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암소가 헤엄 쳐 건넌 보스포러스 해협
보스포러스, “소가 헤엄 쳐서 건넜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왜일까?
옛날 한 옛날에 암소가 헤엄쳐 건넜기 때문에 보스포러스라고 이름 지어졌다.
그럼 이 암소는 또 어떤 소인가?
제우스까지 들먹거려야 할 정도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우스는 신약성경에도 나온다. 사도행전 14장 12절을 보시라)
그리스 신화에서의 하늘의 신 제우스는 땅에 물의 신인 이나코스의 딸인 이오와 사랑을 하게 되었다. 말이 사랑이지 간통이지. 게다가 거의 다는 강간이었지.
원래가 잡신이니 무슨 도덕적인 걸 기대하겠는가?
그러던 어느 날, 하늘의 중전마마인 제우스의 부인, 헤라가 왠지 낌새가 느껴져 남편 제우스의 뒤를 밟게 되었다.
여신이지만 여자이기에, 여자의 직감(? )으로 뭔가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제우스의 뒤를 밟았던 것이다.
제우스 또한 올림포스의 대신(大神)이 아닌가?
미행을 눈치 채고 사랑하는 이오를 잽싸게 암소로 바꾸어 놓고 딴청을 부리고 있었다.‘흠, 암소로 둔갑시켜? 요놈아, 날 속여?’이런 걸 다 알고 나타난 헤라, 제우스에게 “어머! 예쁜 암소네, 이 암소 나 줘요.”하고 조른다. 제우스, 난감하지.
자기의 애첩인데 아깝지···. 허나 대신 제우스가 암소 한 마리 정도를 아내에게 못주겠다고 하면 마누라에게 들통이 날 테니 어쩔 수 없이 승낙을 하고 말지 않았는가….ㅎㅎㅎ
못 믿을 손 남자의 사랑인가 하노라. 아니 남자가 아니라 남신이다.
소문난 난봉꾼 제우스, 책임감이라곤 없지. 지가 연애 했으면 지가 책임 질 일이지…
신은 뭐 별다른가? 여신도 여자다. 헤라는 분을 삭이며 송아지로 변한 이오를 백 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에게 맡기고 엄중 감시를 하도록 명령하였다. 아르고스는 눈이 백 개라 잠을 잘 때도 50개는 뜨고 있다니까 완전 전천후 감시탑이다.
암소가 된 이오는 자기를 구해 달라고 애를 썼지만 소로 변 한 후라 말이 안 통하여 방법이 없던 차에 자기 앞을 지나가는 아버지 이나코스를 보자, 발로 글을 써서 보여 주었다.
눈앞의 소가 자기가 그처럼 찾아 헤매던 딸임을 알게는 되었지만 조그마한 강의 물의 신 정도의 파워로는 속수무책, 오히려 모르고 있을 때보다 더 괴로워하게 되었다.
하늘에서 이 모양을 본 제우스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는지라 아들이자 전령신 헤르메스를 불러 아르고스를 죽이고 이오를 훔쳐오라고 명령을 했다. (이 헤르메스도 사도행전 14장 12절에 잠시 나온다)
헤르메스는 날개 돋친 신을 신고, 머리에는 모자를 쓰고, 잠이 뿌리는 지팡이를 들고 천상의 탑에서 지상으로 뛰어 내렸다.
그 후 여차여차하여(다 쓰자면 좀 지루할 테니까…)아르고스를 잠재운 다음 목을 베어 죽이고 이오를 끌고 온다.
이를 안 헤라는 더욱 열을 받아 죽은 아르고스의 눈을 뽑아 자기가 기르는 공작의 꼬리 장식으로 매 달아 놓고, (다음에 공작을 볼 때는 그 활짝 편 꼬리를 보시라. 수 없이 많은 아르고스의 눈을…) 이오에게는 더욱 괴롬을 주기 위해서 소의 피를 빨아 먹는 등에를 보낸다. 등에는 파리 목(目)에 속하는 곤충으로 말이나 소의 피를 빨아먹는 지독한 벌레.
