이란다.

고운 최치원이 낙향하여 절로 들어가는 길에 우연히 해운대에 들렀는데, 주변이 무척 아름다워 동백섬에 海雲臺(해운대)라는 글을 음각으로 새겼다고 한다.

여기서 해운대의 이름이 유래되었단다.

해운대에 이어 서쪽에 있는 동백섬에 올라보면 통일신라시대 유학자인 최치원선생의 동상과 시비가 있다. 통일신라시대 진성여왕 재위 때 최치원은 '학문을 쓸 곳이 없음'을 한탄하면서 유랑길에 올랐다고 한다.

정치란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어려운 모양이다.

 

이런 부산에 15년만에 가을 태풍이 왔단다.

10 5일 부산을 강타한 태풍 차바(CHABA)는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꽃의 이름이란다.

이 아름다운 이름의 꽃이 엄청 큰 피해를 입혔다는데 그 태풍이 지나간 며칠 후에 내가 찾아 본 부산은 벌써 태풍의 피해를 많이 복구 한 후여서인지 아니면 내가 세세히 보지 못하여서인지 그리 큰 피해를 볼 수가 없었다.

허긴 이 태풍이 마린 시티를 강타하여 지하에 물을 채웠기에 수많은 고급차들이 피해를 본 것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제일 비싼 지역으로 이름 났던 마린시티의 집값을 많이 내려 놓았다는 이 곳에는 들어가 보지를 못하였으니까…. (마린시티 = 현대아이파크와 두산 위브제니스를 비롯해 80층이 넘는 국내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을 말한다.)

 

한때 대우그룹이 잘나가던 시절 수영만 매립지에 100층이 넘는 마천루를 지으려고 했으나 대우그룹이 공중 분해되면서 무산 되었단다. 덕분에 매립 후 20년 가까이 일부 부지를 제외하면 허허벌판으로 방치되던 곳이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는 부산시나 민간 기업이나 해운대=관광지이므로 당연히 매립지에는 호텔을 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기에 호텔 건립을 계속 추진 했으나 이미 인근 위치 좋은 부지에 5성급 호텔들이 4곳이나 개장해 있어 지지부진 하던 계획이 2000년대 초반부터 카멜리아 오뜨 등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기업들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호텔만 생각하던 기업들이 수영만 매립지를 고급 주거지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을 한것이다.

이후 빈땅으로 남아있던 매립지 곳곳에 고급 아파트들과 콘도미니엄들이 건립되기 시작하며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들과 더불어 고급 상점들이 함께 입주하게 되면서 수영만 매립지는 부산의 골치거리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명소로 바뀌었다.

이곳에 부지를 보유하고 있던 두산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두 시행사들은 이곳에 일찍이 대한민국에서 볼 수 없었던, 마이애미와 골드코스트 등지의 최고급 휴양지 아파트를 짓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2011년 말에 완성된 것이 가장 높은 해운대 두산 위브 더 제니스와 아이파크, 그리고 2013년에는 파크 하얏트 부산이 완공되어 실질적으로 마린 시티의 스카이라인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명사십리라고 부르도록 아름다운 모래밭과 우거진 송림이 조화를 이룬 원산의 송도해수욕장이 워낙 아름답다 보니 남한에서도 송도라는 이름을 가져다 붙인 해수욕장이 인천에 하나, 그리고 부산에 하나가 생겼다.

허나 참담한 태풍의 피해로 내가 찾았을 때에는 관광지의 구실을 하지 못한 채 한창 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또 하나 이름난 송정해수욕장은 도착한 시간이 너무 늦어 야경으로 대신 할 수밖에 없는 아쉬움에 카메라로 장난을 하며 아쉬움을 달래 보았다.



마린 시티의 위용.  위용이라는 단어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을만큼 멋진 자태다.

저녘에 물에 비친 야경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다 한번씩 찍어 보고 싶은 곳인데...


달리는 차창에서 찍을 수 밖에 없는 오늘의 나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닌가보다. ㅎㅎㅎ


단장 된 동백섬의 순환길


2005 11 19. 부산 APEC 2차 정상회의가 열린 해운대 동백섬안의  누리마루APEC하우스((Nurimaru APEC House).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들이 '한국미'가 흘러넘치는 곱디고운 한복으로 차려입고 푸른 가을하늘 아래 광안대교와 오륙도를 조망하며 환담을 나누었단다.

'누리마루 APEC하우스' '온세상'(누리) '정상'(마루)을 의미하는 순 우리말에 영어 APEC과 하우스가 결합돼 세계의 정상이 모여 APEC회의를 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참 좋은 자리에 현대식 외관으로 멋지게 지어 놓았다.



안에는 단청을 입히면서 한국적인 실내장식을 하였지만 어딘지 좀 조화롭지 못한 느끼이 든다. 나만의 생각이기를...




마당에는 작은 정자와 뒤로 보이는 등대. 태풍 차바가 담장 위의 기와를 몇개 슬쩍하고 달아 났다.

옆의 담장도 많이 부서진 채 아직 보수가 되지를 않았다.



해운대 백사장.  부끄럽게도 처음 본 해운대 백사장이다. 넓은 줄 알았는데.... 그동안 내 눈이 너무 스케일이 커진 모양이다.

겨우 이 정도 가지고 그 야단을 쳤나? ㅎㅎㅎ 

10월 28일 광안대교에서 행하는 불꽃놀이 관람을 위해서 이 백사장에 야외 의자를 빌려 주는데 한 자리에 십만원이란다.

그것도 늦어도  오후 1시경에는 잡고 지켜야 된다고 하니... 전망 좋은 호텔방은 벌써 1년 전에 예약이 다 찼다나....?

매년 100만명이 몰려 든다고 한다.

2016년에는 애초에 22일로 예정 하였다가 28일로 연기 되었다는데... 그 많은 예약은 어떻게 하지?

철 지난 해운대 백사장 전경.


태풍 차바의 모습이다.  이날 내가 부산에 없었으니 빌려 온 사진이지.



송도에 남기고 간 차바의 자국!



이런 상처 때문에 송도 구경은 그냥 찍고 돌아 서야만 하였다.







송정 해수욕장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해가 진 후가 되었다.  배가 고파 식당을 찾는데 모두가 횟집! 아니면 커피집!

깨긋한 식당을 찾노라 해변을 다 돌아 다니다 겨우 한집 찾았는데.... 반가운 메뉴! 햄버거가 있다. 그 맛은 가히 일품이었다.

늦은 밤에 삼각대도 없이 야경을 찍을 수가 없어 그냥 흔들어 보았다.

우연히도 불빛 파도의 형상이 만들어 져서 "송정의 밤"이 되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