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chunchunhi 2011. 11. 8. 02:00

 

어제 아침에 차고 앞에 풀 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져 있었읍니다.

지난  밤에 분 바람에 어디서 날라왔나~~ 하였는데

현관 처마에 길게 흔들리는 풀.

 

로빈이 집을 지어 신혼살림을 차렸나 봅니다.

근데.... 녀석. 집을 좀 단단하게 잘 짓지....

어느 규수를 데려다가 고생 시키려고.... ㅉㅉㅉ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남아 있는 게 다행이다 싶어

밑에 너덜거리는 풀들을 기둥에 동여 매어주고 싶은데....

그나마 심술 궂은 봄 바람에  더 떨어져서 신혼살림 깨빡치지 말라고 말입니다.

 

근데... 사람 손을 타면 안된다고 하네요.

내 비록 도끼 목수일망정, 저것 보다는 잘, 튼튼히 지을 수가 있는데....

 

허나 다시 생각해 보면

부리 하나로 저만큼이나마 지어 신방을 차린 로빈녀석이 참 대견하기도 합니다.

"장가 한번 들기 되게 힘드네.... " 하며 푸념을 하였을까요?

 

새가 둥지를 틀 때도 나무 가지를 보고 튼다는 옛말이 생각키워 고이 고이 보살펴 주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내집 처마이니까요.

비록 부실공사를 하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