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헬싱키 – 핀란디아
얼마 전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세계의 16개 도시를 선정하여 정직성 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다. 방법은 30 파운드의 돈과 연락처, 가족사진이 있는 지갑을 길거리에 떨어뜨리고 회수율을 조사하는 방법이었다. 그 결과 12개를 떨어뜨린 후 11개가 돌아 온 핀란드의 헬싱키가 1등을 차지하였다.
이렇게 정직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그러나 결코 부유하지 않은 나라 핀란드에서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국민파 음악가가 있다.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
그의 많은 작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교향시 핀란디아.
조국에 대한 진지한 사랑이 찬란하게 빛나는 이 곡은 시벨리우스의 많은 작품 중에서도 애국심에 기반을 둔 자연주의적인 작품이다.
우랄어족 언어를 사용하던 핀 족이 서진하여 지금의 핀란드 남부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되는 핀란드는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에 시달려야만 하였다. 아마도 우랄어족중의 하나인 우리 한국의 역사보다도 더 힘들었던 시간들이었었는지도 모르겠다.
12세기 중엽부터 이웃 스웨덴의 침공을 받아 점령국이 되었다가 1523년에는 아예 스웨덴에 편입되어 핀란드라는 이름이 없어지게 되었다.
스웨덴의 대 북방정책이 러시아와 충돌하여 핀란드는 다시한번 전쟁터가 되었고, 이 와중에 핀란드장교들이 무장봉기를 하기도 하였으나 독립을 이루지 못한 채 압박의 세월을 보내던 중, 러시아의 알렉산더르 1세는 1809년 핀란드를 완전 점령하여 어느 정도의 자유를 허용한 대공국으로서의 대우를 하며 통치하게 되었다. 그러다 1894년 러시아의 리콜라이 2세 때 핀란드의 자유는 완전히 박탈당하게 되고, 이에 맞서 핀란드 인들의 국권회복운동은 점차 격렬하게 불붙기 시작하게 된다.
그 시절에 핀란드의 역사를 그린 민족적 역사극 '예로부터의 정경'이 상연되게 되었다.
이 극은 핀란드의 민족서사시 '칼레발라'의 내용 중에서 핀란드의 역사를 6개 장면으로 꾸민 것이다. 이 애국운동에 참가하였던 작곡가 시벨리우스는 1898년 이 극에 음악을 작곡하며 상연에 참가하였다. 이 역사극에 쓰인 음악은 각 장면마다의 전주곡, 대사의 배경이 되는 반주음악, 그리고 힘차게 끝을 맺는 종곡으로 이루어졌다. 이 극음악 후반에는 '역사적 정경'과 교향시 '핀란디아' 가 엮어졌다. 유명한 교향시 “핀란디아”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교향시 '핀란디아'가 애국적인 감정을 자극해 저항운동의 찬가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 러시아 정부는 수년 간 연주를 금지시켰다.
“핀란디아”로서 독립된 교향시는 1900년에 개정의 손길이 가해졌고 그 후에는 중간부의 선율에 1941년 베이코 코스켄니에미(Veikko Koskenniemi)가 시를 써넣어 '핀란디아 찬가'라는 합창곡으로 만들어서 오늘날 핀란드의 준 애국가처럼 애창되고 있다
내 영혼아 잠잠하라 주님은 네 편이시니
인내로써 슬픔과 고통의 십자가를 견디어라
너의 하나님께서 명령하시고 채우시도록 주도권을 드리어라
모든 변화 속에서도 너의 진실하신 하나님은 변치 않을 것이로다
내 영혼아 잠잠하라 너의 최고의, 하늘에 계신 친구께서
가시밭 길을 통해 너를 기쁨의 목적지로 인도하실 것이로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바닷가에 시벨리우스를 기리는 작은 공원이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을 부르고 있다.
파이프 오르간을 연상시키는 많은 파이프들과 커다란 화강암에 붙여 놓은 시벨리우스의 고뇌에 찬 듯한 얼굴표정을 보노라면 즐겨 듣던 핀란디아의 선율이 저절로 귓가에 맴돌아 발장단을 치게 만든다.
옛날 고등학교 때 배운 노래가사는 조금 달랐는데….
평화론 나라 아침 맑게 개어
하늘은 호수 위에 비치네
무성하고 또 긴긴 산맥 따라
아름다운 핀란디아 만세…………
24톤의 강철을 이용해 1967년 에일라 힐투넨에 의해 만들어진 파이프오르간 모양의 시벨리우스 기념비
밑에서 올려다 보면 이렇다. “핀란디아”에는 파이프 올갠보다도 팀파니가 큰 역할을 하였는데….
파이프 표면의 구불구불한 것은 산과 나무를, 매끈한 면은 호수를 상징한다고 한다
시벨리우스의 고뇌에 찬 표정 여류 조각가 에이라 힐토넨의 1967년도 작품이다.
소련에서 핀란드로 넘어가는 국경초소. 삼엄하였던 옛날을 말해 주는 것 같다. 요즈음에는 그냥 세월 속에 녹 슬고 있는 감시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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