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와디(Wadi)에 사는 사람들 - 베드윈(Bedouin)
8 와디(Wadi)에 사는 사람들 - 베드윈(Bedouin)
12지파의 이름으로 대오를 이루어 애굽을 떠난 사람들은 이민 초창기인 400년 전에는 대우를 받으며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노예처럼 노역을 하였지만 그래도 의식주의 걱정은 없었던 사람들이었는데, 홍해를 건널 때까지만 해도 추격해 오는 애굽 병사들의 서슬에 빨리 도망가기에 바빴지만 이제 뒤따르는 추격의 걱정이 없어진 광야의 생활은 힘들기 그지없는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온 백성이 지도자 모세와 아론에게 불평을 합니다. “우리가 애굽 땅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았던 때와 떡을 배불리 먹던 때에 여호와의 손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너희가 우리를 이 광야로 인도하여 내여 이 온 회중으로 주려 죽게 하는도다”(출 16:3). 하니 원망에 대한 응답으로, 저녁에는 메추라기 고기, 낮에는 만나를 공급함으로 그들의 육체적 곤고를 채워 주었습니다.
신광야를 거쳐 호렙산(Mt. Horeb) 남쪽에 위치한 르비딤(Rephidim)에 도착했을 때에는 “…목말라 죽게 하느냐?” 하며 불평과 원망이 또 계속됩니다.
여기가 그 유명한 “모세가 바위를 치니 물이 쏟아졌다”는 기적이 일어났던 므리바(Meribah)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출:17장)
그러나 휴식도 잠깐, 아말렉군이 쳐 들어와 광야 생활 중 처음 치르는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아말렉(뜻: 골짜기의 거주자) 족속은 야곱의 형에서(Essau)의 후손들로 페트라(Petra) 일대의 골짜기 내 동굴이나 장막에 거주하면서 계절별로 초지(草地)를 따라 이동하며, 때로는 타 부족에 대한 약탈도 서슴지 않는 호전적인 족속이었으니, 갑작이 사막에서 물이 꽐꽐 쏟아지니 어찌 샘을 안 내겠습니까?
그러니 싸움이 났고, 하나님의 도움으로 모세가 팔을 벌리고 있었기에 이겼지만….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미디안(Midian) 광야는 모세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기 전 바로를 피해 도망쳤던 곳으로, 여기에서 부인도 얻고 자식들을 얻기도 한 곳입니다. 미디안은 아브라함의 세 번째 아내에게 얻은 네 번째 아들의 이름으로 이네들이 부족을 이루어 살던 곳이었지요.
여호와 하나님께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가는 여정에서 그들의 신을 부수고 쫓아내라며 지목한 아모리사람, 가나안사람, 헷사람, 브리스사람, 히위사람, 여부스사람들은 모두 노아의 둘째 아들의 후손들입니다.
이렇듯 야곱이 기근을 피하여 애굽으로 간 후의 400여 년 동안, 노아와 아브라함과 에서의 후손들은 지중해 동남방에서부터 아라비아반도의 사막 깊숙이 까지 흩어져 부족을 이루며 살던 사람들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들의 후손들이 오늘의 베드윈들입니다.
같은 조상을 모시면서도 기후와 환경이 열악하여 풍족한 물자를 얻을 수가 없어서였던지, 아니면 부족 간의 특성에서 오는 분열성이 심하여서였던지, 씨족 간 다툼이 그치지 않아 좀처럼 뭉치지 못하는 민족들이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이슬람의 위대함이란 이 베두윈들을 한 지도자 아래 결집시켜 대제국을 건설한 것”이라고들 말하였겠습니까!
이렇게 이슬람 탄생 전까지 씨족사회가 변함없이 지속되다가 이슬람의 성립과 함께 하나의 나라 아래 뭉치게 되자 베두윈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강해지며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광야에서 살아가고 있는 베드윈들이 약 2천만 명 정도가 있다고 합니다.
저희들을 인도하던 여행사에서 저희들에게 “광야에서의 생활을 체험”하게 하여 주겠다며 오늘 밤의 숙소로 가는 동안, 차 안에서 이네들의 생활상을 설명하는 요르단 전문 가이드의 설명이 참으로 이채롭습니다.
아브라함의 서자 이스마엘을 조상으로 여기는 이들은 주로 사막의 텐트 속에서 살고 있는데, 부유한 사람은 자가용을 가지고 있으며 자가발전기를 가져 천막 안에는 냉장고와 TV까지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나라에 세금을 내기는 커녕 오히려 나라에서 보조금을 받고 사는 베드윈들에게는 국토방위의 의무도 없고, 자식을 낳아도 학교에도 안 보낸 채 자신들의 전통에 의해 교육하고 양육하기 때문에 시민권도 없답니다. 국경도 애매한 광야를 유랑하다가 천막을 치는 곳이 사는 집이요, 사는 나라랍니다.
부족간 전쟁으로 길이 막힐 경우, 약탈과 침략이 빈번하게 일어나기에 그런 실 생활의 훈련을 통해서 그들은 물이 있는 위치를 알아내는 뛰어난 감각을 갖게 되었으며, 어떤 혹독한 기후 변화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되어 험난한 사막 생활에 잘 적응하며, 뛰어난 전투력을 가진 매우 용감하고 강인한 부족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랍의 여러 토후들은 이들을 달래기 위해 아파트를 지어 무상으로 그들에게 분양해 주며, 꼭지만 돌리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거실엔 시원한 바람을 뿜어내는 에어컨까지 갖춰 놓았건만 며칠을 살아 본 그들은 고개를 흔들며 사막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중간 정도의 키로 호리호리한 편이며, 매부리 코를 하고 있는 베드윈족들은 비가 오는 겨울철에는 사막 깊숙이 이동하고, 덥고 건조한 여름에는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오아시스 부근으로 이동하기에 오늘날 배드윈족들에게 마을은 임시 거처일 뿐이랍니다.
사막에서 만나는 손님에 친절하고 관대하며, 설사 아들을 죽인 살인자라도 손님으로 오면 지극정성으로 대한다고 합니다. 손님을 잘 대접하는 이런 이야기는 성경에도 가끔 나오지요. (창 18:2)
이들은 이렇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내가 집주인이고 당신이 나그네지만 내일은 당신이 집주인이고 내가 나그네 일지 어떻게 알겠는가.”
사막에 사는 베드윈들은 주로 검은 천으로 된 헐렁한 옷을 입고 산답니다.
검은 옷을 입으면 흰 옷을 입을 때보다 옷 안의 온도가 6도 정도 높아진다고 하는데, 이렇게 더워진 공기는 상승해서 헐렁한 옷의 윗부분으로 빠져나가고 외부의 공기가 아래의 터진 자락으로 들어와 통하면서 몸을 식혀 준다고 하니 그 지혜가 놀랍습니다.
베드윈들은 평생에 두 번 물로 목욕을 한다고 합니다.
한 번은 태어날 때고 또 한 번은 결혼할 때라고 합니다.
그 나머지는 모래로 목욕을 한다니 그 방법이 참으로 궁금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