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기 16 마사다, 사해 Mud
순례기 16 마사다, 사해
마사다 성채로 오르는 케이블 카
성채에서 내려다 보는 정경. 정말로 오르기가 힘든 산세다. 멀리 사해가 보이고....
뒤로는 첩첩이어진 광야와 야산
전쟁당시 사용하였던 포탄?
옛 페허의 잔해
이 쥐는 무얼 먹으러 여기까지 올라 왔을까?
엔게디의 오아시스와 온천
국민학교 때였나 보다.
사해에 가서 누눠 있으면 몸이 저절로 물에 뜨도록 그 곳은 짠 바다라고 배운 것이….
그로부터 xx년이 지나 이제 그 때 읽은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몇년인지는 너무 알려고 하지 마세요. 저도 가는 세월이 얼마였는지 모르니까요.ㅎㅎㅎ)
오늘이 사해로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엔게디 스파로 가는 길에 마사다엘 먼저 들렸다.
마사다.
사해 서안에 솟아 있는 높이 500m 여의 험하고 고립된 상부의 평탄한 바위를 헤롯대왕이 피난처로 삼으려고 요새화 했던 마사다.
예루살렘 함락후, 살아 남은 1000명 가까이의 수비병이 농성하여 2년반 동안이나 막강한 로마군에 저항을 계속하다가, 끝내에는 항복치 않고 죽음을 택하여 생명을 끈은,유대인들의 최후의 격전지 마사다.
그 이후 유대인들은 이 유대 지방에서 완전히 축출당하고 만 비운의 성채 마사다. (사실은 그 후로도 한번 더 반란이 있어 그 후가 되지만…순례기 10번 예루살렘편을 참조하시라. 궁금하신 분들은…)
2000년 전의 일이니 이차대전 때 곳곳에서 옥쇄를 자행한 일본도 그 전례를 이곳에서 배워 간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하여턴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그 절규대로 모두가 다 자결한 것으로 끝난 3년간의 항쟁의 격전지 마사다.
요즈음은 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오른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모두가 극장으로 안내되었다.
마사다의 역사에 대한 영화가 상영된다.
피터 오툴이 주연한 영화 마사다가 중간중간 삽입되어지면서 나레이션을 들으며 본 장면들이 뇌리에 깊이 박힌다. 집에 가면 다시 한번 봐야지…..
인간들이 살아남기 위하여 짜낸 지혜가 곳곳에 유물로 남아 있고,
그 인간들을 말살시키기 위하여 쏘아 올린 대포알(돌멩이)들이 무더기로 싸여 역사의 현장감을 자아내는 그 높은 절벽위의 부서진 성채.
낙화암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이국적인 풍경이요 자연 경관이었다.
그 높은 절벽위에 호화로운 궁전과 별장을 지어 놓고 난을 피하여 오래 살려던 헤롯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그의 집념과 권력이 남긴 대단한 유물은 오늘도 우리를 이렇게 부르는데….
이 최후의 항전지를 격파하기 위하여 로마 군인들이 노예를 동원하여 쌓아 올린 토성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마치 개미가 줄 지어 움직이는 것 같이, 그 토성 위로 걸어 올라오고 있는 관광객들이 점.점.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사용하여 쉽게 올라 오지만, 또 많은 사람들이 그 토성으로 만들어 진 길을 걸어 올라 오기도 한다.)
그 점점을 바라보며 이는 상념!
산다는 것이 무얼까?
전쟁은 왜 일어나야만 하는 것일까?
죽는 다는 것은 과연 힘들게 사는 것 보다 편할 수가 있을까?
그 비운의 장소를 보려는 인간의 궁금증은 과연 무엇에 대한 호기심일까?
오랜 역사, 그래 그건 정말로 큰 노력의 산물이었으니까, 그 위로 난 길을 통해서 이 성으로 들어 왔을 때에는 한사람도 남은 사람이 없이 다 자결한 후였으니 그 오랜 세월의 노력과 고생은 과연 무얼 얻기 위한 것이었을까? 그래도 예외는 항상 있게 마련인가 보다.
그 때 살아 남은 한 여자의 증언이 있기에 그 최후의 처참함이 아직까지도 구전되어 내려 오고 있으니까….