이오(Io)는 이 등에가 쉬지 않고 깨무는 바람에 미칠 지경이 되어 온 세상을 날뛰며 돌아 다녔다. 이태리와 그리스 사이의 바다를 헤엄쳐 건넜기에 그 바다 이름이 이오니안 해(Ionian Sea)가 되었고, 일리리아의 들을 방황하다가 트라키아 해협을 헤엄쳐 건너게 되었다.
이 트라키아 해협이 그 때부터 보스포러스(소가 헤엄쳐 건넌) 해협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이오의 불행을 지켜볼 수가 없었던 제우스는 부인인 헤라에게 이제는 더 이상 다시는 안 만나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헤라의 질투를 풀어 주어, 이오로 하여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였다는 전설이 있으니까…. (그 장소가 이집트였다나? 그때 이오가 제우스의 아들을 낳았는데 그 후 이집트 왕이 됐단다. 즉 이집트인으로서 자기네 족보에서 선조를 제우스로 하려고 꾸민 거지 뭐.)
이런 유래를 가지고 지금도 동양과 서양을 가로 지르는 해협, 보스포러스 해협.
이 해협 위를 이오처럼 헤엄을 치는 것이 나니라 철선을 타고 보스포러스 대교를 지나서 새로 만든 다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동안에 해변으로 보이는 수많은 별장들과 옛 유적들.
순간순간 변하는 해변의 모습을 보노라 정신이 없다.
나는 이렇게 한가하게 뱃전에서 풍광을 구경하고 있지만 우리가 탄 배를 띄워주고 있는 이 해협의 물살은 무척 세어서 윗 물길은 마르마라 바다에서 흑해로 흐르지만 그 아랫물 길은 거꾸로 흑해에서 마르마라 바다로 흘러 들어가기에 여간 사나운 뱃길이 아니란다. 그 위를 여유롭게 날라 다니다 가끔씩 잠수하여 고기를 물고 올라오는 갈매기는 그 속내 사정을 알기나 하는지…
보스포러스 해협에는 두 개의 대교가 있다.
첫 번째 다리의 이름은 '보스포러스 대교'이다. 터키 공화국 창건 50주년에 맞추어 1973년에 개통되었다는 다리로, 영국과 프랑스의 기술로 건설된 총길이 1,560m, 양 교각 간 거리가 1074m 인 다리다. 두 번째 다리는 '파티흐 술탄 마호메트 대교'로 정복자 마호메드 황제의 다리라는 뜻이다. 아타튀르크(터키 건국의 아버지) 다리라고도 한다. 1988년 일본의 기술로 여름에 개통되었는데, 1988년까지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현수교였다. 아시아와 유럽 대륙의 양단에 세워진 교각 간 거리는 1090m이고 중앙수면에서 다리까지의 높이는 64m이다. 이들 다리는 유럽과 아시아를 오고가는 엄청난 교통량을 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다리 밑으로는 매년 5만 척이 넘는 선박들(화물선, 대규모 탱커, 크루즈 선박들)이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다리 밑으로 대형 선박이 많이 다녀야 하기 때문에 현수교로 만들어졌다.
동양과 서양을 양 옆으로 보면서 동양과 서양을 이어 주는 두개의 다리 사이를 갔다 왔으니 나는 이 아침 나절에 두개의 대륙을 섭렵한 셈이 되었나?…? 허허허
사진설명
1. 보스포러스 대교
2. 100개나 되는 아르고스의 눈깔을 뒤집어썼다는 공작새
3 해변에 지어진 돌마바흐체 궁전
4 해변의 옛 성채
'신문 연재-토론토지역 > 크리스챤 월드 성경 안밖의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31 그랜드 바자 -이스탄불 (0) | 2012.06.30 |
---|---|
30 블루모스크(술탄 아흐메드 모스크) (0) | 2012.06.23 |
28 토프카프궁전 - 화려함의 뒤 끝 (0) | 2012.06.01 |
27 히포드럼 - 로마시대 말들의 경주장 (0) | 2012.06.01 |
26 지하 궁전 - 이스탄불의 물 저장소 (0) | 2012.05.21 |