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교회, 그리고 나

부활하신 진짜 날은 언제일까?

천천히 chunchunhi 2020. 4. 2. 08:14

 

부활하신 진짜 날은 언제일까?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서로의 편의를 위해서 약속을 한다.

 

하루는 24시간이고 1년은 365일이 조금 넘어 4년에 한번씩 하루를 더 해 주고, 100년에 한번씩 하루를 빼 주되 4로도 나누어지고, 100으로도 나누어지는 해에는 안 빼 주기로 한 것도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여 결정한 약속이고, 그 약속이 지금 계산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독교 세계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약속 중의 하나인 부활절을 정하는 약속은 많이 잘 못된 약속인 것 같아 승복하기가 쉽지가 않지만 그렇다고 따르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지금도 기독교의 형제 교단인 동방정교회에서는 다른 날로 부활절을 지키고 있으니 말이다.

 

흔히 니케아 공의회(영어: First Council of Nicaea, 라틴어: Concilium Nicaenum Primum)라고 부르는 회의가 325 6 19일 니케아(Nicaea, 현재 터키의 이즈니크) 황제의 별궁에서 열려 결정한 부활절과 삼위일체 등의 논의 과정부터가 기독교적이 아닌 것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것 같지도 않으니까.

 

어찌되었던 이 회의에서 춘분을 321일로 결정하고, 부활절은 춘분 후 만월 다음에 오는 일요일로 제정하여 오늘까지 사용되고 있으니 매년 부활절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즉 우리 말로 하면 매년 돌아가신 부친의 기일이 매년 바뀌게 되고, 형제간에 서로 다른 날이 기일이라고 우기는 꼴이 되었으니 말이다.

 

서기 326619일 니케아 종교회의처럼 모든 것을 정확하게 기록해 놓던 로마가 본디오 빌라도가 판결한 날짜를 그들이 사용하던 달력에 의거하여 정확히 적어 놓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 어딘가 에는 있을 텐데 아직 못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 당시에 살았던 4 복음서의 기록에 의거하여 역산을 한다 하더라도 태음력과 태양력을 섞어가며 결정하도록 한 부활절을 춘분이 지난 후 보름달 다음 주일로 정한 이유를 수긍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당시에 그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던 달력(우리말의 Calendar가 음력을 의미하는 것도 염두에 두기로 하자.)은 율리우스력으로 고대 로마의 정치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기원전 46년에 제정해 기원전 45년부터 시행한 양력(陽曆) 역법이다. 이때에 벌써 1년은 365.25일인 것을 계산하였기에 4년에 한번씩 366일을 두었다. 이 달력이 제정되기 전 로마는 음력을 사용하였었다. 그 당시 지배하던 시리아 등 중동 아시아 각 나라들이 음력, 즉 진짜 달력을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었으니까.

단지 이집트만이 태양역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아마도 클레오파트라와 연인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로마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좀 더 확고히 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이집트의 태양력을 선포하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여턴 로마에서 태양력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그즈음이었으니까.

 

그러나 1582년에 이르러 율리우스력의 1년 길이는 365.25일이지만 천문학의 회귀년은  365.2422일이기에 매년 0.0078(11 14)이 길어서 128년마다 1일의 편차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컴퓨터도 없고 천체망원경도 없던 시절에 이렇게 미세한 차이를 알아내었다는 것이 대단하지 않은가?

율리우스력의 한 해의 길이가 약 11 14초가 긴 편차가 제1차 니케아 공의회로부터 1,250여 년 동안 누적된 16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춘분일이 325년 당시보다 열흘이 빨라진 3 11일 즈음이 되어 달력에 큰 오차가 생겼다.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에서 교황에게 역법 개정에 대한 권한이 부여되고 이 오차를 줄이기 위하여 1582 10 4일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율리우스력을 개정하며 1582 10 4일 목요일 다음 날은 10 15, 금요일로 선포하며 개정한 달력이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달력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그레고리력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때에 4로도 나누어지고  동시에 400으로 나누어지는 해에는 윤년을  없애고, 대신 4로는 나누어지지만 400으로는 나누어지지 않는 해에는 윤년을 두기로 하며 천문학의 회귀년의 시간과 근접하게 맞추어 놓게 되었다.

그래서 금년인 2020년은  400으로 나누어 지지 않기에 윤년이 되어 2월이 29일까지 있게 된 것이다.

아직도 그레고리력의 1년 길이는 365.2425일이므로, 천문학의 회귀년보다 0.0003일(26초)이 길어 약 3,300년마다 1일의 편차가 난다고 한다. 얼마나 많이 정확하여졌는가....! 그 옛날에....

 

그런데 왜 하필이면 매년 바뀌는 춘분 후의 만월 다음 주일인가 말이다?

내용은 조금 더 복잡해진다.

 

그 당시 유대인들은 태음력인 유대력을 사용하여 절기를 지켰다.

그리고 유대력에 의하면 하루의 시작은 해가 지는 시간에서부터 다음날 해가 지는 시간까지이기 때문에 하루의 길이도 매일 바뀌게 된다.

