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서유럽 대가리

28 740년을 버틴 피사의 사탑

천천히 chunchunhi 2019. 5. 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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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740년을 버틴 피사의 사탑


모나코를 떠나 프랑스 땅을 달려 이탈리아 국경을 넘기까지 분명 3개국을 지나 왔는데, 마치 토론토에서 위성도시 미시사가를 온 것 같다.

참 세상 좋아져서 잠시 사이에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기울어 진 종탑을 보며 이탈리아 입국 신고를 한 셈이다.

 

우리들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으로 보며 배워 온 ‘피사의 사탑’(Leaning Tower of Pisa)은 이탈리아 로마의 서북부, 토스카나주 피사시의 피사 대성당 부속 건물로  세워진 종탑이다.

종탑으로는 특이하게 본당에서부터 떨어진 독립된 건물로 지어 진 이 종탑이 유명한 이유는 금방 쓰러질듯 한쪽으로 기울어져, 기술적 측면에서는 완전 실패한 건축물이지만 1372년 완공된 후 오늘날까지 아직도 무너지지 않아 ‘불안정 속의 완성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피사는 로마시절부터 도시국가로 발전하던 중 피렌체에 정복되어 문예부흥 시기에는 유럽에서 유명한 대학까지 있을 정도로 물리학과 천문학을 중심으로 갈릴레오가 활동하던 본거지였었으나, 2차 대전시 도시가 많이 폐허되어 지금은 부서지고 남은 성곽 안에 대성당, 세례당, 종탑(피사의 사탑)으로 이루어진 웅장하고 훌륭한 교회 건물들이 그 옛날의 영화를 이야기 해주며 세계에 하나 밖에 없는 사탑으로 엄청난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


피사의 사탑이라고 불리우는 이 종탑은 1173년 이탈리아 건축가 보라노 피사노의 설계도에 따라 착공했다.

하지만 3층까지 공사가 진행됐을때 지반 한쪽이 붕괴돼 기울어지고 말았다.

피사노는 새로 층을 올릴 때 기울어져 짧아진 쪽을 더 높게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무게 때문에 더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공사가 중단되고 약 100년이 흐른 1272년 공사가 재개됐을 당시, 탑 밑 지반을 다지는 공사부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남쪽으로 기울어짐이 발생했다.

결국 문제점을 안은채 "지오반니 디 시몬네"라는 건축가가 기울어짐을 막기 위해 반대편 기둥을 짧게, 기울어진 쪽 기둥을 길게 세워 균형을 맞추는 기상천외한 비체계적 건축 기술로 건설을 계속해1319년 마침내 꼭대기 7층까지 완공되었다.  이때 탑은 이미 1도나 기울었고 중심에서 0.8m 벗어난 상태였다.

그러다가 1360년경 새로운 건축가들이 나서서 8층에 마지막 종루를 쌓을 때에도 탑은 계속 남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남쪽에 계단을 추가하는 임기응변으로 1372년 우여곡절 끝에 종탑으로서의 모습이 완성되었으나, 종탑보다는 세계 최초의 기울어진 수직 건축물이 되어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 피사의 사탑이 완성된 것이다.  흰 대리석으로 된 둥근 원통형 8층 탑으로 최대 높이는 58.36m,

지름은 15m, 297개의 나선형 계단으로 꼭대기까지 연결되어 있는 종탑으로, 무게는 1 4,453t이나 된다.

수치로 보면 제법 큰 탑 같지만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보면 이정도의 탑은 아예 건물 축에 들 수도 없는 작은 탑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도 위용을 자랑하며 온전히 서 있는 2000년이 넘는 건물들, 건축물들이 부지기수이니 말이다.

이런 건축 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로마사람들이 이 자그마한 종탑이 계속 기울어 지는 것을 왜 가만히 보고만 있었겠는가?

수많은 권력자들이 수많은 건축가와 기술자들을 동원하여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도를 하였었다.

그러나 탑을 지을 때 그 기울기를 보완하기 위해 각 층의 기둥 높이를 조절한 결과 이 탑을 똑바로 세워 놓으면 오히려 더 불안정하게 보이는 우스운 모양의 탑이 되고 마는 결과가 되는 딜렘마에 빠지게 될 것이었다.

 

결국 이탈리아 정부는 관광객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전문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위원회의 복구 공사 목표는 ‘무너지지 않을 정도만 세운다’였다.

이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있을 수 없는 목표였지만, 사탑의 명목을 지키고 관광객 호기심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만 기울어진 채로 마무리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기준하에 1990년 이탈리아 정부가 추가 보강 공사를 했고, 11년여만에 기울기가 약간 바로잡혀2008년 측정된 기울기의 각도는 중심축으로부터 약5.5도에서 기울어짐이 멈춘 상태이다.

앞으로 300년은 안전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앞으로도 논란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불완전한 작품에서 오히려 성공적인 관광 명소가 된 피사의 사탑은 기술자에게, 그리고 건축가들에게 과연 어떤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일까?

 

1604,갈릴레오(Galileo Galilei) "낙하물체는 등가속도운동 법칙에 따른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또한 포물선 낙하운동 법칙도 발견했는데, 옛날부터 갈릴레오가 이 실험을 피사 사탑에서 하였다고 전해왔었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 실제로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단다. 나도 그렇게 배웠었는데, 그럼 어디에서 낙하 실험을 하였을까?  이 좋은 장소를 놔두고 말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배운 교육은, 지식은 과연 어디까지 가 정설이고, 진리일까?

이탈리아에 들어 왔으니 수없이 많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유물들을 소개하며 기억 속에 교육을 통해 배워 온 많은 이야기들을 요즈음에 얻은 지식과 비교하며 풀어 나가야 할 텐데….

 


"내가 탑을 세워 주고 왔노라"고 하며 관광객들은 누구나 다 이런 포즈로 한장씩은 찍어 간다.

  

 

기울기가 중지 된 현재의 상황도다.

 

종루의 기둥 길이가 다름이 여실히 나타난다.

피사 성당 옆에 세워진 세례당. 더 큰 건물들은 아직도 꼿꼿이 서 있다.

 

 

피사 대성당과 뒤로 보이는 종루, 사탑.

가까이에서 본 피사 대성당의 하단부. 엄청 화려하고 정교하게 건축 되었다.


 


피사 성당과 사탑을 와이드앵글 렌즈로 한 화면에 담으니 성당도 기울고, 사탑은 더 기울어 진 모습이 되었다.

 

 

폭격 후에 남은 성벽의 출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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