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chunchunhi 2013. 1. 12. 11:55

49 갈릴리 3 - 베드로 고기

 

 

번잡을 피하기 위하여 좀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하고 당도한 곳은 한 400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큰 식당이었다.

아직도 갈릴리 호수에서 잡히는 도미 비슷한 고기를 사람들은 베드로 고기라고 부른단다.

메뉴는 그 베드로 고기 하나 뿐이다.

허기사 베드로가 생업으로 고기를 잡던 그 갈릴리에 왔는데 베드로 고기라 이름 붙여진 생선을 한번 안 먹고 갈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아직도 호수에는 가끔 옛날에 베드로가 한 것처럼 그물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있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가지나 보여주기 위한, 아니면 극히 영세한 어부의 투망질일 뿐, 그 많은 관광객, 아니 순례 객들에게 다 충당할 수가 없어 지금은 양식을 하고 있단다.

 

한참을 기다리니 스테인리스 접시위에 튀겨진 생선 한마리가 쪼개진 레몬으로 장식된 채 나왔다.

생선을 입에도 안 대던 개띠인 나도 호기심에 먹어 보았다.

다른 메뉴가 없기도 하였지만 과연 베드로 고기 맛이 어떤지 보기 위해서.

정성이 들어간 생선튀김은 아닌 것 같다.

하기야 그 많은 사람들을, 그 것도 시간에 쫒기는 사람들에게 한꺼번에 내어 오려니 어련하겠는가!

손가락을 쪽쪽 소리 나게 빨며 맛있게 먹는 고양이 띠들(?)은 참 좋겠더라!.

그러나 내겐 결국 누군가가 발상해 낸 기가 막힌 상혼이 붙인 이름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다.

 

베드로라는 이름을 가진 생선에게 좀 미안한 느낌이 들면서 그 옛날, 해변에서 바위 위에 모닥불을 지펴 놓고 생선을 구워 주시던 주님의 손길이 그리워진다.

그런데 또 두려워도 진다.

만약 주님이 나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라고 물으시면 뭐라 대답하지?

베드로에게처럼 세 번만 묻지는 않으실 터인데..

아마도 그 반복되는 물음에 해가 질 것 같은데…….

 

 

 

 

 

 

1 베드로 고기라 이름 붙여 파는 생선.

거저 한기 시장 끼를 줄이기에도 모자란 생선이었다.

    

 

 

2 갈릴리 호숫가에 지어 진 팔복교회

그 아래에 가서 쳐다보면 8각으로 된 돔 창문에 8복음을 써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