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북 유럽 여행기

32 송네 피요르드

천천히 chunchunhi 2014. 3. 30. 06:00

 

32 송네 피요르드

 

노르웨이 서해안 일대는 내륙으로 깊이 파고 드는 복잡한 해안선으로 이루어진 피요르드 지대로 여러개의 피요르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송네 피요르드"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피요르드로 꼽힌다.
수천만 톤의 거대한 얼음이 녹아 허물어지며 만든 깊은 계곡에 바닷물이 채워져 만들어 진 협곡은 양옆으로 장대한 산과 절벽을 거느린다.  제일 깊은 곳은 깊이가 1,309m나 되어 높이가 553m 나 되는 CN Tower 2개 들어가고도 남는 깊이이며, 길이 또한 204km에 이른다. 산 높이를 감안하면 전체 계곡깊이가 3000m되는 곳도 많이 있어 명실공히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송네피요르드를 보려고 세계에서 수많은 여행객들이  몰려오지만 산지에 띄엄띄엄 나누어져 군락을 이룬 작은 마을들은 깨끗하게 장난감 모형처럼 보인다. 피요르드를 사이에 두고 형성된 작은 어촌들에는 관광객들을 유치할 만한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통편 또한 불편하기 그지없어 물자 조달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몇 안 되는 조금 큰 도시에서 하루를 유하고는 다시 돌아 나가면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일정을 잡던지, 아니면 캠핑을 할 요량으로 텐트를 메고 걸어다니는 여정을 취한다.  허기야 심산유곡에서 자연경관을 보는 일 외에 어떤 다른 일을 할 수가 있겠는가. 예 까지 오는 목적 또한 자연경관을 보는 일일 테니까….

산들이 이어지는 계곡 사이에 생긴 손바닥만한 평퍼짐한 땅마다 색색들이 지어진 장난감집 같은 집들. 계곡으로이어지는 경사진 목초지마다 한가로이 풀을 뜯는 하얀 염소들.
공기가 맑다보니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빛내림에 더욱 밝아진 초록의 군무가 눈을 즐겁게, 카메라를 든 손을 바쁘게 하여 준다.

 

송네피요르드의 입구인 프램(Flam) 선착장의 편의점 모습. 지붕이 돌로 되어 있고 그 위에 풀을 심어서 겨울의 추위를 막는다.

 

피요르드 유람 훼리. 상어의 입처럼 벌린 이 속으로 차도, 사람도 들어간다.

 

 

숲과 산이 구름처럼 마을 전체를 감싸고, 숲 안쪽으로 키 작은 집들이 띄엄 띄엄 자리한다. 마을 앞으로는 바다와 뒤의 야산 초지에서는 염소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대부분 목조 주택들은 노랑 빨강의 원색으로 단장하고 있는데 이는 주변의 녹색 풍광과 어우러져 동화속 풍경을 연상시킨다. 염소 사육은 관광수입과 더불어 이곳 마을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이란다.
오래 전에는 세금을 받으려는 세리들이 이 곳까지 오기도 하였단다. 염소가 몇마리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세금이기에 "세리가 떳다!" 하면 더 깊은 계곡에 숨기기도 하였었단다.

 

 

굽이굽이 돌아 설 때마다 보이는 장관들.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고산준령이 보이는가 하면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민 햇살에 싱그런 초록옷을 입은 바위산들이 시선을 붙잡는다.

 

우람이라는 단어가 외소하게 느껴지도록 웅장한 바위산들.그 바위에 찿아온 이끼의 씨앗이 조용히 영역을 넓혀가는 동안, 이끼 위로 날라 온 나무의 씨앗들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바위틈을 파고 내리는 뿌리들의 생명력.  그 사이로 스며드는 물방울들.
더울 때는 스며들고, 추울 때에는 얼면서 부서지는 바위가 흙이 되어, 다시 그 바위였던 시절을 그리워 하는 영겁의 시간들이 만들어 내는 자연의 교향곡이 웅장하다.

 

바위 틈으로 흘러 내리는 눈 녹은 물은 바로 폭포가 되고
하얗게 부서지던 물줄기가 조금 더 내려가 피요르드와 합하여 지며 다시 진한 초록으로 변한다
.
투명하게 맑은 물이 왜 떨어지며 부서질 때에는 하얀 색이 되고, 깊이 고였을 때에는  파란색이, 혹은 초록색이 되는 것일까?  그리고 아무 빛이 없던 물이 얼면 왜 하얀 눈이 되는 것일까? 누구한데 물어 보아야 하나?

 

1855년이 지은 역사적인 호텔 Stalheim에서 내려다 본 계곡. 그 옛날에 어떻게 이 높은 곳에 호텔을 지었을까?

 

화재로 인하여 1900년에 새로 지은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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