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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접사(接寫)

천천히 chunchunhi 2017. 11. 7. 00:49

33 접사(接寫)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것들을 보여 주는 접사사진.
그 선명함과 세밀함은 보여 주는 것 이상을 느끼게 하여 주기에 우리 모두가 다 한 번씩은 찍어 보고 싶은 욕망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나 무조건 가까이에서 찍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요?

지지난 회에들로 산으로편에서 들꽃을 접사하면 또 다른 세상을 볼 수가 있다고 말씀 드리었습니다.

그 후 들꽃을 찍었는데 영 마음에 들지가 않으신다면서 어떻게 찍으면 좋으냐고 물어 오시는 분들이 계시었습니다. 마침 지난 주에는 토론토의 Sky Line을 촬영하면서 큰 경치를 찍으셨기에 오늘은 접사에 대하여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접사는 말 그대로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가서 찍는 사진을 말합니다. 왜 가까이 다가 가야 할까요?    피사체를 좀 더 크게 찍기 위해서인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특수 제작된 렌즈를 매크로렌즈 혹은 접사렌즈라고 부릅니다. 이런 렌즈가 있으면 물론 좀 더 선명하고 크게 확대 된 사진을 찍을 수가 있지만 이런 렌즈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보통 아마추어들은 줌렌즈로 접사를 대신하는 경향이랍니다.

접사렌즈를 설명할 때 접사배율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보통 1:1, 2:1, 1:2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 1:1이란 피사체와 센서(필름)에 잡히는 영상의 크기가 같다는 이야기이고, 2:1은 피사체 면적의 1/4을 센서에 꽈악 차게 담을 수가 있다는 말이며 1:2는 센서면적의 4배만큼의 피사체를 센서에 담을 수가 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1:1   1:2보다는 사물을 크게 잡을 수가 있는 반면에 2:1 보다는 작게 잡힙니다.

가끔 잠자리의 두 눈만 크게 찍은 사진을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1:1 아니면 2:1 배율의 렌즈를 사용한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명필에게는 어떤 붓을 주어도 글씨를 잘 쓸 수가 있다는 말이지요.  좋은 목수는 연장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연장이 어떠하더라도 좋은 목수는 좋은 집을 지을 수가 있다는 말이겠지요. 그런데.... 사진에서는 연장 탓이 참으로 큼니다.
제 아무리 잘 찍는 다 해도 렌즈가 좋지 않으면, 혹은 카메라와 센서가 좋지 않으면 좋은 사진을 얻을 수가 없으니까요.

카메라 스토어에 가 보시면 같은 초점거리의 렌즈라고 하여도 가격이 약 10배에서 2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왜일까요? 결국 렌즈의 선예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돈을 벌면서 사진을 찍는 프로들은 렌즈에 많은 투자를 하게 되지요. 돈을 쓰면서 사진을 찍는 아마추어들도 재력의 한도 안에서 조금 더 좋은 렌즈를 가지고 싶은 욕망은 조금 더 깨끗하고 뚜렷한 사진을 얻기 위한 욕망과 그 크기를 같이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마추어들도 어느 정도까지의 접사는 가지고 계신 줌렌즈로 가능합니다.
접사란 사물을 크게 보기 위한 것이기에 줌으로 가까이 댕겨 찍은 후 컴퓨터에서 조금 더 크롭하여 사진을 크게 만들면 어느 정도의 접사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크게 찍는 것이 아니라 작게 찍어서 크게 확대하는 편법을 사용하는 셈이지요.

비록 마지막 결과물은 비슷할 지라도 여기에 접사와 확대의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확대는 아무래도 화질이 조금 떨어지게 되겠지요.

접사렌즈를 가지셨던지 아니면 줌 렌즈를 가지셨다는 가정 하에 접사를 찍는 요령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피사체를 선정하고 구도를 잡는 일이 제일 먼저가 되겠습니다.

       순광으로 찍을 것인지, 역광으로 찍을 것인지, 그리고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지....

       꽃의 경우는 수술이나 암술, 혹은 빛이 통과되는 잎 속의 실핏줄같은 수맥.

곤충의 경우에는 눈이나 발 혹은 더듬이(좋은 매크로 렌즈가 없을 경우에는 너무 욕심 내지마세요. 가까이 다가 가는 것도 힘이 드는 일이니까요.)

새의 경우에는 부리나 눈 혹은 발톱.  나래를 편 날개도 좋은 피사체가
될 수 있습니다.

나무 가지에 매달린 물방울. 물방울 속에 거꾸로 보이는 세상.(초점을 물방울 안에 생긴 영상에 맞추어야 합니다.)

       거미줄에 매달린 빗방울과 방울에서 반사되는 빛갈림

       풀 잎에 맺힌 이슬과 빛갈림

2      접사렌즈의 경우 피사체에 최소의 초점거리까지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세요.   

줌렌즈의 경우에는 최대한으로 줌 인 하세요.

3      사진에는 찍는 사람의 마음이 담기게 됩니다. 어떻게 보이는 사진을 찍을 것인가를 생각하시어야 합니다. 원하는 심도를 얻기 위하여 조리개의 크기가 결정이 나게 되겠지요.
보케를 위해서는 조리개를 크게 열고, 빛갈림을 위해서는 조리개를 작게 닫습니다.

4      카메라 세팅은 조리개 우선모드로, 그리고 측광은 스팟, 그 스팟도 줄일 수 있는 만큼 줄여 주세요. 역광으로 찍을 때, 혹은 구도를 조금 바꾸고자 할 때에는 매뉴얼로 노출을 잡을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5      정확한 포커스를 위하여서는 미세한 떨림도 없어야 됩니다.
그러므로 삼각대가 필수인 셈입니다.

6      셔터 속도는 빠르게, ISO는 낮게 놓으시면 좀 더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7      좋은 색감을 얻기 위하여서는 White Balance에 변화를 주시면서 찍어 보세요. 켈빈(K)온도가 높을수록 따듯한

    느낌의 색감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자동초점으로 찍으셔도 좋겠습니다마는 한 장면을 여러 장 찍으세요. 요즈음 카메라는 성능이 좋아서 매뉴얼 포커스보다는 자동 포커스가 조금 더 정확합니다마는 이 또한 기계가 하는 일이기에 100% 언제나 정확하다고는 말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부언하고자 하는 것은 좋은 매크로렌즈가 없으시면 너무 욕심을 내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매크로렌즈는 접사를 위해서 특수하게 만들어진 렌즈이기에 선예도가 아주 우수합니다.
*근거리 접근 시 왜곡을 줄이도록 근거리 보정 광학구조로 설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리개의 범위가 넓습니다.
*정밀한 초점 작업을 위해서 초점 링의 회전거리도 보통 렌즈보다 크게 설계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가격이 비싸지게 되었겠지요. 아마추어들이 흔히 사용하는 것 중에 접사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접사를 목적으로 찍고자 하는 물체 가까이에서 찍을 수 있게 해줍니다. 보통 렌즈가 30cm보다 가까우면 초점을 못잡는데 접사링이나 접사필터를 끼우면 이 거리가 줄어들게 되어 피사체를 더 가까이에서, 즉 좀 더 크게 잡을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접사튜브라는 이름으로 나온 제품도 있는데 원리는 접사링과 비슷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가지고 계신 렌즈로도 위의 상황들을 잘 조절하면 나름대로 만족한 사진을 얻으실 수가 있을 것입니다. 조그마한 사물을 좀 더 깊이 드려다 보시면서 즐거운 시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마치 걸리버가 소인국에 온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