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chunchunhi 2015. 12. 5. 07:21

US11 Horseshoe Bend

 

Antelope Canyon을 가기 위해 아리조나주에 있는 Page라는 작은 마을에 가면 Horseshoe Bend라는 곳이 있다. 어제 지나온 Canyonland에서 Green River와 합하여 진 코로라도강이 흘러 내려 만든 Lake Powell 에서 잠시 쉬다가 그랜드 캐년으로 흘러 들어가기 위해서 구비지는 곳이 마치 말 발굽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가보다.

 Horseshoe Bend Overlook을 보기 위해서는 약 1km를 걸어서 언덕을 넘어 올라가야 하는데, 공원 안내인들이 물을 지참하지 않으면 올려 보내지를 않는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언덕이지만 그 길이 보기처럼 쉬운 길이 아닌 모양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 본 정경은 내가 마치 노르웨이의 피요르드 위에 올라 선 것 같은 느낌이다. 천애의 낭떠러지 저 아래로 보이는 강줄기는 어제 본 Green River 보다는 더 검푸른 것이 수심이 제법 깊은 모양이다. 그 파란 물에 하얀 물살을 날리며 달려가는 모터보트가 장난감보다도 더 작은 점으로 보이도록 높은 단애다. 그 가장자리에서 셀카로 사진을 찍는 강심장의 젊은이들을 바라 보며 혼자 올라오기를 잘하였다고 안위하는 나는 뭘까?

저 아래 보이는 코로라도 강이 해수면으로부터 975미터이고 내가 서 있는 곳이 해수면으로부터 1,280미터라고 하니 305미터의 깎아지른 절벽이 내 발 아래에 있는 것이다.

한참을 서서 저 아래 검프르게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 보았다.

항상 낮은 데로만 흐르는 물.

바위가 막아서면 돌아 가면서 흐르는 물.

마치 무저항운동처럼 말없이 흘러내리지만

어느새 뒤 돌아 보면 굽이지게 깍아지른 벼랑이  남아 이렇게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 않는가!

비록 지금 여기서 굽이 흐르는 물은 그 물이 아니더라도

아직도 조금씩 바위를 바위 몰래 변화시키는 물결의 인내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이 곳에서 조금 상류로 올라가면 Glen Canyon National Recreation Area 가 나온다.

코로라도강이 흐르는 글렌 캐년을 댐으로 막아 생긴 Lake Powell 호반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큰 호수가 된 것이다.

1956년에 환경주의자들로부터 엄청난 반대를 받으면서도 공사를 시작하여 1964년에 완공된 글렌 캐년 댐의 높이는 216미터, 길이는 475미터요 댐 하부의 두께는 최대 164미터나 되는 구조물 안에 8개의 수력발전 터빈이 130 KW 의 전력을 생산해 내고 있는 큰 댐이 되어 미국에서 2번째로 큰 총 저수량이 333억톤이나 되는 파웰호수를 만들어 준 것이다.

파웰호수는 콜로라도 강을 따라 약 300km나 길게 이어진다. 이럼으로써 코로라도 강이 흐르던 원래의 글렌 캐년과 많은 환경보호자들의 항의가 파월호수 속에 잠기게 되어 그 이름만 댐 이름으로 남게 되었다.

이 두 개의 댐으로 인하여 바하 캘리포니아만으로 흘러 들어가 태평양에 이르는 코로라도강의 운명과 그 강변에서 해마다 홍수와 싸워야 했던 서부지역의 농업환경이 많이 바뀌게 되었고 또 미국 서부의 전력사정 또한 많이 좋아지게 되어 오늘의 풍요를 이루고 있으니 과연 어느 것이 더 현명한 일이었을까?

댐을 만들어? 말어?

 한참 후에 설명이 나오겠지만 미국에서 제일 큰 댐은 후버 댐이고, 제일 큰 인공호수 또한 후버 댐이 생기면서 만들어 준 미드 호수(Lake Mead). 후버 댐은 높이가 221.3미터, 길이가 379.2미터 댐 하부의 넓이는 201.2미터에 총 저수량 348.5억톤 최대출력 2,080MW

 

Horseshoe Bend의 전경이다. 내가 가진 장비로, 내가 서 있을 수 있는 자리에서, 나의 최선으로 찍은 사진인제....어째 웅장함이 영 실감이 안난다.  이럴 때 드론이 있었더라면.... 아니 뱅기라도 탈 수가 있었더라면.... 욕심은 한이 없는 법인가보다.ㅎㅎㅎ

안내판에는 한국말로도 경고가 써 있다.

별것 같지 않은 언덕길인데... 시작일 뿐이다.

언덕 위에 올라 서면 보이는 평원.  지평선이 아득히 보인다.

이상스런 형상의 돌들이 널려 있기도 하고....

그러다 발 밑에 나타나는  절벽!  한발자국이 생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지다. 그런데 철책도 없다.

셀카봉에 자신을 맏기는 젊은 연인들. 허나 그 표정이 마냥 기쁨만은 아닌듯 하였다. 기대 반, 두려움 반!

300미터 아래 보이는 보트가 만드는 포말.

글렌 캐년 댐.  뒤로 보이는 것이 Powell 호수다.

수력발전 터빈이 있는 곳.  물의 낙차의 힘이 전기의 힘으로 바뀌는 곳이다.

Lake Powell 의 상징적인 바위산.  이 곳도 옛날에는 깊은 계곡의 정점이었었겠지?

이 주변으로 펼쳐진 공원이 크지만 쉬기에는 너무 더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