또 그놈의 모자라는 시간 때문에 그 궁전까지 내려가 보지는 못하고,
정상에 만들어 놓은 모형과 부서져 잔해를 남긴 유적을 보며 아쉬움을 달래어야만 하였다.
그리고는 엔게디 온천으로 향하였다.
어쩐다! 계란을 하나 가지고 오는 것을 잊어 버렸으니…..
책에는 계란을 물에 넣으면 1/3이 뜬다고 나왔는데…
그걸 실험하려고 벼렀었는데…..
오늘 아침은 왜 그렇게 급했나…ㅉㅉㅉ
오랫만에 풀어 본 도시락이 한식이다.
와! 한국식당이 없는 이스라엘에서 한식으로 점심을 먹다니…..
인도하시는 박영국목사님 사모님의 애쓴 보람으로 모두가 맛있게 먹곤 서들러 탈의실로 달려 간다.
빨리, 그 좋다는 사해 mud를 바르기 위해서….
피부에 좋다는 이야기만 듣다가 그 본 고장에 왔으니 모두가 급할 수 밖에…
좋다는 것에는 남여유별도 없었고, 장유의 유서도 없었다.
너나없이 벌거벗고(?) 다 함께 모여 진흙을 바르는 모습이란…허허허
나도 그 중의 하나가 안 될 수가 없지! 좋다니까…..
온 몸이 진흙 투성이가 되자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수영복을 입었는지 벗었는지도 모르겠고…ㅋㅋㅋ
마치 특수부대원들이 작전 나가기 전에 분장하는 모습 같기도 하다.
차를 타고 갈 수도 있었지만 몸에 바른 진흙이 마르기도 할겸 해서 약 300미터를 걸어서 사해 바닷가로 갔다.
바다로 들어가는 난간이 놓여 있는데 그 다리가 소금으로 뒤 덮여 있는게 아닌가… 과연 소금천지는 소금 천지다.
물속에 들어가니 바닥이 무지무지 날카롭다.
마치 수정 바닥인양 소금의 결정들이 뾰죽뾰죽 발끝을 찌른다.
바다신발을 준비하였기 망정이지 아니면 한발짜욱도 움직일 수가 없었으리라…..
몸에 말라 붙은 진흙을 바닷물에 씻었다.
온 몸이 마치 미꾸라지를 만지는 것 처럼 미끈 거린다. 약효가 벌서 나는 것인가…?
뽀죽뾰죽한 바닥이나마 좀 앉아 보려 해도 도무지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자꾸 몸이 뜨는게 아닌가…..
겨우 몸을 씻고는 부인의 도움을 받으면서 한번 드러누워 보았다.
소금물이 눈에 들어가면 안된다기에 귀 또한 안 좋을것 같아 귀마개도 사가지고 왔건만 사물함에 들어 있는 백 속에 있으니 원…
아무리 준비를 잘 하였다 하더라도 막상 필요할 때 없으면 그건 안하니만 못하다는 걸 다시 배웠다.
언제 도적같이 임할 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깨어 있으라는 주님의 말씀이 여기에도 해당이 되나 보다.
하여턴 아쉬운 후회로운 마음으로 조심해 누우니 정말로 몸이 뜬다.
그런데 일어나기가 무척 힘이 든다.
손으로 잡히는 곳은 다 송곳바닥 같고…..
엉기정거리면서 겨우 일어설 수가 있었다.
돌아 오면서 보니 여기 저기 긁혀서 피가 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허나 그 상처가 모든 생물이 살 수 없이 짠 소금바다에서 났기에 금방 괜챦아 지는 모양이다.
스파로 돌아 와 온천에 몸을 담구었다.
붕 뜨는 기분 뿐만이 아니라 여기서도 몸이 절로 뜬다.
유황냄새가 독히 나는 물인데 이도 소금물인 모양이다,
혹시나 해서 맛을 볼 수도 없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고 있으니 열락이 어디 별 곳이랴!
이렇게 좋고 즐거운 시간은 왜 그리도 빨리 가는 지…. 또 돌아 갈 시간이다.
뻐스에 오르는 모습들이 모두 다 10년은 젊어지고 예뻐진 것 같다,
그 유명한 사해 머드 팩을 했는데……..
그 보드라워진 피부는 만져 보아야 아는 데….. 누굴,어딜 만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