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연재-토론토지역/흔적을 찾아서

16 신약 시대의 여리고 - 예수님의 세례 터

천천히 chunchunhi 2020. 9. 11. 10:44

16 신약 시대의 여리고 - 예수님의 세례 터

 

우리 기독교인들에게는 삶과 죽음의 경계처럼 커다란 상징성을 가진 요단강!

요단 계곡의 북쪽 헬몬산에서 눈 녹은 물이 땅 밑을 흐르다가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분출되는 물과, 텔 단(Tel Dan) 지역에서 발원하는 물이 합하여 갈릴리 호수로 들어가는 27km 길이의 북 요단강을 이룹니다.

해수면이 지중해 수면보다 212m나 낮은 갈릴리 호수 남단에서부터 직선거리로 104km 남쪽에 있는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물길의 길이가 251km나 되는 사행천이 우리들이 보통 요단강이라고 부르는 강입니다.

사해의 해수면이 지중해 수면보다 430m가 낮으니 결국 직선거리로 104km에 낙차가 218m가 되는 강의 평균 폭이 건기에는 30미터, 깊이 1미터에 불과하지만, 우기에는 최대 폭 1.6km, 깊이는 3~4m까지 깊어지도록 차이가 큰, 광야, 즉 와디를 흐르는 강입니다.  현재는 이 강의 이름에서 따온 요르단이라는 국가와 이스라엘 사이의 국경선이 되기도 하는 강입니다.

 

더구나 유대 광야를 구불구불 흘러 사해 북부의 여리고 근처에 이르는 동안 계속 증발되는 강물로 강 폭은 더 좁아지고, 누런 광야의 분진을 머금은 물은 더욱 혼탁 해져 있게 됩니다.

세례 요한이 세례를 주던 그 당시의 물은 얼마나 맑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 그 장소, 베다니 근처의 요단강 물은 누런 흙탕물이지만 기독교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상징성을 가지는 곳입니다.

왜냐하면 마태복음 3 16~17절에 기록된 대로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예수그리스도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되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말라기까지의 구약은 유대인들의 경전이 되어 유대교의 기초가 되었고말라기를 포함하여 이후에 이루어진 예수님의 사역으로 이어진 신약성경은 기독교의 경전이 되었으니, 유대교와 기독교의 갈림길이 시작된 것 또한 바로 이 순간부터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요한복음 1:28이 모든 것은 요한이 세례를 주던 요단강 건너편, 베다니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에는베다니라는 지명이 두 곳 나옵니다.

한 곳은 마리아, 마르다 자매가 살던 예루살렘 성 동편, 감람(올리브)산 너머 있는 동네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곳은 요한이 세례를 주었던 곳에 있는 동네로 지금의 요르단 쪽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건국된 후,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곳, “까스르 엘 야후드 (Qasr al Yahud)”가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알렌비 국경 군사지역의 요르단 측에 있기 때문에 방문자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없었습니다.

1994년 이스라엘과 요르단의 평화협정이 있기 전까지 이 지역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살벌한 지뢰밭이었습니다.

이런 정치적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예수님이 세례를 받은 곳은갈릴리 호수의 남쪽으로부터 요단강으로 흘러나가는 요단강의 상류에 있었다는 기독교의 다른 전승에 의하여 이스라엘 관광청에서는 현재 이 곳으로부터 111Km 떨어진 요단강 상류에 있는 유대인들의 한 키부츠에 예수님의 세례를 기념하는 야르데닛(Yadernit Bptismal Site)이라는 관광 장소를 만들어 놓아 많은 순례자가 이곳을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설에 의한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았다고 하는 요단강의 성지 까스르 엘 야후드 (Qasr al Yahud)”, 로마 카톨릭의 요구를 받아들인 요르단과 이스라엘 그리고 팔레스타인 정부의 공동 협조로 1985년 이래 매년 10월 셋째 주 목요일을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날로 정하여, 이날 단 하루만 이곳세례 요한 수도원이 있었던 유적으로 들어가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었습니다.

요르단은 2002년 요르단 관할지역 안에 조성한 세례 터, “알마그타스 (Al-Maghtas)”를 순례자들에게 개방하여 주었습니다.

이스라엘 또한 2011 7 12일부터 요단강 서안 지역에서 지뢰를 제거한 후 예수님께서 세례 받은 곳으로 여겨지는 지점,까스르 엘 야후드(Qasr al Yahud)에 필요한 시설물을 설치하고 관광객을 받아들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두 시설물 사이의 거리는 건기에는 불과 10m에 불과하도록 탁한 물이 흐르는 좁은 개울 같지만, 그 상징성 때문에 서로가 순례자들을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둘 중 어느 쪽이 정말로 세례를 받은 곳이냐?”는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겠지요.  주장만 있고 증거는 없는 이스라엘과 요르단 양측의 논쟁은 2015 7 13일 유네스코가대다수 기독교회들의 견해에 근거해 볼 때 이곳이 예수가 세례를 받았던 곳으로 믿어진다라고 지정 이유를 밝히며 요단강 동쪽 둑을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일단락되었습니다.

켄터키주 아스베리 신학대학의 신약 교수인 벤 위더링턴은 요단강 동쪽 제방이 요한의 세례 터라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거들었습니다.

당시 세례 요한은 유다 왕 헤롯을 비롯한 예루살렘 실력자들의 눈 밖에 났기 때문에 그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강 건너편에 머물려 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추론입니다.

2000년 이후 3명의 교황이 알마그타스(Al-Maghtas)”를 방문해 이곳을 예수가 세례를 받은 곳으로 인정했습니다만 아직도 관광객 수로 따지면 이스라엘 쪽이 훨씬 더 많다고 합니다.

까스르 엘 야후드에는 매년 50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리는 데 비해 요르단 쪽알마그타스는 수만 명에 그친다고 합니다. 다른 이유보다도 성지 순례 코스가하느님의 땅인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짜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교황청의 인증을 받은 후부터는 점차 요르단의알마그타스로 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어느 곳을 방문하던지 그 세례터를 흐르는 요단강 물은 그 옛날의 요단강 물은 아닐 것입니다. 단지 흔적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강물 위에서 부서지는 수많은 태양의 편린들을 통해서 반짝이는 빗살들이, 우리를 향한 주님의 따듯한 눈길처럼 강렬한 느낌을 순례자마다 느끼며 오늘도 숙연해지는 것이겠지요

 

이곳에서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께서 성령에 이끌리어 광야로 들어가시었습니다.

그 광야가 어디 즈음으로 추정할 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