태양력을 사용하던 이집트에 그 오랜 세월 노예생활을 하면서도 구전으로 전해오는 자기네 달력을 사용하여 절기를 지키는 그 집념 또한 대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때엔 이미 어느 정도 율리우스력이 정착되었었기에 우리가 한국에서 양력과 음력을 동시에 사용하였었던 것처럼 본디오 빌라도의 기록을 보면 확실하게 양력으로의 날짜를 알 수 있을 텐데 그게 없으니 역산을 할 수밖에....

 

요한복음 1914절에 보면 이 날은 유월절의 준비일이요 때는 제6시라. 빌라도가 유대인들에게 이르되 보라 너희 왕이로다

 

유대력으로 유월절 준비기간은 히브리 달력의 니산(Nisan) 14일을 의미한단다.

아마도 이집트에서 오랜 노예생활 후에 출애굽 하던 날이 아마도 그 당시 유대인들이 사용하던  달력의 니산 일이었고,  동시에 이날이 그 당시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달력에 의한 춘분이 지난달의 만월 즈음이었던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신 날이 마침 그때의 양력 달력으로 춘분 후이면서 첫 만월인 니산일 1주일 전이 아니었을까? 

"춘분이 지난 후의 만월 다음 주일"로 결정한 이유가 설명되려면 말이다.

 

히브리 율법에 의하면 유월절 어린양 은 니산 14일에 3시에서 5시 사이에 잡아서, 그날 밤 12시 이전까지 먹어야 한다고 한다.

예수님은 자신을 구약 율법의 유월절 어린양과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형식을 취하여서, 예루살렘에 니산 10일에 들어가시고. 그리고 니산 14일 십자가에 달리시고 마침내 오후 3시에 돌아가셨다는 것이 성경학자들의 해석이란다.

그래서 유월절 어린양을 희생 제사로 드린 최고 제사장은 니산 16일 새벽에 일어나 첫 열매의 제사를 드리는데, 예수님의 부활은 니산 16일의 첫 열매를 의미하게 된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날짜를 처음 연구했던 과학자는 만유인력을 발견한 영국의 아이작 뉴튼(Isaac Newton)이라고 한다.

그는 유대 달력의 니산 14일을 근거로 해서 히브리 음력과 율리어스 양력 달력을 가지고 계산을 하여, AD 34년4월 23일 금요일로 제시했었는데, 1991년 영국 왕실 천문학회의 존 프랫(John Pratt)은 뉴튼이 계산상 약간의 실수를 했고, 이를 바로잡으면 AD 33년이 4 3일이 된다고 하였다.

 

또 다른 계산은 컴퓨터 계산을 통해 1990년 천문학자 브래들리 스케퍼(Bradley도 동일한 날짜인 33 4 3일 금요일로 계산해 냈다고 한다.

 

2003년에도 천문학자인  LIviu Mircea와와 Tiberiu Oproiu가 다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시간을 계산했는데, 또한 동일하게 AD 33 4 3 3시로 일치하였단다.

 

위에 열거한 여러 천문학자들의 컴퓨터를 사용한 계산으로 보면 돌아가신 날이

결국 "AD33, 4 3, 3시 금요일. 숨을 거두시다"로 귀결이 된다.

그러면 부활하신 날은 AD33 4 5일 아침이 된다.

 

율리우스력으로 AD 33년 4월 3일 3시이고 부활하신 날이 AD33년 4월 5일 아침이 된다면, 1582년 10월 4일이 10월 15일이 되어, 잃어버린 10일을 더해주면 요즈음 우리가 사용하는 달력으로는 양력 4월 15일이 매년 부활절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 힘없는 나의 궤변이니 거저 이쯤 해 두기로 하자. ㅎㅎㅎ

 

4 복음서에 나타난 시간들 중에 유독 요한복음만이 해가 빛을 잃은 시간을 12시라고 하고, 돌아가신 시간을 15시라고 하였지만 다른 복음서는 이를 6시와 9시로 기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요한복음은 하루의 시작을 밤 12시에서부터 다음날 12시까지로 하는 로마의 시간 법을 따랐고 다른 복음서는 유대의 시간을 따랐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적지 않은 교세를 가지고 있는 동방정교회에서는 아직도 율리우스력을 사용하여 부활절을 정하여 같은 예수님을 기념하는 우스운 모양새가 계속되고 있다.

 

참고로 2020년 동방정교회의 부활절은 419일이고 우리들이 속한 서방교회는 412일이다.

2021년은 동방정교회는 52, 우리는 44,

2022년은 동방정교회는 424, 우리는 417

 

동방교회 일부에서는 타협안으로 '개정 율리우스력'이란 것을 사용하는 등, 동일하게 니케아 공의회의 원칙을 적용하려 노력하는데도 상황이 복잡하다.

2015 6 12, 프란치스코 교황이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당에서 열린 세계 사제 피정 행사 때 가톨릭과 정교회의 교회 일치를 위해 부활절 날짜를 바꿀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는 보도가 있었다.

 

앞으로 두고 볼일이다.

과연 역사적인 그 날이 사람들에 의하여 언제로 변하게 될지….

 

갑바도기아 계곡 속의 석굴 안 초대교회 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