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다뉴브강의 밤 뱃놀이 -동유럽 편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럽에는 다뉴브강이 있다.
이네들은 독일식 발음으로 도나우강이라고 부르며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왈쯔를 연상하지만, 우리들의 귀에는 옛날 개화기에 윤덕심이 불러 크게 힛트한 “사의 찬미”의 멜로디가 된 이봐노비치의 “푸른 다뉴브강의 물결”이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강이다.
볼가강 다음으로 두 번째로 긴 강으로 알프스의 북자락,독일 바덴 에서 발원하여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세르비아등 유럽의 4개국의 수도와 10개국의 영토를 지나, 로마니아에서 흑해로 흘러가는 장장 2,850km의 장강이다. (한국 압록강의 약 7배)
곳곳에서 스며드는 지류를 합하다 보면 전 유럽을 다 아우르는 큰 강이기에 나라에 따라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워지며 도도하게 흐르던 이 강이, 헝가리에 와서는 두나(Duna)라는 이름으로, 수도의 한복판을 가로질러 부다와 페스트로 양분하면서 흐르고 있는 것이다.
강변의 두 지역을 세체니다리, 엘리자베스다리, 자유의 다리 등10개의 다리을 통해서 오고 갈 수 있지만 오른쪽(어느 쪽을 기준으로 해야 하나? 왼쪽이 될 수도 있는데…ㅎㅎㅎ) 부다 지역 강변에는 왕들이 머물렀던 왕궁과 왕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던 마차시교회, 외부의 적을 어부들이 단합하여 물리쳤다는 어부의 요새가 있고, 그 밑으로는 여전히 부자들의 전유물 일 것 같은 고급주택들이 숲 속에 박혀 있고, 강의 왼쪽 페스트 지역 강변에는 영국 국회의사당 빅벤을 닮은 고딕 양식의 헝가리 국회의사당이 우람하게 서있다.
다분히 상업적이면서도 서민적인 느낌을 풍기는 이 지역에 국회의사당이 세워 졌다는 것은 더이상 왕이 아닌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 하다.
그런 다뉴브강에서의 밤 뱃놀이를 하는 것이다.
헝가리.
우리와 같은 민족성의 본질을 가지고 있는 헝가리.
훈족의 후예이며 몽고반점마저도 우리와 같은 헝가리가 어째 그리 낯설지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선입관 때문이었을까?
이들의 건국신화 역시 한국의 박혁거세처럼 알에서 나왔다고 하니까 말이다.
한국의 기업이 제일 먼서 발 붙인 동유럽국가가 또한 헝가리인것은 과연 우연만이었을까…?
우리 일행을 위해 전세를 낸 배가 있는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해가 산마루에 걸려 넘어가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먼저 해를 등지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강변의 건물들에 대하여 설명을 들었다.
멀리 강 기슭,산꼭대기(서울의 남산만한 높이인것 같았다) 에 서 있는 마차시교회의 종탑도 보이고, 산 자락에 옛날에 터키 사람들이 와서 지었다는 터키 목용탕도 보고,그 산 꼭대기에 두 손을 높이 들고 서 있는 동상도 보고, 부다 왕궁도 보고, 대학 건물도 보고……보고, 또 보고…
배가 돌아서며 내려갈 때즈음에 보이는 붉은 저녁하늘…. 참 시간을 잘도 맟춘것 같으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와의 중간 휴식전에 나오는 미국 남부의 불타는 저녁노을처럼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을 배경으로 보이는 다리와 건물들….
하늘이 붉다 못해 검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휘황찬란한 조명을 받은 건물들과 다리, 또 다리…..
다뉴브 강 위로 부다와 페스트를 연결해 주는 11개의 다리중 가장 먼저 세워졌다는 돌로 우람하게 교각을 세운 체세니다리의 야경은 참 아름다웠다.
체세니라는 이름은 이 다리를 놓도록 아이디어를 내고 후원한 체세니 이슈트반 백작의 이름에서 따왔다고도 하고, 또 한 설은 밤에 이 다리를 밝히는 전등이 마치 쇠사슬처럼보인다 하여 붙여졌다고도 한다.
부다의 야경이 원래는 유럽에서 제일 좋은 곳이었는데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프라하가 더 유명해 졌단다. 그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연속극 때문에….
그 외에도 처음으로 항로를 개설한 대한항공이 헝가리에 진출한 대우가 문을 닫게 되어 한동안의 적자를 면치 못하자 일방적으로 철수 하였기에 요즈음 다시 개설하려 해도 헝가리 정부가 허가를 안해 준단다.
그래서 차선으로 진출한 곳이 체코의 프라하요, 이를 계기로 홍보의 차원에서 협조한 것이 프라하의 연인이라나…..
그런 뒷 이야기야 어찌 되었건 오늘 저녁과 밤에 보는 이 정경은 정말로 옵션이 아깝지 않은 장관이었다.
이제 보이는 중요한 건물은 내일 볼 터이니 오늘 저녁은 강변에서의 낭만을 만끽해야지.
배의 갑판 선수에 앉아 비엔나에서도 못 들어 본 요한스트라우스의 월즈를 들으면서 다뉴브강을 오르면서, 또 내려 오면서 본 정경들은 아마도 오래 오래 뇌리에 남아 있으리라.
'신문 연재-토론토지역 > 우먼 파워 동유럽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 어부의 요새(Halaszbastya)- 동유럽편, 헝가리 부다페스트-3 2011-05-21 (0) | 2012.01.29 |
---|---|
13 겔레르트 순교언덕(Gellert Hill) –동유럽편 헝가리 부다페스트 -2 (0) | 2012.01.29 |
11 스테판 대성당 - 동유럽편 오스트리아 비엔나 (0) | 2011.11.01 |
10 시민공원(Stadtpark)-요한스트라우스 공원 (0) | 2011.11.01 |
9 쇤브룬 궁전 – 비엔나, 오스트리아 (0) | 2011.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