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의 육조일기(育鳥 日記)|
2011년 4월 29일
현관 처마밑에 새집을 처음 보았읍니다.
비록 부실 공사한 집 처럼 깔끔하게 매듭지은 둥지는 아니지만....
우리집 처마에 집을 지었다는 반가움이었읍니다.
열심히 알을 품고 있는 모성애.
사람이나 동물이나 어미의 마음은 매 한가지인 모양입니다.
알에서 깨어 나는 새 생명의 신비함!
눈을 떼지 못하게 하였읍니다.
옛날에는 나도 저런 엄마였었는데.....
2011년 5월 7일
차고 앞 Drive Way에서 깨진 새 알을 발견하였읍니다.
알 속에는 제법 모양새가 갖추어 지기 시작하는 새가 있었는데....
어떤 몹쓸 놈?이 이랬을까요?
그 놈 또한 살기 위해서 먹이를 사냥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먹지도 못한 채 이렇게 죽여 버렸으니....
슬픔에 가슴이 아려 왔읍니다.
어미 새가 날라 간 새 둥지 안을 드려다 보았지요.
파란 알 하나가 덩그라니
어미의 품을 잃어 버린채.....
나도 어미련만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아쉬움!
저렇게 놔 두면 어떻게 하나.....결국 썩을 텐데......
2011년 6월 5일
매일 바라 보던 빈 둥지에 새가 날아와 앉았읍니다.
지난번의 그 새일까?
이름이라도 알아 두었어야 했을걸.....
허나 새는 새
다시 찿아 와 준 새가 고마웠읍니다.
2011년 6월 18일
두주일 동안이나 앉아 있는 새가 걱정 스러웠읍니다.
혹시....저 안에 있던 한알, 이제는 부화를 할 수 없는 그 한 알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 어미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둥지 안을 드려다 보았읍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둥지 안에는 방금 부화 된 듯한 새끼 3마리가 옴주락거리고 있는 것이 아님니까?
얼마나 기쁘고 설레이던지요.....
둥지를 드려다 보는 동안 어느새 날아 와 앞집 지붕위에서 불안한 눈초리로 지켜 보던 어미의 모습이 안쓰러웠읍니다.
2011년 6월 18일
어미 새의 앉는 자리가 조금 높아 졌읍니다.
그리고 삐죽이 튀어 나오기 시작하는 어린 부리.
2011년 6월 19일 아침 8시 18분
무언가 먹이기 시작하더군요.
2011년 6월 19일 오후 3시
벌써 고개를 들어 올립니다. 아직 눈도 뜨지 못 한 채....
세마리가 다 얼굴을 내 밀었네요. 눈도 못 뜬 채....
2011년 6월 19일 4시 16분
어미가 날라 오자
주둥이를 벌립니다.
2011년 6월 20일 새벽 6시 53분
처음으로 육식이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일찍 일어난 새가 지렁이를 잡는다더니.... 일찍 일어나 밖을 본 덕에 지렁이를 먹이는 모습을 담을 수가 있었읍니다.
칼이 없어 부리로 잘라 주면서 골고루 먹이는 어미의 사랑은 세마리가 다 같겠지요.
2011년 6월 20일 9시 46분
아빠새가 날라 와 먹이기에 합세를 하였읍니다.
2011년 6월 21일 11시 14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부리도 제법 높이 올라오고.....
눈망울도 또렷해 졌고....
제법 소리도 지를즐 알게 되었나 봅니다.
"나 밥 줘!!!!!"
2011년 6월 26일 아침 5시 33분
벌써 이렇게 커져서 둥지 위에 올라 앉게끔 되었읍니다.
2011년 6월 26일 오전 6시 11분
우리집 처마 밑 3총사입니다.
날개짓도 시작을 하네요.
허나 아직은 엄마의 입길이 필요한 시간들입니다.
꾸준히 날개 운동을 하며 힘을 기르는 모양입니다.
이제는 좁아진 둥지
2011년 6월 26일 7시 20분
시간마다 달라지는 모습입니다.
이제는 날을 수 있을까...?를 가늠하는 모습입니다.
오늘 교회에 갔다 오면 날라가 버릴 것만 같은 예감입니다.
2011년 6월 27일
드디어 빈 둥지가 되었읍니다.
안을 드려다 보아도 깨긋하게 비어 버렸읍니다.
아무 자취도 남기지 않은 채.....
그럼 처음에 한 알이 남아 있던 것은 어찌 되었을까요?
그 것도 부화를 해서 3마리가 되었을까요?
아니면 두번째 날라 온 새가 3알을 낳았을까요?
처음의 남은 한 알도 부화가 되었기를 바라면서
이제 하늘을 좁다고 날라 다닐 그 세마리의 새 생명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지난 세월 동안 그 자라는 모습을 지켜 보는 기쁨을 주었으니
빈 둥지는 거저 빈 둥지만은 아니겠지요.
이제 빈 둥지는 남아 있는 우리들의 몫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