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14 Arizona High Ways
US14 Arizona High Ways
세상에서 기(氣)가 제일 쎄게 뿜어 나온다는 세도나(Sedona)이기에 “거저 한번 지나기만 하여도 어느 정도의 기운은 받을 수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세도나를 지나 휘넥스(Phoenix) 로 내려가는 Inter State 17번을 달리는 동안 청명한 날씨는 조금씩 열기를 더해 가는데 그래서인지 아니면 기(氣) 때문인지 몸이 조금씩 더워져 온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이요 추측이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느낌이 있어야 지난 온 길이, 시간이 좀 덜 아깝지 않겠는가! ㅎㅎㅎ
굽이 도는 길을 흥얼거리며 내려 가는 데 주위에 야트막한 야산들이 나타나더니 긴 장대들이 무척 많이 꼽혀 있다. 문득 50년 전에 이 길을 가면서 보았던 파이프 올간 선인장이 생각 키워 속도를 줄이면서 가까이 보니 그래, 캐나다 같으면 온실 속에서나 키우는 그 비싼 파이프 올간 선인장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허허~~~장관이로고….
근처의 샛길로 빠져 나가 그 우람한 선인장을 사진에 담고서는 또 달리기 시작 하였다.
California 주 경계를 넘어 있는 Joshua Tree National Park을 들려 Palm Spring까지 가서 하룻밤을 자야 내일 비행기로 오는 나의 후손들과 합류 할 수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Arizona의 최대 도시 Phoenix에서 광활한 미국의 남부를 가로 지르는 Inter State 10번 으로 갈아 타고 서쪽으로 달리는 길에는 볼만한 것이 통 없었다.
거저 넓은 황야, 메마르고 거칠기가 중동에서 보았던 광야와 비슷하다. 풀 포기도 없이 거저 덤불들만 자랐다가는 바람에 날리면서 가끔 일어나는 회오리바람에 먼지와 함께 쓸려 가다가는 또 떨어져서 뒹구는 광야. 잘 닦여진 길에는 물류를 나르는 대형 트럭들이 간간히 지날 뿐 지나는 자동차들도 별로 없고, 주변에는 도시마저 가까이에는 없으니 휘발유를 잘 체크해 보아야 한다. 언제 다음 주유소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California 주 경계에 가까이 갈수록 시간은 정오를 넘어 1시가 되자 이글거리는 태양과 그 열기를 반사하는 광야의 지열이 합하여 자동차의 온도계가 섭씨 44도를 가르킨다.
차 안은 계속 돌아가는 에어컨 덕에 시원하건만…. 차 창을 열어 보니 훅 불어 들어 오는 열기! 마침 나오는 휴계소가 있어 점심을 먹으려 식당으로 들어 가는 그 짧은 순간마저 헉헉대게 만든다. 주문을 받는 상냥한 아가씨가 하는 말이 “여름에는 이 정도는 보통” 이란다. 허허… 섭씨 44도면 화씨로는 111.2도가 되는데… 고열이라도 엄청 고열이 아닌가! 이런 고열 속을 묵묵히 잘 달려 주는 나의 철마가 고마워 진다.
그러면서 그 옛날에 말을 타고 달리며 개척을 하였던 그 개척정신이 새삼 숭고하게 느껴 진다. 개척이라는 미명으로 수없이 많은 인디언들을 죽인 아픔 만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