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chunchunhi 2014. 10. 24. 10:31

77 안개를 찍는 방법

 

안개!

운전을 하거나 항해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장애물이지만 위험하지 않은 곳에서 안개 속을 바라보며 상념에 젖을 수 있는 사람에게는 참으로 포근하고 몽환적인 상황이기도 합니다.

우리 눈에 비쳐지는, 신비하기까지한 안개의 정경을 어떻게 하면 눈에 보이는 것 처럼 사진에 담아볼 수가 있을까요?

물론 상황에 따라서, 밝기에 따라서 또 안개의 농도에 따라서 달라 지겠기에 "이 것이다.!" 라는 정설이 있을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일반적으로 안개 낀 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의 셋팅에 대해서, 그리고 렌즈의 조작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는 것입니다.

지필지기라 하였으니 먼저 안개에 대해서 조금 알면 도움이 되겠지요?

안개가 끼는 이유는 지표, 혹은 수면의 온도와 대기중의 온도 차이가 많으면서 상대습도가 높을 때 일어나는 기상현상입니다.

구름과 비슷하지만 고도가 낮기 때문에 안개라고 하며, 농도에 따라 계급을 붙인다고 합니다. 안개는 관측지점으로부터 1,000m 이내의 목표물이 보이지 않을 때를 말하며, 그보다 농도가 엷은 것은 박무(薄霧)라고 하고, 박무 중 미소한 물방울로 되어 있는 것을 댐프 헤이즈(damp haze) 또는 미스트(mist)라고 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응결핵이나 세진(細塵)이 시정(視程)을 나쁘게 하는 것을 연무(煙霧:dry haze)라고 합니다.   또한 기온이 0℃ 이하로 많이 하강하면 물방울이 아닌 미세한 빙정이 떠돌게 되는데, 이것을 빙무(氷霧:언안개)라고 합니다.

관측지점으로부터 1,000m 이내의 목표물이 보이지 않을 때를 안개라 한다고 하였는데 그 안에도 불과 4~5m 지점이 안보이는 짙은 안개도 있어 삼국지에서는 제갈공명이 조조로부터 화살 십만개를 얻어 올 수도 있었지요. 이런 짙은 안개 속에서는 사진을 찍어도 거저 뿌연것 외에는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오늘 이야기 하려는 것은 봄의 아지랭이와 마찬가지로 가을의 안개에 둘러싸인 풍경을 찍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즉 옅은 박무 속에 사람의 마음을 끄는 강한 매력이 있는 피사체를 찍는 것이지요.

 

대기 중에 수증기가 응결되어 지상에 떠도는 시간은 극히 짧기 때문에 안개를 표현하는데는 역시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우리 속담에도 "해 뜬 뒤 안개 걷히듯" 이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안개처럼 사라져 버리는 사랑이나 기억도 있듯이….

 

적당한 기후 조건이 와서 안개 낀 풍경을 허둥지둥 찾아 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끼는 적당한 장소를 미리 기억해두면 좋을 것입니다.

안개가 있는 사진에는 우선 사진을 찍는 사람이 "무엇을, 어떤 느낌을 나타내려는가?" 가 가장 중요한 관점이 될 것입니다.

흐릿하고도 부드럽게 보이는 먼 곳의 풍경이 포인트가 되는 경우와 흐릿하고 부드럽게 사라지는 배경을  뒤로 하고 앞에 주제를 살리는 방법은 둘 다 뒤를 흐릿하게 하지만 주제와 부제가 바뀌는 상황이 되므로 표현하고자 하는 소재의 형태에 중점을 두고 찍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할 수가 있겠지요.

안개 속의 수목이나 전경의 풀 등을 포인트로 배치해서 화면을 구성하던지, 아니면 일출이나 일몰의 신비스런 하늘의 색채를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할 수도 있겠습니다.

노출은 상황에 따라서 매뉴얼로 하던지 자동으로 하던지 사진사의 취향입니다마는 Focus는 매뉴얼로 잡는 것이 주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떤 경우라도 렌즈의 특성을 고려하여 선택하면 좀 더 효과적인 사진을 만들 수가 있겠지요. 

렌즈의 특성과 조리개 크기에 따른 영상의 특성을 몇줄의 글로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기에 가능하시면 "천천히 열리는 사진세상" 41회부터 48회까지 한번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간단히 정리를 하면 항상 주제에다 초점을 맞추어 주며 앞과 뒤의 부제를 안개 속에 히미하게 보이도록 하는 일이 될 것인데 이를 렌즈의 초점거리 종류와 조리개의 크기로 어느 정도 앞 뒤의 흐림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는 심도가 깊어서 앞과 뒤 모두에 초점을 맞추는데 유리합니다.

초점거리가 긴 렌즈는 심도가 얕아서 주제를 살리며 선별초점을 맞추는데 유리합니다.

줌렌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줌 아웃할 경우 심도가 깊어지고 줌 인 한 경우 심도가 좁아지게 됩니다.

같은 렌즈에서도 조리개를 좁게 줄여주면 심도가 깊어지고, 조리개를 활짝 열어주면 심도가 좁아지게 됩니다.

셔터 스피드는 삼각대가 없을 경우 사진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인 1/80초 혹은 1/100초 정도를 사용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 외에 적정노출이 필요한 만큼 ISO를 조절하시면 원하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사진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특히 안개처럼 순간 순간에 따라 바뀌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꾸 자꾸 반복해서 찍어보며 나만의 감을 익히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요즈음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가 아침안개를 보기 좋은 시절일 것입니다.

모두 좋은 사진 많이 건지시기를 바랍니다.

 

(완전한 글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고견을 들으며 조금 더 보완하였으면 합니다.주저 마시고 덧붙일 의견이 있으시면 개진해주시기를 바랍니다.-천천히-)

 

 

안개 낀 산이지만 좀 너무 밋밋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안개가 짙다보니 별 볼일 없는 사진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