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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단체사진에서 눈 안 감은 사진 찍기

천천히 chunchunhi 2017. 12. 30. 19:12

95 단체사진에서 눈 안 감은 사진 찍기 

 

이제 연말이 되어가다 보니 이런 저런 모임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탄절이나 설날에 온 가족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할 때 나중에 사진을 보면 꼭 눈을 감은 사람이 한, 둘은 있게 마련이지요.  사진을 본 후에 다시 그 상황으로 시간을 되 돌릴 수 없고 보니 어떻게 하면 눈을 감은 사람이 없는 사진을 찍을 수가 있을까?를 궁리하게 됩니다.

낭패를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이는 비단 우리뿐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립과학 연구소, CSIRO의 닉 스벤슨이란 사람이 단체사진에서 눈을 감고 찍은 경우가 너무 많아 물리학자인 피어스 반스에게 도움을 청하였답니다.

그래서 눈 감은 사람이 없는 단체 사진을 건지기 위하여서는 사진사가 몇차례의 사진을 촬영해야 하는가?” 에 대한 답을 수학 공식으로 얻을 수가 있었답니다.

공식은 1/(1-xt)n 입니다.

여기서 x 는 한 사람이 평균 1초당 눈을 깜빡이는 횟수이고,

t는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와 평균 눈 깜빡임 시간을 더한 것이랍니다.

n은 전체 인원수 이고요.

이 공식에서 나온 숫자만큼 사진을 찍으면 그 중에 한장에는 반드시 눈을 감은 사람이 한명도 없는 사진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수학이 널리도 사용되고 있지요?

하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누가, 언제 이 공식을 대입해서 답을 얻어 그 수만큼 찍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모인 사람들이 그 시간을 기다려 주기나 하겠습니까?

그래서 반스는 이 공식을 좀 더 쉽게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여러 상황을 계산 해서 얻은 값의 평균을 내였겠지요.

쉽게 결론부터 말 하면 단체가 20명 이하일 때 몇 장을 찍으면 되는지를 알아내는 방법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조명이 환한 경우에는 전체 인원수를 3으로 나누면 되고, 조명이 좀 어두운 경우에는 2로 나누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조명이 낮을 경우에는 셔터 스피드가 느려 져 사진이 찍히는 시간이 길어 지기 때문에 눈 감은 사람이 나올 확률이 조금 더 많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노력으로 반스와 스벤슨은 2006년 기발한 상상력과 이색적인 과학 발명에 주어지는 이그 노벨상의 수학상을 받았습니다.

진짜 노벨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미 있고 유용한 발견이 아닙니까!

아니 이걸 발명이라고 해야 하나요?  발명과 발견은 엄연히 다른데….

 

이그 노벨상은 매년 노벨상이 발표되기 직전 미국 하버드대에서 발표하는 희한한 과학상입니다.

참가자와 수상자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한바탕 축제를 벌이는 이 시상식은 ‘황당무계 연구 연보’라는 과학잡지를 만드는 편집진과 과학자들이 주는 엽기 과학상 입니다.

‘이그’는 ‘명예롭지 못한 진짜(Improbable Genuine)’라는 단어의 약자라고 하네요.

이 상은 이제 한국 내에서도 꽤 알려졌고 자주 언론에도 나오기도 하지요.

가끔 한국인 수상자도 등장하니까요.

그러나 오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웃자고 만든 상은 분명하지만 상당수는 ‘진짜’ 연구에 상을 주기도 하니까요.

그것도 꽤 진지하게 진행된 연구에 말입니다.

 

가족사진을 직으면서 실험해 본 장면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tip은 3장 내지는 4장을 연사로 찍으셔야 합니다. 한장 한장 따로 찍으면 확율이 많이 줄어 들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